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조문 가운데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 위계 또는 위력이라는 표현이 놓여 있습니다. 직장과 학교, 시설처럼 관계가 이미 기울어져 있는 자리에서 벌어진 일을 겨냥한 조문들입니다. 이 유형은 조문이 여러 법률에 흩어져 있어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부터 갈립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조문이 나뉘고 실제 사건에서는 무엇이 다투어지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조문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순서가 어긋나면 검토 전체가 어긋납니다.
폭행·협박형과 위력형은 무엇이 다른가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강간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합니다. 제298조는 같은 수단에 의한 추행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합니다.
제299조는 그 옆자리입니다.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과 추행을 앞의 조문들과 같은 형으로 다루도록 하고 있습니다.
위력형 조문은 이 두 계열과 다릅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고 심신상실 상태도 아니었지만, 관계 자체가 저항을 어렵게 만든 상황을 규율합니다. 그래서 강제했는지가 아니라 관계가 어떠했는지가 먼저 검토됩니다.
세 계열의 자리
폭행·협박형은 수단을 문제 삼고, 준강간형은 상대의 상태를 문제 삼으며, 위력형은 두 사람 사이의 관계를 문제 삼습니다. 어느 계열의 사건인지에 따라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가 처음부터 달라집니다.
보호·감독 관계라면 어느 조문인가
형법 제303조 제1항은 업무나 고용,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한 경우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합니다. 요건은 두 겹입니다.
먼저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위에 위계 또는 위력이 있어야 합니다. 관계만으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위력만 있고 관계가 없으면 이 조문이 아니라 다른 조문의 문제가 됩니다.
추행은 형법이 아니라 특례법이 맡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이 같은 관계에서의 위계·위력에 의한 추행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구금 상황은 각 조문의 제2항에 따로 놓여 있습니다. 형법 제303조 제2항은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가 그 사람을 간음한 때를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2항은 같은 관계에서의 추행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합니다.
형법 제303조 제2항에는 위계나 위력이라는 문구가 없습니다.
| 관계 | 간음 | 추행 |
|---|---|---|
| 업무·고용 등 보호·감독 관계 | 형법 제303조 제1항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 |
|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에 대한 감호 관계 | 형법 제303조 제2항 · 10년 이하의 징역 |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2항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
상대가 미성년자이거나 13세 미만이면
보호·감독 관계가 없더라도 상대가 미성년자이거나 심신미약자라면 별도의 조문이 있습니다. 형법 제302조는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정합니다.
이 조문은 간음과 추행을 한 문장 안에서 함께 다룹니다.
상대가 13세 미만이면 완전히 다른 층으로 넘어갑니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13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같은 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합니다. 제1항이 정한 형은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고, 제3항의 추행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같은 위력이라는 말이 쓰였지만 법정형의 폭이 전혀 다릅니다.
위력은 어디까지를 말하나
조문은 위력을 정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는 이 개념의 범위가 늘 쟁점이 됩니다.
실무에서 위력은 물리적인 힘에 한정되지 않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지위나 권세, 그 밖에 상대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세력이 포함되고, 반드시 그것이 현실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존재만으로 상대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툼은 대개 그 관계가 실제로 상대의 의사를 제압할 정도였는지에 모입니다. 직급 차이, 인사와 평가 권한, 계약 연장 여부, 거주나 생계의 의존 정도 같은 사정이 함께 검토됩니다.
같은 직급 차이라도 조직마다 의미가 다릅니다. 그래서 조직이 실제로 굴러가던 방식이 어땠는지를 자료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위계는 무엇이 다른가
위계는 속임수입니다. 상대가 사실을 정확히 알았더라면 응하지 않았을 상황을 만들어 낸 경우입니다. 힘이 아니라 착오가 수단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에 관한 착오였는지입니다. 행위의 성격이나 상대방이 누구인지처럼 결정의 핵심에 관한 착오인지, 아니면 그 밖의 동기에 관한 것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증명의 초점이 위력과 다릅니다.
보호·감독 관계는 어디까지 인정되나
조문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라고만 적었습니다. 근로계약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상하 관계뿐 아니라 학원과 수강생, 훈련기관과 훈련생, 시설과 이용자, 종교단체 내부의 관계처럼 다양한 형태가 문제 됩니다. 판단의 초점은 계약의 이름이 아니라, 한쪽이 다른 쪽의 처우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지입니다.
