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치거나 협박한 일이 없었는데도 추행으로 조사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분명히 싫다고 말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피해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물음은 같은 지점에서 만납니다. 법이 폭행이나 협박과는 별도로 위력이라는 요건을 두고, 관계의 힘으로 상대를 누른 경우를 따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력이 무엇을 말하는지, 어떤 관계에서 문제 되는지, 실제로 어떤 사정을 모아 판단하는지를 짚었습니다.
위력이란 무엇을 말하나
위력은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뜻합니다. 주먹이나 흉기처럼 눈에 보이는 힘만 가리키지 않습니다.
지위나 권세, 위세처럼 형체가 없는 것도 여기에 들어갑니다. 인사권을 쥔 상급자라는 사실, 성적을 매기는 위치라는 사실 자체가 상대의 의사를 누르는 힘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힘을 행사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큰소리가 오갔는지를 먼저 묻지 않습니다.
강제추행과는 어떻게 다른가
형법의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한 경우를 다루고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위력에 의한 추행은 다른 조문에 있습니다.
업무나 고용, 그 밖의 관계로 자기의 보호와 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법률에 따라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추행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더 무겁습니다. 갇혀 있는 사람은 벗어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형의 상한만 보면 강제추행 쪽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가벼운 사건으로 다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두 죄는 수단이 다를 뿐이고,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는 검사가 관계의 성격을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조문이 바뀌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 구분 | 내용 |
|---|---|
| 강제추행 | 폭행 또는 협박이 수단입니다.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
|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 보호ㆍ감독 관계가 전제입니다.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
| 피감호자 추행 |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사람의 추행입니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
| 준강제추행 |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경우로 강제추행의 예에 따릅니다. |
어떤 관계에서 문제 되나
조문은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와 감독을 받는 사람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범위가 회사 조직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직장의 상하 관계가 가장 흔하지만 그것만이 아닙니다. 학원이나 학교의 지도 관계, 병원의 치료 관계, 훈련이나 실습을 지도하는 관계처럼 한쪽이 다른 쪽의 평가와 처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라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나 동아리처럼 보수가 오가지 않는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용계약서가 있는지도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서류가 아니라 실질을 봅니다. 계약 형식이 프리랜서나 도급이어도 지시를 받고 평가를 받는 구조였다면 보호와 감독을 받는 사람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위력이 있었다고 보는 사정들
하나의 장면만 떼어 보지 않습니다.
- 지위의 차이와 인사, 평가, 성적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
- 단둘이 있는 공간이었는지, 벗어나기 어려운 자리였는지
- 근무 시간 중이었는지 회식이나 출장 자리였는지
- 이전에도 비슷한 언동이 반복되었는지
- 거절한 뒤 불이익이 실제로 뒤따랐는지
마지막 항목이 실무에서 무게를 가집니다. 거절 이후에 배치나 평가가 달라졌다면 그 자체가 관계의 힘을 보여 주는 사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거부하지 못한 사정은 어떻게 보나
가장 많이 오해가 생기는 부분입니다. 위력에 의한 추행은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였을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 요건은 준강제추행에 관한 조문의 것입니다.
소리치지 못했다거나 자리를 뜨지 못했다는 사정은 그래서 곧바로 불리한 사정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할 수 없었던 이유가 관계의 구조에 있었다면 위력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됩니다. 얼어붙는 반응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다만 반대 방향의 다툼도 늘 있습니다. 당시 분위기가 어땠는지, 이후의 연락이 어떠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그래서 사건 전후의 기록이 결론을 좌우하는 일이 많습니다.
미성년자나 청소년이 상대라면
대상이 달라지면 적용 조문이 바뀝니다. 형법은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나 위력으로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따로 두어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아동이나 청소년이 상대라면 무게가 또 달라집니다. 위계 또는 위력으로 아동ㆍ청소년을 추행한 경우는 별도의 법률에서 강제추행에 준하는 형으로 다루며, 그 경우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보호·감독 관계가 없어도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이 업무상 위력 규정과 다릅니다.
수사에서 무엇이 쟁점이 되나
조사의 질문은 대개 두 갈래로 모입니다. 관계가 실제로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입니다.
앞쪽은 서류로 상당 부분 정리됩니다. 조직도와 인사 기록, 업무 지시가 오간 메신저가 관계의 성격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다투는 쪽이든 피해를 주장하는 쪽이든 이 자료를 먼저 확보하게 됩니다.
뒤쪽은 사정이 다릅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둘뿐인 경우가 많아 진술의 신빙성이 쟁점이 됩니다. 법원은 진술이 일관되는지, 경험하지 않으면 말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 있는지, 다른 자료와 어긋나지 않는지를 함께 봅니다. 그래서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무리해서 메우면 오히려 전체가 흔들립니다.
확인할 것
· 두 사람의 소속과 직위, 평가나 인사에 관여하는 구조
· 사건 전후의 메신저와 통화 기록, 그 시각
· 그 자리에 함께 있었거나 직후에 이야기를 들은 사람
· 이후 배치나 근무 조건이 달라졌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
정리
위력은 폭행이나 협박에 이르지 않아도 사람의 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이면 되고, 지위나 권세처럼 형체 없는 힘도 포함됩니다. 업무나 고용, 그 밖의 관계로 보호와 감독을 받는 사람이 대상일 때 별도의 조문이 적용됩니다.
피해자가 항거불능이었을 것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거부하지 못한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으며, 관계의 구조와 사건 전후의 기록이 함께 검토됩니다. 대상이 미성년자나 청소년이면 적용 법률과 형이 달라지므로, 어느 조문이 걸린 사안인지부터 변호사와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 형법 제298조, 제299조, 제302조, 제303조, 제305조의2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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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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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는데도 처벌되나요?
업무나 고용, 그 밖의 관계로 보호와 감독을 받는 사람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는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하지 않아도 별도의 조문이 적용됩니다. 다만 보호ㆍ감독 관계가 인정되는지가 먼저 다투어집니다.
거절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불리한가요?
위력에 의한 추행은 항거불능 상태였을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기 어려웠던 이유가 관계의 구조에 있었다면 오히려 위력을 뒷받침하는 사정이 되므로, 당시 지위와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식 자리였고 직접적인 상하 관계는 아닙니다.
고용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감독하는 위치였는지를 봅니다. 평가나 처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였는지, 그 자리가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상대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도 같은 조문인가요?
적용 조문이 달라집니다. 미성년자나 심신미약자에 대한 위계ㆍ위력 추행은 형법에 따로 규정되어 있고, 아동ㆍ청소년이 상대라면 별도의 법률에서 더 무거운 형으로 다루며 보호ㆍ감독 관계가 없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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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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