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앱에서 만난 두 사람은 두 달 가까이 밤마다 메시지를 주고받았습니다. 대화의 수위는 점점 올라갔고, 그 흐름을 먼저 연 쪽이 누구였는지는 이제 둘 다 정확히 기억하지 못합니다. 직접 만난 뒤 관계가 틀어졌고, 몇 주 뒤 남성에게 경찰의 출석 요구가 왔습니다. 혐의는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였습니다. 고소장에 붙은 캡처는 남성이 보낸 말뿐이라고 합니다. 서로 나눈 대화가 왜 한쪽만의 범죄가 될 수 있는지, 피의자 쪽이 어디를 다툴 수 있는지 차례로 분석합니다.
조문은 무엇을 처벌하나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요건을 쪼개 보면 넷입니다. 자기나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을 것, 전화나 컴퓨터 같은 통신매체를 통할 것,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이나 글, 그림, 영상을 보낼 것, 그리고 그것이 상대방에게 도달할 것입니다. 정해진 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메신저 대화라면 통신매체와 도달은 거의 다툼이 없습니다. 보낸 기록이 그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목적 역시 대화 내용이 성적이었다면 부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결국 다툼은 셋째 요건으로 모입니다.
서로 응하던 대화도 수치심을 일으킨 것이 되나
피의자 쪽 주장의 뼈대는 이렇습니다. 상대가 먼저 비슷한 말을 꺼냈고, 같은 수위로 답했고, 더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면 그 대화가 상대에게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반대쪽 논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조문은 상대가 실제로 불쾌했는지보다 그 말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킬 만한 성질인지를 묻는 구조로 읽힐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일반적인 사람의 눈높이에서 그 내용을 평가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와 대화가 이어진 경위를 함께 살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서로 원했다는 말 한마디로 사건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피의자 쪽이 해야 할 일은 그 말을 대화의 흐름으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누가 어떤 화제를 먼저 꺼냈는지, 상대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수위가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날짜별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어느 시점의 메시지가 문제 되나
두 달 대화 전체가 한 덩어리로 판단되지는 않습니다. 고소장에 특정된 메시지가 언제 보내진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 시기 | 상대의 반응 | 피의자 쪽이 다툴 여지 |
|---|---|---|
| 서로 주고받던 시기 | 같은 수위로 답함, 먼저 꺼내기도 함 | 비교적 넓음 |
| 상대 답이 줄어든 시기 | 짧게 답하거나 화제를 돌림 | 좁아짐, 대화 앞뒤 맥락이 중요 |
| 그만하자는 말 이후 | 거절을 분명히 밝힘 | 매우 좁음 |
| 차단 뒤 다른 경로로 보낸 것 | 연락 자체를 원하지 않음 | 사실상 없음 |
표의 아래 두 줄에 해당하는 메시지가 하나라도 있으면 그 부분은 따로 무겁게 다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피의자 쪽 방어는 고소된 메시지가 어느 칸에 속하는지를 정확히 가려내는 데서 시작합니다. 섞여 있다면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누는 편이 전체 신빙성을 지키는 길입니다.
고소인이 일부만 캡처해 냈다면
고소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을 빼고 낸 경우는 드물지 않습니다. 대응은 대화 전체를 보여 주는 것입니다. 피의자 휴대전화에는 상대가 보낸 메시지도 함께 남아 있으니까요.
- 대화방 전체를 백업하고, 메시지를 지우지 않습니다. 일부라도 지우면 숨기려 했다는 의심을 삽니다.
- 상대가 먼저 성적인 화제를 꺼낸 부분, 요청한 부분을 날짜와 함께 표시합니다.
- 만남 이후 관계가 틀어진 경위를 보여 주는 대화도 따로 정리합니다.
- 제출 범위는 변호인과 정해 수사기관에 냅니다.
주의
억울하다는 이유로 상대가 보냈던 사진이나 메시지를 지인에게 보여 주거나 인터넷에 올리면 안 됩니다. 상대가 스스로 찍어 보낸 사진이라도 그 의사에 반해 퍼뜨리면 같은 법 제14조 제2항의 반포가 되어, 방어하려다 더 무거운 혐의를 새로 얻게 됩니다. 상대의 사진이 증거로 필요하다면 변호인을 통해 수사기관에만 냅니다.
유죄가 되면 형벌 말고 무엇이 남나
제13조의 죄는 벌금형으로 끝나느냐 징역형이 나오느냐에 따라 뒤따르는 결과가 크게 다른데, 신상정보 등록을 정한 제42조 제1항이 이 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등록대상자에서 빼 두었기 때문입니다. 징역형이라면 집행유예가 붙어도 등록 대상이 됩니다.
취업제한도 함께 봐야 합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56조 제1항은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을 선고할 때 아동ㆍ청소년 관련기관등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을 원칙적으로 함께 선고하도록 했고,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죄도 그 범위에 들어갑니다.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같은 예외가 있으니, 직업상 영향이 큰 사람이라면 그 사정을 자료로 준비해야 합니다.
상대가 19세 미만이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5조의2가 따로 적용될 수 있어, 상대의 나이를 언제 어떻게 알았는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고소인과 직접 풀면 안 되나
안 됩니다. 두 달 동안 가깝게 지낸 사이라 한 번 이야기하면 오해가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소 뒤의 연락은 내용과 상관없이 압박으로 읽히기 쉽고, 그 자체가 새로운 고소 사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지인을 통해 말을 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합의 의사가 있다면 그 말은 변호인의 입으로만 상대에게 가야 합니다. 제13조는 피해자의 의사로 처벌이 막히는 죄가 아니어서 합의가 사건을 끝내지는 않지만, 처분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이 됩니다.
정리
서로 주고받던 대화였다는 사정은 제13조의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 요건을 다투는 근거가 됩니다. 다만 그 주장은 말이 아니라 대화 전체의 흐름으로 증명해야 하고, 상대가 거절한 뒤나 차단한 뒤에 보낸 메시지는 따로 무겁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화 기록을 지우지 말고 날짜별로 정리하고, 벌금과 징역의 차이가 신상정보 등록을 가르는 점까지 염두에 두십시오. 고소된 메시지를 하나씩 나누어 어디를 인정하고 어디를 다툴지는 변호사와 함께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13조, 제14조, 제42조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5조의2, 제56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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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서로 야한 대화를 나눴는데 저만 처벌받을 수 있나요?
고소된 메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한쪽만 입건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도 같은 수위로 응한 시기라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 요건을 다툴 근거가 되므로 대화 전체를 정리해 두십시오.
상대가 보낸 메시지를 증거로 내도 되나요?
수사기관에 내는 것은 방어를 위한 정당한 절차입니다. 다만 지인에게 보여 주거나 인터넷에 올리면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으니 변호인을 통해 필요한 범위만 제출하십시오.
벌금이 나오면 신상정보 등록이 되나요?
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은 제13조의 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등록대상자에서 제외합니다. 징역형은 집행유예가 붙어도 등록 대상입니다.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제13조는 피해자의 의사로 처벌이 막히는 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사건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처분과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으며, 합의 의사는 변호인을 통해서만 전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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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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