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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22일조회 2

법정에서 피고인과 대질하라면 피할 수 있나

증인신문이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진 뒤였습니다. 피고인 쪽 변호인이 일어나 말했습니다. 회식 뒤 택시를 누가 먼저 잡았는지, 엘리베이터 안에 둘만 있었는지에 대해 두 사람의 말이 정반대이니 피고인과 대질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재판장은 다음 기일까지 검사와 피해자 쪽 의견을 내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과 마주 앉아 서로의 말을 맞세운다는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힙니다. 대질을 피할 수 있는지, 피할 수 없다면 어떤 방식을 요구할 수 있는지 피해자 쪽에서 분석합니다.

대질은 어떤 근거로 하나

형사소송법 제162조는 증인신문의 원칙부터 정합니다. 제1항은 증인을 한 사람씩 따로 신문하도록 하고, 제2항은 아직 신문하지 않은 증인이 법정에 있으면 내보내도록 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에 영향을 받지 않은 진술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대질은 그 원칙의 예외로 제3항에 있습니다. 필요한 때에는 증인과 다른 증인 또는 피고인과 대질하게 할 수 있다는 문장입니다. 진술이 엇갈리는 지점을 두 사람 앞에 놓고 그 자리에서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문장의 끝이 할 수 있다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피고인 쪽이 신청했다고 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절차가 아니라, 필요성을 재판부가 판단하는 재량의 영역입니다.

필요한 때는 무엇을 기준으로 정해지나

조문은 기준을 적어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피해자 쪽 의견이 판단 재료로 들어갈 여지가 생깁니다. 재판부가 살필 만한 질문은 대략 셋입니다.

  • 엇갈리는 부분이 사건의 결론에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한가
  • 그 부분을 대질 말고 다른 증거로 확인할 수 있는가
  • 이미 이루어진 반대신문으로 충분히 다투어졌는가

피해자 쪽은 이 셋에 하나씩 답하는 구조로 의견을 짜는 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택시 호출 기록이나 건물 출입 기록처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라면 대질의 실익은 줄어듭니다. 두 시간 동안 같은 대목을 이미 여러 번 물었다면 대질은 반복에 가깝다는 점도 짚을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99조는 중복된 신문을 재판장이 제한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이라는 사정은 어떻게 작용하나

성폭력처벌법 제29조 제2항은 법원이 성폭력범죄 피해자를 심리할 때 편안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심리 횟수를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하도록 정합니다. 같은 조 제1항은 소송관계인에게도 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신중하게 고려하라고 요구합니다.

이 조문이 대질을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필요성을 저울질할 때 반대편 접시에 올릴 무게가 됩니다. 피고인과 마주 앉아 말을 맞세우는 방식이 피해자에게 어떤 부담인지, 그 부담이 진술의 정확성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상담 기록이나 진료 기록이 있다면 그것이 가장 강한 자료입니다.

대질 대신 무엇을 제안할 수 있나

전면 반대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재판부가 진술 차이를 확인할 필요를 느낀다면, 그 필요를 채우면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함께 내놓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제안근거어떤 부담을 줄이나
피고인 진술 요지를 재판장이 전달하고 피해자가 답함형사소송법 제162조 제1항의 개별 신문 원칙직접 마주하는 부담 전체
가림 시설을 둔 상태에서 엇갈리는 대목만 확인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시선이 마주치는 부담
별실 중계로 진행성폭력처벌법 제40조,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같은 공간에 있는 부담
신뢰관계인 동석, 심리 비공개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성폭력처벌법 제31조혼자 감당하는 부담, 방청인 시선

첫째 줄이 가장 덜 침해적인 방법입니다. 엇갈리는 대목을 재판장이 정리해 묻고 피해자가 답하면, 대질의 목적인 진술 비교는 상당 부분 이룰 수 있습니다. 가림이나 중계 아래에서의 확인은 그다음 단계로 제안할 수 있습니다. 어느 방식을 받아들일지는 재판부가 정하지만, 선택지를 구체적으로 내놓는 쪽의 의견이 더 진지하게 검토됩니다.

의견은 누가 어떻게 내나

피해자는 증인이지 소송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의견을 내는 통로를 알아 두어야 합니다.

피해자 변호사가 있다면 그 변호사가 내면 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3항은 피해자 변호사가 공판준비기일과 공판절차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정했습니다. 변호사가 없다면 증인을 신청한 검사에게 사정을 전하고, 검사가 의견을 내도록 요청합니다.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을 때 국선변호사를 정해 줄 수 있으니 이 기회에 함께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의견서에는 엇갈리는 대목마다 확인 가능한 객관 자료, 이미 답한 신문 기록의 위치, 피해자의 상태를 보여 주는 자료, 그리고 대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을 순서대로 담습니다.

대질과 반대신문은 다릅니다
반대신문은 피고인 쪽 변호인이 증인에게 질문하는 절차로, 피고인 방어권의 핵심이어서 피할 수 없습니다. 대질은 그와 별개로 두 사람의 진술을 직접 맞세우는 방식이며, 재판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에만 합니다.

그래도 대질이 정해지면

재판부가 대질을 결정했다면 그 안에서 지킬 수 있는 것을 챙깁니다. 신뢰관계인의 동석을 신청하고, 피해자 변호사가 반드시 출석하도록 합니다. 진행 중에 피고인이 직접 피해자에게 말을 거는 식으로 흐르면 변호사를 통해 재판장에게 즉시 정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잠시 쉬어야 한다면 쉬겠다고 말하십시오. 기억나지 않는 대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면 됩니다.

피고인 쪽이 기일 전에 따로 연락해 오는 일이 있다면 응하지 말고 기록을 남겨 검사에게 알리십시오. 대질을 앞둔 시점의 접촉은 그 자체로 재판부가 알아야 할 사정입니다.

정리

형사소송법 제162조 제3항의 대질은 필요한 때에 할 수 있는 재량 절차입니다. 피해자 쪽은 엇갈리는 사실이 다른 증거로 확인되는지, 이미 충분히 신문되었는지, 성폭력처벌법 제29조가 요구하는 배려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근거로 반대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전면 반대보다 재판장을 통한 확인, 가림이나 중계 같은 대안을 함께 내놓을 때 받아들여질 여지가 큽니다. 다음 기일 전까지 의견서를 준비하려면 피해자 변호사와 함께 엇갈리는 대목부터 정리하십시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62조, 제163조의2, 제165조의2, 제299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제29조, 제31조, 제40조

관련 안내: 부산 성범죄변호사 · 성범죄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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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대질 신청이 있으면 꼭 응해야 하나요?

형사소송법 제162조 제3항은 필요한 때에 대질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한 재량 규정입니다. 피해자 쪽은 필요성이 없다는 의견을 낼 수 있고, 판단은 재판부가 합니다.

반대 의견은 어디에 어떻게 내나요?

피해자 변호사가 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3항에 따라 공판에서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없다면 증인을 신청한 검사에게 사정을 전해 의견을 내도록 요청하십시오.

대질 대신 가림막을 요청할 수 있나요?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과 성폭력처벌법 제40조에 따라 가림 시설이나 중계 방식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엇갈리는 대목을 재판장이 전달해 묻는 방식도 함께 제안해 보십시오.

대질 중에 피고인이 직접 따지듯 말하면 어떻게 하나요?

피해자 변호사를 통해 재판장에게 즉시 진행 정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99조는 중복되거나 관계없는 신문을 재판장이 제한할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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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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