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조문 가운데 폭행도 협박도 위력도 요구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상대의 나이만으로 성립하는 유형입니다. 형법 제305조가 그 조문입니다.
이 조문은 두 개의 항으로 나뉘어 있고, 각 항이 다른 연령대를 맡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특별법이 한 층 더 놓여 있어 실제 적용 관계가 복잡합니다.
13세 미만 — 제305조 제1항
제305조 제1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고 정합니다.
「예에 의한다」는 표현이 이 조문의 구조를 보여 줍니다. 별도의 형을 정하지 않고, 강간죄나 강제추행죄와 같은 형으로 처벌한다는 뜻입니다.
인용된 조문들을 보면 그 무게가 드러납니다. 제297조는 강간으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297조의2는 유사강간으로 2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298조는 강제추행으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제301조는 강간 등 상해·치상으로 무기 또는 5년 이상, 제301조의2는 강간등 살인·치사를 정합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 — 제305조 제2항
제2항은 2020년에 신설된 항입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제1항과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행위자의 연령이 요건에 들어와 있습니다. 19세 이상인 경우에만 이 항이 적용됩니다.
또래 사이의 관계와 성인이 개입한 관계를 나누기 위한 설계입니다. 15세와 16세 사이에서 벌어진 일에는 이 항이 적용되지 않고, 15세와 20세 사이라면 적용됩니다.
제305조의 두 층
· 제1항 — 상대가 13세 미만이면 행위자의 나이를 묻지 않는다
· 제2항 — 상대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면 행위자가 19세 이상일 때
· 공통 —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 등의 예에 따라 처벌
왜 동의가 문제되지 않는가
이 조문에는 폭행이나 협박이 요건으로 들어 있지 않습니다. 상대가 응했는지도 묻지 않습니다.
일정 연령에 이르지 않은 사람은 성적 자기결정에 관하여 유효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고 법이 미리 정해 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유형에서는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이 성립을 막는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제2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19세 미만인 사람 사이의 관계는 이 항의 대상이 아니므로, 다른 조문의 요건을 갖추었는지가 별도로 검토됩니다.
특별법이 겹치는 자리
13세 미만에 대해서는 특례법이 별도의 형을 정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1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7조의 죄를 범한 사람을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제3항은 강제추행에 대하여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정합니다.
제2항은 구강·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 등에 대하여 7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제4항은 준강간·준강제추행에 대하여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르도록,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한 경우도 같은 예에 따르도록 정합니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에 대해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도 별도의 조문이 있습니다. 제8조의2 제1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아동·청소년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한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제2항은 추행한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
실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주장이 상대의 나이를 몰랐다는 것입니다.
고의가 요구되는 이상 나이에 관한 인식은 요건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단순히 몰랐다는 진술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만난 경위, 대화의 내용, 학교나 학년에 관한 언급, 상대의 외형과 행동,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온라인에서 만난 경우에는 프로필에 기재된 내용과 실제 대화의 흐름이 자료가 됩니다. 나이를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이 있었는데도 확인하지 않았다면, 그 사정이 유리하게 작용하기 어렵습니다.
부수 처분을 함께 보아야 한다
이 유형은 형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신상정보 등록과 공개·고지, 취업제한, 이수명령 같은 처분이 별도로 따라올 수 있습니다.
특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대한 취업제한은 생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형량만 보고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절차 초기부터 이 부분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연령은 어떻게 계산하나
조문이 나이를 기준으로 삼는 만큼, 그 계산 방식이 곧바로 결론과 연결됩니다. 기준은 행위가 있었던 시점의 만 나이입니다.
그래서 생일을 전후한 며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면 사건의 날짜부터 확정해야 합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사안이라면 각 행위의 시점마다 적용 조문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유형의 수사에서는 날짜와 시각의 특정이 유난히 중요하게 다루어집니다. 메시지 기록이나 이동 경로 자료가 시점을 확정하는 근거로 쓰입니다.
다른 조문과 겹칠 때
하나의 사실관계에 여러 조문이 걸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상대가 13세 미만이면서 보호·감독 관계에 있었다면 연령 조문과 관계 조문이 함께 검토되고, 촬영물이 있었다면 그 부분이 또 별도로 문제됩니다.
이때 어느 조문으로 의율되는지에 따라 법정형과 부수 처분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 적용될 수 있는 조문의 목록을 먼저 정리해 두는 편이 실질적입니다.
수사 기관이 처음 적용한 죄명이 끝까지 유지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정리되면서 죄명이 바뀌기도 하므로, 특정 죄명만을 전제로 대응을 설계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합의가 갖는 의미
이 유형에서 합의는 성립 여부를 바꾸지 않습니다. 피해자의 처벌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양형에서는 고려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피해자나 보호자에게 직접 접촉하는 방식은 위험합니다. 접촉 자체가 또 다른 문제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가 시작되었다면
첫 조사에서의 진술이 이후 절차 전체를 좌우합니다. 특히 나이에 관한 인식, 만나게 된 경위, 대화 내용에 관한 진술은 뒤에 바꾸기 어렵습니다.
메시지나 통화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황이 담긴 자료가 있다면 초기에 보전해 두어야 합니다.
학교나 기관에서 알게 된 경우
사건이 학교나 아동 관련 기관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형사 절차와 별도로 기관 내부의 절차가 함께 진행되기도 합니다.
두 절차는 목적이 다르고 판단 기준도 같지 않습니다. 한쪽에서의 진술이나 자료가 다른 쪽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으므로, 어느 절차가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호자의 입장에서
피해를 입은 자녀의 보호자라면 먼저 정리할 것이 시간 순서입니다.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자녀가 무엇을 말했는지, 관련된 기록이 어디에 남아 있는지입니다.
진술이 반복될수록 아이가 겪는 부담이 커지므로,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지 미리 상의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조사 과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지원 제도도 함께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적용 조문을 좁히는 길
다섯 개의 질문이 순서를 정합니다
1. 상대의 연령 — 13세 미만인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인가
2. 행위자의 연령 — 19세 이상인가(제305조 제2항)
3. 형법과 특별법 중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가
4. 나이에 관한 인식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자료가 있는가
5. 부수 처분의 범위는 어떻게 되는가
법률 검토가 필요한 국면
적용 조문이 형법과 특별법 사이에서 정해지지 않은 사안, 나이에 관한 인식이 쟁점인 사안, 부수 처분의 범위를 다투어야 하는 사안에서는 절차 초기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상대가 동의했다면 처벌되지 않나요?
형법 제305조는 폭행·협박이나 동의 여부를 요건으로 하지 않으며, 일정 연령 미만인 상대에 대한 간음·추행을 강간죄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합니다.
Q2.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면 항상 적용되나요?
제305조 제2항은 행위자가 19세 이상인 경우를 요건으로 정합니다.
Q3. 13세 미만이면 형법만 적용되나요?
성폭력처벌법 제7조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강간·강제추행 등에 별도의 가중된 법정형을 정하고 있습니다.
Q4. 나이를 몰랐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나이에 관한 인식은 고의의 내용이 되지만, 만난 경위와 대화 내용 등 정황을 함께 검토하므로 진술만으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Q5. 궁박한 상태를 이용한 경우는 어떤 조문인가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8조의2는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한 간음·추행을 별도로 처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상담 1533-7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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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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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 법령: 형법(법률 제21450호, 시행 2026. 3. 12.)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제301조의2, 제305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법률 제21066호, 시행 2025. 10. 1.) 제7조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법률 제21108호, 시행 2026. 5. 12.) 제8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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