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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지식인2026년 10월 1일조회 0

아동 성보호법에 국가의 의무도 적혀 있나요?

Q. 질문 내용

중학생 딸아이 일로 상담을 다니면서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처음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앞부분에 처벌 내용이 아니라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식의 문장이 먼저 나오더군요. 이런 조문이 실제로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저 같은 보호자가 어디에 쓸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처벌 조문만이 아니라 법 앞머리에 놓인 총칙이 무엇을 정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적혀 있습니다.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제3조부터 제6조까지 네 조문을 해석의 방향과 국가ㆍ지방자치단체의 의무, 사회의 책임, 홍보영상에 각각 배정해 두었습니다.

■ 법을 읽는 방향부터 정해 둔 조문

제3조의 제목이 해석상ㆍ적용상의 주의입니다. 이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때에는 아동ㆍ청소년의 권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이해관계인과 그 가족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하여야 한다는 한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요구하는 구조입니다. 앞은 아이 쪽으로 저울을 기울이라는 지시이고, 뒤는 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의 권리를 함부로 다루지 말라는 제동입니다. 조문 하나가 통째로 해석의 기준에 쓰인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개별 조문의 뜻이 갈릴 때 이 문장이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는 몫

제4조가 그 자리입니다. 제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게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예방하고 성적 착취와 학대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① 필요한 조사와 연구 ② 교육과 계도 ③ 법적ㆍ제도적 장치의 마련 ④ 필요한 재원의 조달을 요구합니다. 네 가지가 나란히 적혀 있어 어느 하나로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제2항은 시선을 밖으로 돌립니다. 국가는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성적 착취와 학대가 국제적 범죄임을 인식하고 범죄 정보의 공유, 범죄 조사와 연구, 국제사법 공조, 범죄인 인도 등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서버가 해외에 있거나 가해자가 출국한 사건에서 이 항이 근거가 됩니다.

■ 국민에게도 한 조문이 배정되어 있습니다

제5조의 제목은 사회의 책임입니다. 모든 국민은 아동ㆍ청소년이 이 법에서 정한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그 범죄를 저지르지 아니하도록 사회 환경을 정비하고, 아동ㆍ청소년을 보호하고 지원하며 교육하는 데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위반해도 벌칙이 따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선언이라고만 읽기 쉬운데, 뒤에 오는 조문들이 이 문장을 구체화합니다. 제34조 제1항이 누구든지 발생 사실을 알게 된 때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고 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 홍보영상을 만드는 주체와 내보내는 통로

제6조가 세 항으로 나누어 적었습니다. 제1항은 성평등가족부장관이 성범죄의 예방과 계도, 피해자의 치료와 재활에 관한 홍보영상을 제작하여 방송법 제2조 제23호의 방송편성책임자에게 배포하도록 했습니다. 제2항은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 방송법 제73조 제4항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상업적 공익광고 편성비율의 범위에서 채널별로 송출하도록 요청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제3항은 방송사업자가 독자적인 홍보영상을 만들어 내보낼 수 있도록 열어 두었고, 이 경우 장관에게 협조와 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선언이 실제 제도로 이어지는 자리

총칙의 문장은 뒤쪽 조문에서 모양을 갖춥니다. ① 제34조 제2항은 유치원과 학교, 의료기관, 어린이집, 학원, 체육단체 등 열여섯 갈래의 기관과 그 종사자에게 직무상 알게 된 때 즉시 신고할 의무를 지웠습니다. ② 제34조 제3항은 신고자의 인적사항이나 사진을 출판물과 방송, 정보통신망에 공개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③ 제35조는 그 기관의 장과 종사자의 자격취득 및 보수교육 과정에 예방과 신고의무 교육을 넣도록 했습니다. ④ 제47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성교육 전문기관을 설치하거나 전문단체에 위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제4조 제1항이 말한 교육과 제도적 장치가 이런 모습으로 내려앉는 셈입니다.

■ 읽는 분이 실제로 쓰실 수 있는 방식

총칙 조문은 그 자체로 청구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쓰임이 없지는 않습니다. 기관에 지원이나 조치를 요청하는 서면을 쓰실 때 제4조 제1항의 문구를 인용하시면 요청의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학교나 시설에서 신고를 미루는 상황이라면 제34조 제2항의 즉시 신고 의무를 짚어 주시는 편이 빠릅니다. 해외 사이트가 얽힌 사건이라면 제4조 제2항의 국제협력 문구를 근거로 수사기관에 공조 요청 여부를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조문을 외우실 필요는 없고, 어느 조문이 어느 요구에 붙는지만 기억해 두시면 충분합니다.

참조 조문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조, 제5조, 제6조, 제34조, 제35조, 제4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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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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