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건의 피고인이 군인이면 재판을 군사법원이 맡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런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절차 조문들은 법원과 검사, 사법경찰관이라는 말로 적혀 있습니다. 문언을 그대로 대입하면 군사재판에는 들어맞지 않는 대목이 여럿 생깁니다. 이 어긋남을 메우려고 따로 마련해 둔 장치가 간주규정입니다. 어느 조문이 어떻게 읽히게 되는지, 그 목록에서 빠져 있는 것은 무엇인지 차례로 짚어 보겠습니다.
왜 조문을 하나 더 두어야 했나
특례법의 절차 규정은 일반 형사재판을 전제로 쓰여 있습니다.
피해자를 배려하라는 의무도, 영상녹화를 하라는 의무도,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으라는 통로도 모두 법원과 수사기관이라는 이름을 앞에 두고 적혀 있습니다. 군사재판에서는 그 자리에 다른 기관이 들어섭니다. 이름이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보호가 빠져 버리면 피해자가 어느 재판을 받느냐에 따라 대우가 갈립니다.
그래서 제49조의2는 조문을 새로 쓰는 대신 읽는 방법을 정해 두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같은 문장을 그대로 두고 그 안의 단어만 바꿔 읽으라는 것입니다.
간주규정
어떤 것을 다른 것으로 보라고 법률이 못 박아 두는 방식입니다. 사실이 그렇다는 뜻이 아니라, 그 조문을 적용할 때만큼은 그렇게 취급하라는 지시에 가깝습니다. 반대 증거를 대어 뒤집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 이 조문이 작동하나
두 가지가 함께 채워져야 합니다.
하나는 사람입니다. 군사법원법이 재판권의 대상으로 열거해 둔 사람에 해당해야 하고, 제49조의2는 이들을 묶어 군인등이라고 부릅니다. 다른 하나는 재판권입니다. 그 사람에 대하여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 경우라야 합니다. 신분만으로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군사법원법 자체의 조문 번호까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재판권의 범위가 개정으로 여러 차례 조정되어 온 영역이라, 사건마다 그 시점의 규정을 직접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떤 말이 어떤 말로 읽히나
바꿔 읽어야 하는 단어가 다섯 개이고, 제1항이 그 짝을 나란히 적어 두었습니다.
| 조문에 적힌 말 | 군인등 사건에서 읽는 말 |
|---|---|
| 법원 | 군사법원, 고등법원을 포함합니다 |
| 수사기관 | 군수사기관 |
| 검사 | 군검사 |
| 사법경찰관 | 군사법경찰관 |
| 국선변호사 |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장교 |
| 법원행정처장 | 국방부장관, 제3항이 따로 정합니다 |
괄호 안의 한마디를 놓치지 마십시오. 법원을 군사법원으로 읽되 고등법원을 포함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항소심 단계에서도 같은 보호가 이어지도록 문을 열어 둔 것입니다.
목록에 올라 있는 절차는 무엇인가
제1항이 지목한 조문은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실제로 마주치는 장면들로 좁혀져 있습니다.
- 제27조 제2항과 제6항 - 선임된 변호사의 조사 참여, 그리고 국선변호사의 선정
- 제29조 - 조사와 심리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과 사생활이 상하지 않도록 할 의무
- 제30조 - 열아홉 살에 이르지 않은 피해자 등의 진술을 영상으로 녹화하고 보존하는 절차
- 제33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 - 정신건강의학과의사와 심리학자 등 전문가에 대한 의견 조회
- 제34조 -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의 동석
- 제40조 제1항 - 중계장치를 통한 증인신문
- 제41조 - 증거보전의 특례
- 제42조 제2항과 제4항 - 등록대상자라는 사실의 고지, 그리고 판결문 등본의 송달
목록의 성격이 한 방향으로 모입니다. 대부분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장치이고, 마지막 항목만 판결 뒤의 행정 절차입니다. 치우침이 뚜렷합니다.
국선변호사 자리에는 누가 앉나
이 대목이 가장 눈에 띕니다.
제27조 제6항은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게 하고, 열아홉 살에 이르지 않은 피해자 등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에는 선정하여야 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군사재판에서는 이 자리를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장교가 맡는 것으로 읽습니다. 민간 변호사가 선임되어 있다면 제27조 제1항에 따른 선임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선정과 선임은 다른 말입니다. 혼동하지 마십시오.
