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은 아직 멀었는데 증거는 지금 사라지고 있습니다. CCTV 보존 기간이 끝나 가고, 핵심 목격자는 출국을 앞두고 있습니다. 공판까지 기다리면 증거조사를 할 기회 자체가 없어지는 상황 — 이를 위한 장치가 형사소송법 제184조의 증거보전입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 제1항
제184조 제1항은 「검사, 피고인, 피의자 또는 변호인은 미리 증거를 보전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제1회 공판기일 전이라도 판사에게 압수, 수색, 검증, 증인신문 또는 감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증거보전 (제184조)
· 청구권자 — 검사, 피고인, 피의자, 변호인
· 시기 — 제1회 공판기일 전 (수사 단계 포함)
· 내용 — 압수·수색·검증·증인신문·감정
· 요건 — 미리 보전하지 않으면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
· 방식 — 서면으로 사유 소명(제3항)
주목할 부분은 청구권자입니다. 수사기관만의 제도가 아니라 피의자와 변호인도 쓸 수 있습니다. 수사 단계의 피의자는 스스로 압수·수색을 할 수 없지만, 이 조문을 통해 판사의 손을 빌려 증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방어를 위한 몇 안 되는 적극적 수단입니다.
어떤 사정이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인가
증거의 멸실·훼손이 임박한 경우가 전형입니다. 보존 기간이 정해진 영상 기록, 부패·변질하는 물건, 공사로 사라질 현장. 사람에 관하여는 중병·고령·출국 예정으로 공판에서 신문하기 어려운 증인이 해당합니다.
단순히 「미리 확보해 두면 편하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 할 수 없게 된다는 사정이 소명되어야 하고, 제3항이 서면 소명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청구를 받은 판사의 권한 — 제2항
제2항은 청구를 받은 판사가 그 처분에 관하여 법원 또는 재판장과 동일한 권한을 가진다고 정합니다. 즉 보전 절차에서의 증인신문은 법원의 증인신문과 같은 무게를 갖고, 그 결과물 — 신문조서, 검증조서 — 은 이후 공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 형태로 남습니다.
보전된 증거는 판사가 보관하며, 관계인은 서류와 증거물을 열람·등사할 수 있습니다. 기각결정에 대하여는 3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제4항). 통상의 항고기간보다 짧으므로 기각 통지를 받으면 즉시 판단해야 합니다.
비슷한 이름의 다른 제도
제1회 공판기일 전의 증인신문(제221조의2)은 검사만 청구할 수 있는 별개의 제도이고, 민사의 증거보전(민사소송법)과도 다릅니다. 또 수사기관에 대한 CCTV 보존 요청, 통신사에 대한 보존 요청은 법원 절차가 아닌 사실상의 조치입니다. 어느 경로가 열려 있는지는 신분 — 피의자인지, 고소 전 피해자인지 — 에 따라 달라지므로, 시한이 급한 증거일수록 여러 경로를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에서 쓰는 장면
성범죄·폭행 사건에서 업소·거리의 CCTV가 곧 지워질 상황, 의료 사건에서 진료기록의 보전이 필요한 상황, 목격자가 장기 출국을 앞둔 상황이 대표적입니다. 피해자 쪽 — 고소를 준비하는 단계 — 에서는 아직 피의자가 특정되기 전이라면 이 조문을 직접 쓰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에 보존 요청을 하는 경로와 병행하게 됩니다.
피의자 쪽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 — 알리바이를 뒷받침할 영상, 현장 상태 — 가 사라지기 전에 보전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씁니다. 수사기관이 수집하지 않는 증거는 기다린다고 확보되지 않습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처럼 당시의 상태와 동선이 결론을 좌우하는 유형에서는, 사건 직후 몇 주가 증거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확인 순서
1. 사라질 위험이 있는 증거의 목록과 시한
2. 청구권자 요건 — 피의자 신분인가
3. 곤란한 사정의 소명 자료 — 보존기간 규정, 출국 일정 등
4. 청구할 처분의 특정 — 압수·검증·증인신문·감정
5. 기각 시 3일 내 항고
변호사 검토를 고려할 만한 경우
CCTV·통신기록처럼 보존 기한이 있는 증거가 핵심인 사건, 핵심 증인의 신병에 변동이 예상되는 사건, 수사기관이 수집하지 않는 유리한 증거를 확보해야 하는 사건에서는 시한 계산과 청구 설계를 서둘러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피의자도 증거보전을 청구할 수 있나요?
형사소송법 제184조 제1항은 검사, 피고인, 피의자 또는 변호인을 청구권자로 정하고 있습니다.
Q2.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요?
미리 보전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서면으로 그 사유를 소명해야 합니다.
Q3. 기각되면 다툴 수 있나요?
제184조 제4항에 따라 기각결정에 대하여 3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
—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1533-7377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 법령: 형사소송법(법률 제21241호, 시행 2026. 7. 1.) 제184조.
성범죄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