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증인이 말문을 닫는 이유는 대개 질문이 아니라 시선에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97조는 이 문제를 장비가 아니라 사람의 이동으로 풉니다. 가림막을 세우거나 화면을 연결하는 대신, 진술을 막는 사람을 잠시 법정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입니다. 조문은 두 개 항, 세 문장으로 짧습니다. 그런데 그 짧은 문장 안에 대상과 시점, 그리고 뒤이어 반드시 해야 할 절차가 함께 들어 있어 실제 운용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내보내는 대상은 피고인만인가
제1항 전단을 그대로 읽어 보겠습니다. 재판장은 증인 또는 감정인이 피고인 또는 어떤 재정인의 면전에서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그를 퇴정하게 하고 진술하게 할 수 있습니다.
문장의 주어는 재판장이고, 퇴정하는 쪽은 증인이 아닙니다.
어떤 재정인이라는 말이 이 조문을 넓힙니다. 법정에 있는 사람이면 누구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어서, 피고인의 가족이나 지인이 방청석에 앉아 있는 상황도 여기에 걸립니다. 진술을 어렵게 만드는 존재가 피고인석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정을 조문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제1항 후단은 방향을 한 번 더 틉니다. 피고인이 다른 피고인의 면전에서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없다고 인정한 때에도 같다고 적혀 있어, 공동피고인 사이에서도 같은 조치가 가능합니다.
재판장은 무엇을 보고 정하나
조문이 내건 기준은 한 줄뿐입니다. 충분한 진술을 할 수 없다고 인정한 때입니다.
나이나 관계, 범죄의 성질 같은 항목이 열거되어 있지 않습니다. 요건을 촘촘하게 적지 않은 대신 판단을 재판장에게 맡겨 둔 구조이고, 그래서 같은 사정이라도 재판부에 따라 결론이 갈릴 여지가 남습니다.
신청권을 규정한 항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인이나 그 대리인이 사정을 적은 서면을 미리 내면 재판장이 직권을 행사할 재료가 되고, 실무에서도 기일 전에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다루어집니다. 다만 결정의 형식은 어디까지나 직권 행사입니다.
재정인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법정 안에 현재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피고인과 공동피고인은 물론 방청인과 그 밖의 소송관계인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내보낸 다음에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제2항이 뒤처리를 맡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장의 끝이 달라진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제1항은 할 수 있다로 끝나지만, 제2항은 하여야 한다로 끝납니다. 피고인을 퇴정시킨 경우에 증인이나 감정인 또는 공동피고인의 진술이 끝나면 그 피고인을 다시 들어오게 한 다음, 법원사무관등으로 하여금 진술의 요지를 고지하게 하여야 합니다.
재량으로 시작해 의무로 닫히는 구조입니다.
이 순서가 있어야 자리를 비운 동안 무슨 말이 오갔는지를 피고인이 알게 되고, 그다음의 방어가 가능해집니다. 고지가 빠진 채로 절차가 넘어가면 그 자체가 뒤에 다투어질 지점이 됩니다.
반대신문의 기회는 어떻게 되나
퇴정과 반대신문권은 따로 놓고 보아야 합니다. 제161조의2 제1항은 증인신문의 순서를 정하면서 신청한 검사나 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먼저 묻고, 다음에 다른 쪽이 묻도록 합니다.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다면 피고인이 자리를 비워도 이 순서는 그대로 돌아갑니다. 신문할 사람이 법정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변호인이 없는 사건입니다.
이 경우에는 제2항의 고지가 실질적으로 유일한 통로가 되므로, 요지를 전달받은 뒤에 추가로 신문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할 실익이 큽니다. 제161조의2 제3항이 재판장에게 어느 때나 신문하고 순서를 변경할 권한을 준 것도 이런 국면을 염두에 둔 장치로 읽힙니다.
가림 시설이나 중계와는 어떻게 다른가
해결하는 방식이 반대입니다. 제165조의2는 피고인을 법정에 그대로 둔 채 증인 쪽의 조건을 바꿉니다. 중계장치를 통해 신문하거나 가림 시설을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제297조는 사람을 옮깁니다.