제2항과 제3항은 왜 따로 붙어 있나
제1항의 치환표만으로는 메워지지 않는 자리가 두 군데 남습니다.
먼저 제2항입니다. 증거보전을 다루는 제41조 제1항에는 피해자와 법정대리인 외에 사법경찰관도 요청의 주체로 적혀 있는데, 이 자리의 사법경찰관을 군사법경찰관으로 읽도록 제2항이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제1항의 목록에 제41조가 이미 들어 있는데도 한 번 더 적어 둔 셈입니다.
다음은 제3항입니다. 제33조 제3항은 전문가 후보자 명단을 법원행정처장이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군사재판에는 법원행정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를 국방부장관으로 봅니다.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수사기관이 이 규정을 준용하는 경우에도 같게 읽습니다.
확인할 것
· 피고인이 군인등에 해당하는지, 그 사건에 군사법원의 재판권이 미치는지
· 피해자 쪽에 선임된 변호사가 있는지, 없다면 선정이 이루어졌는지
· 진술 영상녹화가 어느 기관에서 어떤 절차로 이루어졌는지
· 전문가 의견 조회가 있었다면 후보자 명단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 증거보전 요청이 있었는지, 요청한 주체가 누구인지
실무에서는 어디가 어긋나나
조문이 짧다고 해서 다툴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긋남은 대개 절차의 이음매에서 생깁니다.
수사는 군수사기관이 했는데 재판권이 민간 법원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민간에서 시작한 수사가 뒤늦게 군으로 이관되기도 합니다. 그때 앞 단계에서 만들어진 조서와 영상녹화물을 어느 규정으로 평가할지가 쟁점이 됩니다. 간주규정은 적용할 때의 읽는 법만 정해 둔 조문이어서, 이미 지나간 절차의 효력까지 한 줄로 정리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 기관이 언제 무엇을 했는지를 시간 순으로 세우는 일이 무엇보다 앞섭니다.
정리
제49조의2는 특례법의 절차 조문 가운데 여덟 묶음을 골라, 그 안의 기관 이름을 군사재판에 맞게 바꿔 읽도록 한 조문입니다. 법원은 고등법원까지 포함한 군사법원으로,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군검사와 군사법경찰관으로 읽고, 국선변호사 자리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장교가 맡습니다.
제2항은 증거보전 조문 안의 사법경찰관을, 제3항은 전문가 명단을 정하는 주체를 각각 따로 손보았습니다. 목록에 오르지 않은 조문까지 자동으로 바뀌지는 않으므로, 어떤 규정을 근거로 삼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군 사건은 수사와 재판의 이관이 겹치는 일이 잦습니다. 기록 전체를 놓고 변호사와 함께 순서를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제29조, 제30조, 제33조, 제34조, 제40조, 제41조, 제42조, 제49조의2 · 군사법원법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상담 신청하시면 담당자가 연락드려 상담료를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군인이면 성폭력 사건은 무조건 군사법원에서 재판받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제49조의2는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 경우를 전제로 삼고 있습니다. 재판권의 범위는 군사법원법이 정하고 여러 차례 조정되어 온 영역이므로, 사건이 발생한 시점의 규정을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피해자가 민간인인 경우에도 이 조문이 적용됩니까?
이 조문이 보는 것은 피해자의 신분이 아니라 재판권입니다. 군인등에 대하여 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는 사건이라면 그 절차에 이 조문이 작동합니다. 피해자가 민간인이라는 사정만으로 목록의 보호가 빠지지는 않습니다.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장교가 선정되면 따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습니까?
선임과 선정은 별개의 통로입니다. 제27조 제1항에 따른 선임은 피해자와 법정대리인이 스스로 하는 것이고, 선정은 변호사가 없을 때 이루어집니다. 선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 자체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제1항 목록에 없는 조문은 군사재판에서 적용되지 않는 것입니까?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이 조문이 정한 방식으로 단어를 바꿔 읽는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뜻입니다. 해당 규정이 군사재판에 어떻게 미치는지는 그 조문의 문언과 다른 법률의 준용 관계를 따로 살펴야 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19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성범죄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