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조문 가운데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대신 위계 또는 위력이라는 표현이 놓여 있습니다. 직장, 학교, 시설처럼 관계가 이미 기울어져 있는 자리에서 벌어진 일을 겨냥한 조문들입니다.
이 유형은 조문이 여러 법률에 흩어져 있어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지부터 갈립니다. 형법 제303조, 성폭력처벌법 제10조, 형법 제302조가 각각 다른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기본 구조 — 폭행·협박형과 위력형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강간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제298조는 같은 수단에 의한 추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합니다.
제299조는 그 옆자리입니다.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추행을 앞의 세 조문과 같은 형으로 다루도록 하고 있습니다.
위력형 조문은 이 두 계열과 다릅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고 심신상실 상태도 아니었지만, 관계 자체가 저항을 어렵게 만든 상황을 규율합니다.
보호·감독 관계에서의 간음 — 형법 제303조
제303조 제1항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요건이 두 겹입니다. 먼저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위에 위계 또는 위력이 있어야 합니다. 관계만으로 성립하지 않고, 위력만 있고 관계가 없으면 이 조문이 아니라 다른 조문의 문제가 됩니다.
제2항은 구금 상황을 따로 둡니다.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가 그 사람을 간음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여기에는 위계·위력이라는 문구가 없습니다.
보호·감독 관계에서의 추행 —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추행은 형법이 아니라 특례법이 맡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은 구금 상황입니다. 법률에 따라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사람이 그를 추행한 경우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합니다.
보호·감독 관계형 조문의 배치
· 간음 — 형법 제303조 제1항
· 추행 —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
· 구금된 사람 간음 — 형법 제303조 제2항
· 구금된 사람 추행 —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2항
미성년자·심신미약자라면 — 형법 제302조
보호·감독 관계가 없더라도 상대가 미성년자이거나 심신미약자인 경우에는 별도의 조문이 있습니다. 제302조는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이 조문은 간음과 추행을 한 문장 안에서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앞의 두 조문과 다릅니다.
13세 미만이라면 — 성폭력처벌법 제7조
상대가 13세 미만인 경우는 완전히 다른 층으로 넘어갑니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람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고 정합니다.
제1항이 정한 형은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고, 제3항의 추행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같은 "위력"이라는 말이 쓰였지만 법정형의 폭이 전혀 다릅니다.
위력이란 무엇인가
조문은 위력을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는 이 개념의 범위가 늘 쟁점이 됩니다.
실무에서 위력은 물리적인 힘에 한정되지 않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지위나 권세, 그 밖에 상대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세력이 포함되고, 반드시 그것이 현실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존재만으로 상대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툼은 대개 "그 관계가 실제로 상대의 의사를 제압할 정도였는가"에 모입니다. 직급 차이, 인사·평가 권한, 계약 연장 여부, 거주나 생계의 의존 정도 같은 사정이 함께 검토됩니다.
위계는 무엇이 다른가
위계는 속임수입니다. 상대가 사실을 정확히 알았더라면 응하지 않았을 상황을 만들어 낸 경우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에 관한 착오였는지입니다. 행위의 성격이나 상대방이 누구인지처럼 결정의 핵심에 관한 착오인지, 아니면 그 밖의 동기에 관한 것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보호·감독 관계는 어디까지인가
조문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라고만 적었습니다. 근로계약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회사의 상하 관계뿐 아니라 학원과 수강생, 훈련기관과 훈련생, 시설과 이용자, 종교단체 내부의 관계 등 다양한 형태가 문제됩니다. 판단의 초점은 계약의 이름이 아니라 한쪽이 다른 쪽의 처우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지입니다.
관계가 끝난 뒤의 일이라면
퇴사한 뒤, 계약이 끝난 뒤, 졸업한 뒤에 벌어진 일도 문제됩니다. 이때는 보호·감독 관계가 여전히 남아 있었는지가 먼저 검토됩니다.
형식적으로 관계가 종료되었더라도, 추천서나 재계약, 업계 안에서의 평판처럼 영향력이 실제로 이어지고 있었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관계가 완전히 끊어진 뒤라면 이 조문이 아니라 다른 조문으로 검토됩니다.
그래서 시점 정리가 중요합니다. 관계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났는지, 그 사이에 어떤 결정 권한이 있었는지를 먼저 확정해야 어느 조문의 문제인지가 정해집니다.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이 유형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장이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문의 구조상 거부의 표시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위력형 조문은 애초에 거부하기 어려운 관계를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검토는 거부 여부가 아니라, 거부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로 옮겨 갑니다.
다만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력이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두 사람 사이의 실제 역학이 어떠했는지가 자료로 드러나야 합니다.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것
이 유형의 사건은 행위 자체보다 그 전후의 맥락이 기록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근무 형태와 지휘 계통, 평가와 인사에 관한 자료, 사건 전후의 메시지와 근태 기록, 상대가 조직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가 함께 제출됩니다.
그래서 시간 순서대로 정리된 자료가 중요합니다. 사건이 있었던 날 하나만을 떼어 놓고 보면 관계의 기울기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소를 검토하는 쪽에서
피해를 입은 쪽이라면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관계의 구조입니다. 언제부터 어떤 관계였는지, 누가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였는지, 그 관계가 끝난 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시간 순으로 적어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기록은 뒤늦게 만들 수 없습니다. 메시지, 근무 일지, 통화 내역처럼 이미 존재하는 자료를 먼저 확보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혐의를 받는 쪽에서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조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 유형은 폭행·협박이 없어도 성립할 수 있으므로, "강제한 적이 없다"는 진술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쟁점은 관계의 성격과 위력의 존부입니다.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뒤의 절차 전체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진술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건을 읽는 차례
조문을 고르기 위한 다섯 개의 질문
1. 상대의 나이 — 13세 미만인가, 미성년자인가
2. 보호·감독 관계가 있는가(형법 제303조·성폭법 제10조)
3. 행위가 간음인가 추행인가 — 적용 법률이 갈린다
4. 위력인가 위계인가 — 증명의 초점이 다르다
5. 구금 상태에서의 감호 관계인가(각 조문 제2항)
법률 검토가 필요한 지점
관계의 성격이 애매한 사안, 조직 내부 조사와 수사가 함께 굴러가는 사안, 이미 진술이 이루어진 뒤에 사실관계가 정리된 사안에서는 절차의 순서를 잡는 일이 먼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는데도 처벌되나요?
형법 제303조와 성폭력처벌법 제10조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한 경우를 규율하므로, 폭행·협박이 없어도 요건이 갖추어지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2. 간음과 추행은 적용 법률이 다른가요?
보호·감독 관계에서의 간음은 형법 제303조가, 추행은 성폭력처벌법 제10조가 각각 규정합니다.
Q3. 상대가 미성년자면 어떤 조문인가요?
형법 제302조는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 또는 추행한 경우를 정하고, 13세 미만이면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5항이 적용됩니다.
Q4. 직장 상사가 아니어도 해당되나요?
조문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라고 정하므로 근로계약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상대의 처우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였는지가 검토됩니다.
Q5. 위력은 반드시 행사되어야 하나요?
실무에서는 지위나 권세 등 상대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며, 현실적인 행사를 반드시 요구하지는 않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상담 1533-7377
—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1533-7377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 법령: 형법(법률 제21450호, 시행 2026. 3. 12.) 제297조, 제298조, 제299조, 제302조, 제303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법률 제21066호, 시행 2025. 10. 1.) 제7조, 제10조
성범죄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