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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9월 1일조회 0

한병철 변호사 [부산 성범죄전문] 합의서 한 장이 재판에서 하는 일 - 형법 제51조 양형의 조건

Q. 질문 내용

피해자와 합의가 되어 합의서를 쓰기로 했습니다. 상대방이 처벌불원 문구를 넣어 주겠다고 하는데, 합의서에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양식을 그대로 써도 될까요?

 

합의서는 형사사건에서 가장 짧으면서 가장 무거운 문서입니다. 한 장짜리 종이가 처분과 형량을 바꾸기도 하고, 반대로 잘못 쓴 문장 하나가 나중에 새로운 분쟁을 만들기도 합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참작할 사항을 열거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관계범행 후의 정황을 포함시켰습니다.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법적 근거가 여기에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를 조문에서부터 정리합니다.

제51조가 열거한 네 가지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참작하여야 할 사항으로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듭니다. 합의는 이 가운데 피해자에 대한 관계범행 후의 정황 두 항목에 동시에 걸칩니다.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되었는지, 그리고 피고인이 사건 이후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를 함께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합의가 감경의 요건이 아니라 참작 사유라는 점입니다. 합의하면 반드시 처벌이 가벼워진다고 말할 수 없고, 반대로 합의가 없다고 해서 참작할 사정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합의가 어려운 사건에서 피해 회복을 위해 형사공탁 절차가 활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회복의 내용입니다.

친고죄가 아니어도 처벌불원이 갖는 의미

성폭력 범죄의 친고죄 규정은 2013년에 폐지되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일부 범죄에서는 처벌불원의 의사표시가 공소권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 사건인지에 따라 처벌불원 문구의 효과가 전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성폭력 사건 대부분에서 처벌불원은 소송의 결말을 바꾸는 요건이 아니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그럼에도 실무에서 이 문구를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는, 수사 단계에서는 기소 여부와 구속 여부 판단에, 재판 단계에서는 양형에 실제로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문구를 넣을 것인지, 어떤 표현으로 적을 것인지는 사건의 죄명을 확인한 뒤에 결정해야 합니다.

합의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

실무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합의서는 대체로 여섯 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당사자의 인적사항과 사건번호로 어느 사건에 관한 합의인지를 특정합니다. 둘째, 합의금의 액수와 지급 방법, 지급 기일을 명시합니다. 셋째, 지급이 실제로 이루어졌음을 확인하거나, 분할이라면 미이행 시의 처리를 정합니다. 넷째, 피해자의 의사를 적습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쓸 것인지, 선처를 바란다는 정도로 할 것인지는 사건에 따라 다릅니다. 다섯째, 민사상 청구를 포함해 더 이상 다투지 않는다는 범위를 정합니다. 여섯째, 작성일과 서명을 남깁니다. 인터넷의 양식을 그대로 쓰기 어려운 이유는 다섯째 항목 때문입니다. 범위를 넓게 쓰면 피해자가 나중에 필요한 청구를 못 하게 되고, 좁게 쓰면 가해자 쪽에서 같은 사건으로 다시 분쟁을 겪게 됩니다.

양쪽 모두가 조심해야 할 문장

가장 자주 문제되는 것이 사실관계를 어디까지 적을 것인가입니다. 합의서에 범행 내용을 상세히 적으면 그 자체가 자백에 준하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다투는 사건에서 합의를 서두르다 스스로 불리한 문서를 만드는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반대로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건의 내용이 전혀 특정되지 않은 합의서에 서명하면, 나중에 다른 사건까지 정리된 것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습니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비밀유지 조항입니다. 지나치게 넓게 쓰면 피해자가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진술하는 것까지 제한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는데, 이런 약정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오히려 2차 가해나 사법절차 방해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문장은 짧고 명확할수록 안전합니다.

합의를 진행하는 방식과 시점

연락 방법부터가 문제입니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합니다. 접근금지 조치가 있는 경우에는 위반이 되고, 없더라도 압박으로 평가되어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변호인을 통하거나 수사기관에 합의 의사를 전달해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피해자가 응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존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시점도 중요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이루어진 합의는 기소 여부와 구속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고, 1심 선고 전이라면 양형에 반영될 여지가 큽니다. 선고 뒤에는 반영의 폭이 좁아집니다. 다만 서두르다 사실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채 합의부터 하면 앞서 본 위험이 그대로 발생하므로, 사건의 성립 여부를 먼저 검토한 뒤 절차를 설계해야 합니다.

합의가 되지 않을 때의 선택지

피해자가 합의를 원하지 않는 사건도 많습니다. 그 자체가 피해자의 정당한 선택이므로 설득의 대상이 아닙니다. 이때 피해 회복의 의사를 보여 주는 방법으로 형사공탁 제도가 활용됩니다.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지 못해도 공탁이 가능하도록 절차가 마련되어 있어, 피해자와 접촉하지 않고도 회복 의사를 남길 수 있습니다. 다만 공탁은 합의와 같은 무게를 갖지 않으며, 피해자가 수령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밖에 반성문, 재범 방지를 위한 상담이나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 자료, 사회적 유대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가 제51조의 참작 사유로 제출됩니다. 결국 양형 자료는 말이 아니라 이행의 기록입니다. 무엇을 실제로 했는지가 남고, 그 기록이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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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합의하면 사건이 종결되나요?

성폭력 범죄의 친고죄 규정은 폐지되었으므로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형법 제51조의 참작 사유로 수사 단계의 처분과 양형에 실제로 반영됩니다.

인터넷 양식을 그대로 써도 되나요?

권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민사상 청구를 포함해 더 이상 다투지 않는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양쪽 모두에게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해서 합의를 제안해도 되나요?

매우 위험합니다. 접근금지 조치가 있다면 위반이 되고, 없더라도 압박으로 평가되어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변호인을 통하거나 수사기관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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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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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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