선택의 실익도 갈립니다. 중계와 가림은 검사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정하고 대상자가 각 호로 한정되어 있는 반면, 퇴정은 대상을 한정하지 않고 재판장의 인정만으로 이루어집니다. 대신 퇴정에는 제2항의 고지라는 뒤처리가 따라붙습니다.
- 퇴정: 진술을 막는 사람을 법정 밖으로, 대상 제한 없음, 사후 고지 의무
- 중계ㆍ가림: 증인의 진술 환경을 조정, 대상이 각 호로 한정, 사전 의견 청취
이 장치가 붙지 않는 사건이 있나
있습니다. 제297조의2가 그 예외를 만듭니다.
제286조의2의 결정이 있는 사건, 곧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하여 간이공판절차로 심판하기로 한 사건에는 제161조의2와 제290조부터 제293조까지, 그리고 제297조를 적용하지 아니합니다.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방법으로 증거조사를 하게 됩니다.
자백 사건이라고 증인신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신문의 방식과 순서를 규율하던 조문들이 한꺼번에 비켜서는 셈입니다.
다만 되돌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제286조의3은 자백을 신빙할 수 없다고 인정되거나 간이공판절차로 심판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때 검사의 의견을 들어 그 결정을 취소하도록 정합니다.
퇴정은 불출석과 같은 말인가
다릅니다. 제276조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개정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출석은 재판이 열리기 위한 조건입니다.
제297조의 퇴정은 이미 출석한 피고인을 한 대목 동안만 내보내는 조치입니다. 기일 자체는 그대로 진행되고, 진술이 끝나면 다시 들어옵니다.
피고인 쪽에도 별도의 배려 규정이 있습니다.
제276조의2는 피고인이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ㆍ전달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 그리고 연령이나 성별, 국적 등을 고려해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경우에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동석하게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증인 쪽의 제163조의2와 짝을 이루는 조문입니다.
기일 전에 정리해 둘 것
· 진술을 어렵게 하는 사람이 피고인인지 방청석의 누구인지
· 변호인이 선임되어 있는지, 반대신문을 맡을 사람이 남는지
· 간이공판절차 결정이 이미 내려진 사건인지
· 중계나 가림 시설을 함께 요청할 것인지
정리
제297조는 증인의 진술을 막는 사람을 법정 밖으로 내보내는 조문이고, 대상은 피고인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어떤 재정인이라는 표현이 방청석까지 품고, 후단은 공동피고인 사이에도 같은 조치를 허용합니다.
판단은 재판장의 몫이며 요건은 한 줄로만 적혀 있습니다.
대신 제2항이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퇴정한 피고인을 다시 들어오게 한 뒤 진술의 요지를 고지하는 절차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간이공판절차 사건에서는 제297조의2에 따라 이 조문 자체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어느 절차로 진행되는 사건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61조의2, 제163조의2, 제165조의2, 제276조, 제276조의2, 제286조의2, 제286조의3, 제297조, 제297조의2
13년차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부동산 전문변호사가 부산·울산·창원·대구·제주 권역에서 같은 유형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사건의 갈림길에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상담 신청하시면 담당자가 연락드려 상담료를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증인이 먼저 퇴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까?
제297조에 신청권을 규정한 항은 없고 재판장의 직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사정을 적은 서면을 기일 전에 내면 판단의 재료가 되므로,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요청하는 것이 실무의 방법입니다.
피고인이 나가 있는 동안의 증언은 증거가 됩니까?
됩니다. 퇴정은 적법한 절차이고 그 사이의 진술도 공판정에서 이루어진 진술입니다. 다만 제297조 제2항의 고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점이 절차 위반으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방청석에 앉은 사람만 내보내 달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제1항이 피고인 또는 어떤 재정인이라고 적었으므로 가능합니다. 퇴정 대상이 피고인이 아닌 경우에는 제2항의 고지 의무가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함께 달라집니다.
자백한 사건에서도 가림 시설은 쓸 수 있습니까?
제297조의2가 적용을 배제한 조문에 제165조의2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간이공판절차에서도 중계장치나 가림 시설에 관한 규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읽는 것이 문언에 맞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5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성범죄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