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건의 죄명은 행위의 형태에 따라 여러 층을 이룹니다. 그 가운데 유사강간죄는 이름 그대로 강간과 강제추행 사이에 놓인 죄입니다. 형법 제297조의2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구강·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를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합니다. 벌금형이 없는 죄이므로 기소되어 유죄가 되면 최소한 징역형의 영역에서 형이 정해지는 무거운 죄입니다. 부산에서 성범죄 사건을 다루어 온 변호사의 시각으로 이 조문의 구조와 실무 쟁점을 정리합니다. 피해자와 피의자 어느 쪽의 상담이든, 이 조문의 정확한 위치를 아는 데서 대응이 시작됩니다.
2012년에 만들어진 조문 - 공백을 메운 입법
유사강간죄는 2012년 신설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성기 간 결합만을 강간으로 보는 해석 아래, 그 밖의 삽입 행위는 법정형이 훨씬 가벼운 강제추행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었고, 그 불균형이 오래 비판받아 왔습니다. 행위의 침해 정도와 처벌 사이의 불균형을 메우기 위해 강간(3년 이상)과 강제추행(10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사이에 2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독자적 법정형을 가진 조문이 들어선 것입니다. 죄명 하나의 차이가 선고형의 출발선을 완전히 바꾸므로, 사건 초기에 행위가 어느 조문으로 의율되는지 확인하는 일이 방어와 피해 회복 양쪽 모두에서 첫 단추가 됩니다. 신설된 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낯선 죄명이라, 통지서에 적힌 유사강간이라는 글자를 보고서야 사건의 무게를 실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성요건의 두 갈래 - 무엇을 어디에
조문은 행위를 두 갈래로 나눕니다. 하나는 구강·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넣는 행위, 다른 하나는 성기·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입니다. 괄호의 성기 제외 문구가 두 갈래를 가르는 열쇠인데, 성기 간 결합은 이 조문이 아니라 강간죄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수단은 강간과 같은 폭행 또는 협박이고, 판례가 요구하는 정도의 해석도 같은 궤도에서 움직입니다.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행위에서 폭행 자체가 삽입 행위에 수반되었다고 평가되는 사안도 있어, 수단의 판단은 행위 전체의 맥락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제300조에 따라 미수범이 처벌되고, 제305조의3에 따라 예비·음모까지 처벌 대상이므로, 실행의 착수 전 단계라도 형사 문제가 될 수 있는 넓은 그물입니다. 행위 태양이 조문에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는 만큼, 공소사실이 조문의 어느 갈래에 해당하는지부터 따져 보는 것이 분석의 출발점입니다.
실무의 쟁점 - 죄명 사이의 경계선
법정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은 대체로 세 곳입니다. 첫째, 삽입의 존부. 접촉에 그쳤는지 삽입에 이르렀는지에 따라 강제추행과 유사강간이 갈리므로,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 신체 감정 결과가 정밀하게 검토됩니다. 둘째, 폭행·협박의 존부와 정도.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였는지가 다투어지고, 최근 판례의 흐름은 그 문턱을 과거보다 낮게 봅니다. 셋째, 고의와 동의 여부. 관계의 맥락, 전후의 메시지, 사건 직후의 행동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특히 사건 전후의 메시지 기록은 양쪽 모두에게 가장 자주 결정적 증거가 되는 자료이므로, 삭제하거나 편집하지 말고 원본 그대로 보전해야 합니다. 같은 사실관계가 진술 하나의 차이로 강간, 유사강간, 강제추행 사이를 오갈 수 있어, 죄명의 경계는 곧 증거의 경계입니다. 공소장 변경으로 죄명이 재판 중에 바뀌는 일도 드물지 않아, 하나의 죄명에만 맞춘 방어는 위험합니다.
무거워지는 결과 - 부수처분까지
유사강간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징역형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사안에 따라 공개·고지명령, 취업제한명령,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함께 선고될 수 있습니다. 주거지가 아동 관련 시설과 얽힌 직업이라면 생계 자체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판결 전에는 이 부수처분들의 범위를 놓고도 다툴 지점이 있으므로, 양형 변론은 형량만이 아니라 처분 전체를 대상으로 설계됩니다. 또한 특별법의 가중 구성요건도 살펴야 합니다. 친족 관계, 장애인, 13세 미만 피해자에 대한 유사강간은 성폭력처벌법의 별도 조문으로 가중 처벌되므로, 적용 법조가 형법인지 특별법인지에 따라 사건의 무게가 다시 달라집니다. 군형법 적용 대상이라면 또 다른 조문이 기다리고 있어, 신분과 관계에 따른 적용 법조의 확인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초기 대응 - 양쪽 모두에게 시간이 증거다
피해자라면 사건 직후의 증거 보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씻지 않은 상태의 신체 증거, 입었던 옷, 전후의 메시지를 보전하고 해바라기센터 등 전문기관의 지원 절차를 이용하는 것이 이후 절차의 토대가 됩니다. 진술이 유일한 직접증거가 되는 사건이 많은 만큼, 첫 진술을 안정된 환경에서 정확하게 남기는 것 자체가 증거 활동입니다. 피의자 입장이라면 첫 조사 전의 준비가 사건의 방향을 정합니다. 기억을 시간 순서로 정리하고, 관계의 맥락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하며, 변호인과 함께 진술의 범위를 설계한 뒤 조사에 임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는 옅어지고 진술만 남습니다. 그리고 진술만 남은 사건일수록, 초기에 남겨 둔 객관적 자료 하나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유사강간 사건은 죄명의 이름보다 증거의 짜임이 결과를 정하는 사건이라는 것, 그것이 실무에서 얻은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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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유사강간은 강제추행과 어떻게 다른가요?
강제추행은 삽입에 이르지 않은 추행 행위를 넓게 포괄하고 법정형에 벌금형이 있지만, 유사강간은 신체 내부에 대한 삽입 행위를 요건으로 하며 2년 이상의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삽입의 존부가 두 죄를 가르는 사실상의 경계입니다.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성폭력범죄는 2013년부터 친고죄가 아니므로 합의만으로 절차가 종결되지 않습니다. 다만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서 중요한 요소로 반영됩니다. 합의 시도 과정에서 2차 가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반드시 변호인을 통해 진행해야 합니다.
미수에 그쳐도 처벌되나요?
형법 제300조가 유사강간의 미수범을 처벌하고, 제305조의3은 예비·음모까지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합니다. 실행에 이르지 않았다는 사정은 형의 감경 사유가 될 수는 있어도 처벌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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