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중요한 목격자가 곧 외국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재판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그 사람 진술을 미리 받아 둘 방법이 있을까요? 가게 CCTV도 곧 지워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형사 사건에서 증거는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폐쇄회로 영상은 몇 주면 덮어쓰기로 사라지고, 목격자는 이사를 가거나 출국하며,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흐려집니다. 그런데 정식 재판은 몇 달 뒤에야 시작됩니다. 이 시차를 메우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증거보전입니다. 재판이 열리기 전에 판사에게 청구해 증거를 미리 확보해 두는 절차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사 단계의 피의자도 직접 쓸 수 있는 제도입니다.
누가 언제 청구할 수 있나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검사, 피고인, 피의자, 변호인입니다. 수사 단계의 피의자도 직접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수사기관이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를 확보해 주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시기는 제1회 공판기일 전까지입니다. 아직 기소되지 않은 수사 단계에서도, 기소된 뒤 첫 재판이 열리기 전까지도 가능합니다. 반대로 첫 공판기일이 지나면 이 절차는 쓸 수 없고 통상의 증거신청으로 넘어갑니다.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
- 압수 : 사라질 우려가 있는 물건이나 자료를 확보합니다
- 수색 : 증거가 있을 만한 장소를 찾습니다
- 검증 : 현장의 상태를 그대로 기록해 둡니다
- 증인신문 : 목격자의 진술을 미리 받아 조서로 남깁니다
- 감정 :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한 사항을 미리 감정받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은 증인신문과 압수입니다. 목격자가 출국을 앞두고 있거나 연락이 끊길 우려가 있다면 증인신문을, 영상이나 통신 기록이 곧 삭제될 상황이라면 압수를 청구합니다.
미리 증거를 보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
이 요건이 핵심입니다. 단순히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지금 확보하지 않으면 나중에 쓰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인정되는 전형적인 사정은 이렇습니다. 증인이 중병으로 진술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장기 해외 체류나 이민이 예정된 경우, 자료의 보존기간이 임박한 경우, 현장이 곧 철거되거나 변경될 예정인 경우입니다.
청구서에는 이 사정을 소명해야 합니다. 출국 예정을 보여주는 항공권, 보존기간을 확인해 주는 업체의 회신, 진단서처럼 사정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내는 것이 좋습니다.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서면으로 청구합니다. 관할은 증거가 있는 곳이나 증인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 판사입니다. 청구를 받은 판사는 법원이나 재판장과 같은 권한으로 처분하므로, 증인신문이 결정되면 실제 법정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신문이 이뤄집니다.
청구가 기각되면 3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 기간이 매우 짧으므로 결정을 받는 즉시 판단해야 합니다.
보전된 증거는 나중에 본 재판에서 증거로 쓰입니다. 증거보전 절차에서 작성된 조서는 법원이 작성한 조서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되므로, 수사기관이 받은 진술조서보다 다투기 어렵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사기관에 요청하는 방법과는 다릅니다
비슷해 보이는 절차로 검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검사의 판단을 거쳐야 하고, 수사기관이 필요를 느끼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습니다.
증거보전은 당사자가 판사에게 직접 청구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수사기관과 의견이 갈리는 사안, 특히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가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 이 차이는 결정적입니다.
또 하나의 차이는 결과물의 성격입니다. 수사기관이 받은 진술은 나중에 법정에서 다투어지면 증거로 쓰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지만, 증거보전 절차에서 남긴 조서는 그런 다툼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특히 유용한 경우
피해자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사건이 많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사건 직후의 상태를 아는 사람의 진술을 조기에 남겨 두면 나중에 진술이 흔들렸다는 공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피의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알리바이를 뒷받침할 영상이 곧 삭제될 상황이라면, 수사기관이 확보해 주기를 기다리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접 청구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다만 피해자에게 반복 진술을 시키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미성년 피해자나 장애가 있는 피해자의 경우 별도의 보호 절차가 마련돼 있으므로, 그 절차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통신 자료도 자주 문제 됩니다. 통화 내역과 기지국 기록은 보관기간이 정해져 있어 시간이 지나면 조회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사건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를 다투는 사안이라면 이 기록이 사실상 유일한 객관적 자료가 되는데, 보관기간을 넘기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청구 전에 정리해 둘 것
무엇을 왜 지금 확보해야 하는지 한 문장으로 정리하십시오. 대상이 특정되지 않으면 기각됩니다. 영상이라면 어느 장소의 어느 시간대인지, 증인이라면 누구에게 무엇을 물을 것인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동시에 임시 조치도 병행하십시오. 영상 보유자에게 삭제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서면으로 남겨 두면, 청구가 처리되는 사이에 자료가 사라지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 없다는 점만 기억하십시오. 며칠이 결과를 가르는 절차이므로, 이런 사정이 보이면 상담을 미루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확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사라질 위험이 있는 증거를 목록으로 적고, 각각의 보존기간이나 소멸 시점을 확인한 뒤, 가장 임박한 것부터 청구합니다. 전부를 한꺼번에 담으려다 특정이 흐려지는 것보다, 급한 것부터 나누어 청구하는 편이 실제로는 더 빠릅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84조(증거보전의 청구와 그 절차) · 형사소송법 제185조(서류의 열람등) ·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증인신문의 청구)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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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아직 기소되지 않았는데도 증거보전을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검사, 피고인, 피의자, 변호인이 제1회 공판기일 전이라면 수사 단계에서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만으로 청구가 받아들여지나요?
부족합니다. 지금 보전하지 않으면 나중에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 사정을 서면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청구가 기각되면 다툴 방법이 있나요?
기각 결정에 대해 3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 기간이 매우 짧으므로 결정을 받는 즉시 판단하셔야 합니다.
보전된 증거는 재판에서 그대로 쓰이나요?
본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됩니다. 법원이 작성한 조서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되어 수사기관 조서보다 다투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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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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