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성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상대방이 합의금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지 않으면 회사에 알리겠다고도 합니다. 이 금액을 꼭 줘야 하나요?
본인 사안은 합의금의 성격과 상대의 요구 방식을 나누어 보아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대가 부른 금액에 응할 의무는 없고, 합의가 되지 않아도 형사공탁이라는 길이 남아 있습니다. 알리겠다는 압박이 있었다면 그 부분은 별개의 문제로 다룰 수 있습니다.
■ 합의금에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형사합의는 법이 정한 제도가 아니라 당사자 사이의 계약입니다. 법원은 합의가 있었는지와 그 진정성을 볼 뿐, 금액이 적정한지까지 심사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죄명이라도 오가는 금액의 폭이 크게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대가 부른 액수에 근거가 없어 보이는 것은 실제로 근거로 삼을 기준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협상은 시세를 알아보는 일이 아니라,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먼저 정하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합의는 양쪽 누구에게도 의무가 아닙니다. 피해자가 거부할 수 있는 것처럼, 요구액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응하지 않을 수 있고 합의하지 않았다는 사정 자체가 가중 요소가 되지도 않습니다. 다만 감경 요소 하나를 얻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성범죄에서 피해 회복은 가장 크게 참작되는 사유이므로 실질적인 차이는 생깁니다. 형이 더 무거워지는 것이 아니라, 유리한 자료 하나가 빠진다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 형사공탁이라는 대안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금액이 맞지 않을 때는 법원에 돈을 맡기는 형사공탁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탁법 제5조의2의 특례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사건번호로 공탁할 수 있습니다. 피해 회복 의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방법입니다. 다만 상대가 받아들인 것이 아니어서 처벌불원과 같은 무게를 갖지는 않고,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했는데 일방적으로 공탁하면 참작 폭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금액은 협상에서 오간 액수와 민사상 손해액이 사실상의 기준이 되며, 마지막으로 제시했던 금액을 그대로 맡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 요구 방식이 문제 되는 선
금액이 높다는 것과 요구하는 방식은 다른 문제입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회사나 가족에게 알리겠다는 식으로 겁을 주어 재물을 요구했다면 형법 제350조의 공갈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기준은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를 넘었는지입니다.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것도, 고소하는 것도 그 자체는 권리이므로 금액이 높다는 사정만으로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오간 표현과 전체 정황이 함께 검토됩니다.
■ 지금 해 두어야 할 것
순서대로 정리하면 ① 이 사건이 다툴 사건인지 인정하고 회복할 사건인지를 먼저 정하고, ② 협상 과정의 대화와 문자를 빠짐없이 보관하며, ③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고 변호인이나 수사기관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참여한 대화의 녹음은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직접 연락은 2차 가해나 협박으로 평가될 위험이 크고, 접근금지가 내려진 상태라면 연락을 시도한 것만으로 별건이 됩니다.
■ 합의서와 지급 방법
일시금이 어렵다면 분할로 정할 수 있습니다. 미지급 시의 처리를 함께 적어 두지 않으면 이행을 강제하기 어렵고, 공정증서로 작성하면 집행권원이 됩니다. 합의서에는 사건과 당사자의 특정, 지급 금액과 방법 및 시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민사상 청구의 처리, 작성일과 자필 서명이 들어가야 합니다. 처벌불원 문구가 빠지면 감경 요소로 반영되기 어렵고, 청구 포기 범위를 정해 두지 않으면 형사가 끝난 뒤 민사로 다시 청구될 수 있습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350조 ·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94조의2 · 공탁법 제5조의2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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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합의금에 정해진 기준이 있나요?
없습니다. 당사자 사이의 계약이므로 법원이 금액의 적정성을 심사하지 않습니다. 민사상 손해액이 사실상의 기준선으로 쓰입니다.
합의하지 않으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감경 요소를 얻지 못하는 것이지 가중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피해 회복은 크게 참작되므로 실질적인 차이는 생깁니다.
금액이 너무 크면 어떻게 하나요?
형사공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몰라도 사건번호로 공탁이 가능하지만, 합의보다는 참작 폭이 좁습니다.
알리겠다며 돈을 요구하면 문제가 되나요?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를 넘어 겁을 주어 재물을 요구했다면 공갈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대화 기록을 보관해 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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