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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2026년 9월 1일조회 0

한병철 변호사 [부산 성범죄전문] 거절하지 못한 것과 동의한 것 - 형법 제303조 업무상위력

폭행도 협박도 없었고 상대가 명시적으로 거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처벌되는 유형이 있습니다. 형법 제303조와 성폭력처벌법 제10조가 정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입니다. 이 조문들은 힘으로 제압한 사건이 아니라 거절할 수 없는 관계를 문제 삼습니다. 직장, 학교, 병원, 훈련 현장에서 벌어진 사건이 여기에 놓입니다. 무엇이 위력이고 무엇이 아닌지, 실무에서 어떤 자료로 판단되는지를 조문에서부터 정리합니다.

두 조문이 나누어 맡는 영역

형법 제303조 제1항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제2항은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가 그 사람을 간음한 때를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무겁게 정합니다. 추행은 형법이 아니라 성폭력처벌법 제10조가 맡습니다. 같은 관계에서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사람이 추행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두 조문의 구조는 같고 행위 태양만 다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먼저 관계를 확정하고 그다음에 행위가 간음인지 추행인지를 나눕니다. 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이 조문들은 적용되지 않고, 강제추행이나 다른 조문으로 넘어갑니다.

보호·감독 관계는 어디까지인가

조문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로 인한 보호 또는 감독 관계를 요구합니다. 직속 상사와 부하처럼 명확한 경우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례는 형식적인 직제보다 실질적인 영향력을 봅니다. 인사고과, 계약 갱신, 배차나 배치, 실습 평가, 추천서처럼 상대의 생활에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위라면 관계가 인정되는 방향으로 판단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강사와 수강생, 감독과 선수, 의료인과 환자 사이에서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같은 직장이라도 서로 다른 부서에서 아무런 평가 권한이 없는 동료 사이라면 이 조문의 관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강제추행이나 다른 성폭력 조문의 적용 가능성은 그대로 남습니다. 사건을 처음 검토할 때 조직도와 업무분장표, 평가 권한의 실제 행사 내역을 먼저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위력과 위계 - 무엇이 다른가

위력은 상대의 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을 뜻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은 물론이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의사가 제압되었을 필요까지는 없고, 그럴 만한 세력을 행사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는 점입니다. 명시적인 말이 없어도 상황 자체가 위력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늦은 시간 단둘이 남은 사무실, 인사권자가 부른 자리, 평가를 앞둔 시점 같은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위계는 다릅니다. 상대를 착오에 빠뜨려 그 착오를 이용하는 것으로, 치료를 가장한 행위나 지위를 속인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방어하는 입장에서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다투는 지점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위력이 문제라면 지위와 그 행사 여부를 다투게 되고, 위계가 문제라면 착오의 존재와 그 내용을 다투게 됩니다.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어떻게 평가되나

이 유형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주장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이를 배척하지도 무조건 받아들이지도 않고, 관계의 실질을 살핍니다. 자주 검토되는 자료는 이런 것들입니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의 전체 흐름과 시점, 만남의 장소와 시간을 누가 정했는지, 상대가 거절의 뜻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했는지, 그리고 사건 이후의 행동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사건 뒤에도 평소처럼 인사하고 업무를 계속했다는 사정만으로 동의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관계를 유지해야 할 사정이 있는 사람은 그렇게 행동하기 쉽다는 점이 실무에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메시지의 일부만 잘라 제출하는 것은 어느 쪽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체 맥락이 드러나면 잘라 낸 이유가 먼저 의심을 받습니다. 처음부터 원본 그대로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조사 전에 정리해야 할 것들

조사를 앞둔 분들께 늘 말씀드리는 것은 기억을 미화하지 말고 시간표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날짜별로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누가 있었는지,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를 사실만 적습니다. 메시지와 통화 기록, 출입 기록, 업무 일정은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거나 접근할 수 없게 되므로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술의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첫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짐작으로 메우면 이후 자료와 어긋나 전체 신빙성이 흔들립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답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유형의 사건은 유죄가 인정되면 형벌 외에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이수명령 같은 부수처분이 따라오고 그 영향이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초기 대응의 무게가 다른 사건보다 큽니다. 조사 일정이 잡혔다면 그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덧붙여 사건이 시작되는 경로도 알아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 유형은 직장 내 고충처리나 인권센터 조사, 감사 절차가 먼저 진행되고 그 결과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작성된 경위서와 확인서는 뒤에 그대로 증거로 제출됩니다. 회사 절차라고 가볍게 여겨 사실과 다른 내용에 서명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피해를 신고하는 쪽에서도 조사 단계마다 진술이 달라지면 뒤에 부담이 됩니다. 어느 입장이든 첫 서면부터 사실만 적는 것이 가장 확실한 원칙입니다.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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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형법 제303조와 성폭력처벌법 제10조는 보호·감독 관계에서 위계 또는 위력을 행사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위력은 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을 행사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므로, 명시적 거부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같은 회사 동료 사이에도 적용되나요?

평가나 인사에 실제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위인지가 기준입니다.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동료 사이라면 이 조문의 관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으나, 강제추행 등 다른 조문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간음과 추행은 적용 조문이 다른가요?

간음은 형법 제303조, 추행은 성폭력처벌법 제10조가 규율합니다. 구조는 같고 법정형이 다르므로, 행위의 성격을 특정하는 것이 변론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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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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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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