퇴사한 뒤, 계약이 끝난 뒤, 졸업한 뒤에 벌어진 일도 문제 됩니다. 이때는 보호·감독 관계가 여전히 남아 있었는지가 먼저 검토됩니다. 형식적으로 관계가 끝났더라도 추천서나 재계약, 업계 안에서의 평판처럼 영향력이 실제로 이어지고 있었다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관계가 완전히 끊어진 뒤라면 이 조문이 아니라 다른 조문으로 검토됩니다. 그래서 관계가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났는지, 그 사이에 어떤 결정 권한이 있었는지를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먼저 확정할 것
· 관계가 시작된 시점과 끝난 시점
· 그 기간에 누가 무엇을 결정할 수 있었는지
· 평가, 재계약, 추천에 관한 권한의 소재
· 문제 된 일이 관계가 살아 있던 때의 일인지
· 상대의 나이와 상태가 어떠했는지
거부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어떻게 다루어지나
이 유형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주장이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문의 구조상 거부의 표시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위력형 조문은 애초에 거부하기 어려운 관계를 전제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검토는 거부 여부가 아니라 거부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로 옮겨 갑니다.
다만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력이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두 사람 사이의 실제 역학이 어떠했는지가 자료로 드러나야 합니다.
주의
조직 내부 조사와 수사가 함께 굴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부 조사에서 한 진술도 뒤의 절차에 그대로 따라오므로, 어느 절차에서 무엇을 말할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순서를 잘못 잡으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어느 쪽이든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하나
이 유형의 사건은 행위 자체보다 그 전후의 맥락이 기록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근무 형태와 지휘 계통, 평가와 인사에 관한 자료, 사건 전후의 메시지와 근태 기록이 함께 제출됩니다.
그래서 시간 순서로 정리된 자료가 중요합니다. 사건이 있었던 날 하나만 떼어 놓고 보면 관계의 기울기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 근무 형태와 지휘 계통을 보여 주는 자료
- 평가와 인사에 관한 문서
- 사건 전후의 메시지와 통화 내역
- 근태 기록과 근무 일지
- 계약서와 재계약에 관한 자료
피해를 입은 쪽이라면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관계의 구조입니다. 기록은 뒤늦게 만들 수 없으므로 이미 존재하는 자료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수사가 시작된 쪽이라면 조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 유형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성립할 수 있으므로, 강제한 적이 없다는 진술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쟁점은 관계의 성격과 위력의 존부입니다.
첫 조사의 진술이 뒤의 절차 전체를 좌우합니다.
조문을 고르는 순서는 다음과 같이 잡으면 됩니다.
- 상대의 나이가 13세 미만인지, 미성년자인지
-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관계가 있는지
- 행위가 간음인지 추행인지
- 위력인지 위계인지
- 구금 상태에서의 감호 관계인지
정리
이 유형은 강제했는지가 아니라 관계가 어떠했는지를 묻습니다. 그래서 조문 선택이 결론의 절반입니다.
나이와 관계, 행위의 종류에 따라 적용 법률과 법정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위력이라는 말이 쓰여도 무기징역까지 열려 있는 조문이 있습니다. 먼저 어느 조문의 문제인지를 확정해야 합니다.
남는 것은 시간 순서로 정리된 자료입니다. 그 위에서만 관계의 기울기가 드러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는데도 처벌되나요?
형법 제303조와 성폭력처벌법 제10조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한 경우를 규율하므로, 폭행·협박이 없어도 요건이 갖추어지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2. 간음과 추행은 적용 법률이 다른가요?
보호·감독 관계에서의 간음은 형법 제303조가, 추행은 성폭력처벌법 제10조가 각각 규정합니다.
Q3. 상대가 미성년자면 어떤 조문인가요?
형법 제302조는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 또는 추행한 경우를 정하고, 13세 미만이면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5항이 적용됩니다.
Q4. 직장 상사가 아니어도 해당되나요?
조문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라고 정하므로 근로계약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상대의 처우를 좌우할 수 있는 위치였는지가 검토됩니다.
Q5. 위력은 반드시 행사되어야 하나요?
실무에서는 지위나 권세 등 상대의 의사를 제압할 수 있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며, 현실적인 행사를 반드시 요구하지는 않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상담 1533-7377
—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1533-7377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 법령: 형법(법률 제21450호, 시행 2026. 3. 12.) 제297조, 제298조, 제299조, 제302조, 제303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법률 제21066호, 시행 2025. 10. 1.) 제7조, 제10조
성범죄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