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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8월 26일조회 0

폭행이 곧 추행인 경우 - 기습추행 법리가 세운 기준

강제추행이라 하면 폭행이나 협박으로 저항을 누른 뒤의 추행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실제 사건의 상당수는 다른 모습입니다. 예고 없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신체 접촉 — 이른바 기습추행입니다.

폭행이 먼저 있고 추행이 뒤따르는 구조가 아닌데, 제298조의 「폭행 또는 협박으로」라는 요건을 충족하는가. 이 물음이 기습추행 법리의 출발점입니다.

이 법리의 뼈대

기습추행에서는 추행행위 자체가 폭행으로 평가된다.
이때의 폭행은 반드시 상대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일 것을 요하지 않고,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 족하다.

왜 이런 법리가 만들어졌나

제298조의 문언을 좁게 읽으면 폭행·협박이 먼저 있고 그로써 저항을 누른 뒤의 추행만 처벌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현실의 침해는 그렇게 순서대로 오지 않습니다. 예고 없는 접촉은 저항할 기회 자체를 주지 않으므로, 저항을 누를 폭행이 필요 없습니다.

문언에 갇히면 더 방어할 수 없었던 피해가 오히려 처벌 밖에 놓이는 역설이 생깁니다. 기습추행 법리는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폭행 개념을 행위 자체로 끌어당긴 해석입니다. 보호법익이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점에서 출발하면 자연스러운 귀결이기도 합니다 — 결정권의 침해는 저항의 억압이 아니라 동의 없는 침입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판례가 세운 구조

확립된 법리는 두 명제로 요약됩니다. 첫째,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 — 기습추행 — 가 강제추행에 포함됩니다. 둘째, 이 경우의 폭행은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하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 됩니다.

즉 저항을 부술 정도의 힘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이라는 사실 자체가 요건을 채웁니다. 갑작스러운 포옹, 순간적인 신체 부위 접촉이 그 자체로 폭행이자 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래도 남는 요건 — 추행성

모든 동의 없는 접촉이 곧바로 강제추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추행」은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판단은 종합적입니다. 접촉 부위와 방식, 당사자의 관계, 행위의 경위와 장소,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이 함께 고려됩니다. 어깨를 스치는 접촉과 특정 부위를 노린 접촉이 같은 평가를 받지 않는 이유이고, 같은 접촉이라도 맥락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고의는 어떻게 판단되나

기습추행 사건의 실제 공방은 대부분 두 지점에서 벌어집니다. 접촉이 있었는가, 그리고 그것이 고의에 의한 것인가.

혼잡한 공간에서의 접촉이라면 우연한 접촉인지 의도된 것인지가 다투어집니다. 반복성 — 같은 방식의 접촉이 여러 번 있었는지 —, 접촉의 부위와 지속 시간, 피해자의 즉각적 반응과 피고인의 대응이 판단 재료가 됩니다. CCTV가 있는 사건에서는 영상의 프레임 단위 분석이 사실인정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다른 죄와의 경계

같은 접촉이라도 장소와 상대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집니다. 대중교통 등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의 추행은 성폭력처벌법의 별도 조문이 적용될 수 있고, 업무상 위력 관계에서의 추행, 아동·청소년에 대한 추행도 각각 특별 조문의 영역입니다. 죄명이 달라지면 법정형과 부수처분의 범위가 함께 달라지므로,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가가 첫 확인 사항입니다.

실무에서 정리할 것

피해자 쪽에서는 시점이 생명입니다. 직후의 신고나 주변에 알린 기록, 당시의 위치와 동선을 보여 주는 자료가 진술을 지지합니다. 피고인 쪽에서는 접촉의 경위 — 공간의 혼잡도, 이동 방향, 접촉의 물리적 성격 — 를 객관 자료로 재구성하는 것이 방어의 축이 됩니다.

기습추행도 강제추행이므로 유죄가 인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처분이 따릅니다. 접촉의 순간성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고 초기 대응을 놓치는 경우가 많지만, 법적 결과의 무게는 다르지 않습니다.

사건을 읽는 순서

· 접촉 사실의 증거 — CCTV, 목격, 직후의 기록
· 접촉의 부위·방식·시간 — 추행성 평가의 재료
· 우연과 고의를 가르는 정황 — 반복성, 방향, 직후 행동
· 유죄 시 부수처분의 범위까지 미리 계산

변호사 검토를 고려할 만한 경우

혼잡한 공간에서의 접촉으로 조사를 받게 된 경우, CCTV 해석이 엇갈리는 경우, 접촉 자체는 인정하되 고의를 다투는 경우에는 첫 진술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해야 합니다. 첫 진술의 틀이 사건 전체의 틀이 됩니다. 기억이 불확실한 부분을 추측으로 메워 진술하면 나중에 객관 자료와 어긋나 전체 신빙성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폭행 없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접촉도 강제추행인가요?

기습추행 법리에 따라 추행행위 자체가 폭행으로 평가될 수 있으며, 이때의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이면 족합니다.

Q2. 모든 신체 접촉이 추행이 되나요?

아닙니다. 성적 수치심·혐오감을 일으키고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여야 하며, 부위·방식·경위·관계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됩니다.

Q3. 우연한 접촉이었다는 주장은 어떻게 다루어지나요?

반복성, 접촉의 부위와 지속 시간, 직후의 행동 등 정황으로 고의 여부가 판단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1533-7377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 법령: 형법(법률 제21450호, 시행 2026. 3. 12.) 제29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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