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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21일조회 2

잠든 연인에게 한 스킨십, 준강제추행일까

2년을 함께 산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석 달이 지났을 때 경찰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동거하던 어느 새벽, 잠든 그녀의 몸을 만졌다는 내용의 고소였습니다. 그날 그녀가 깨어 화를 냈고, 다음 날 아침 사과 메시지를 보낸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남성은 사귀는 사이였고 평소에도 그런 스킨십을 했는데 그게 왜 범죄냐고 묻습니다. 많은 사람이 같은 질문을 합니다. 연인이라는 관계가 법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의미를 갖지 못하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연인 사이에도 준강제추행이 성립하나

성립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한 사람을 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합니다. 조문 어디에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어떤 관계인지를 묻는 문구는 없습니다.

처벌의 기준이 되는 제298조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제300조는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만지려다 상대가 깨어 그만둔 경우도 범위 안에 있다는 뜻입니다.

조문이 보호하는 대상은 그저 사람입니다. 배우자든 연인이든 처음 만난 사이든 같은 문장 안에 들어가고, 관계는 사건의 배경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요건을 지우지는 못합니다. 연인이라는 사실은 죄의 요건에서 빠질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이 점이 출발선입니다.

잠들어 있다는 것은 법에서 무엇을 뜻하나

제299조가 문제 삼는 것은 폭행이나 협박이 아니라 상태입니다. 상대가 그 순간 거부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상태에 있었고, 행위자가 그 상태를 알면서 이용했느냐가 핵심입니다.

깊이 잠든 사람은 자기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수면 상태는 실무에서 심신상실의 전형적인 예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술에 취해 잠든 경우만이 아니라 평소처럼 자고 있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반쯤 깨어 있었다는 다툼도 자주 나옵니다. 이때는 상대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차리고 거부할 수 있었느냐가 관건이 되고, 그 판단은 시간대와 음주 여부, 직후의 반응 같은 사정으로 이루어집니다.

정리하면 수사기관이 확인하려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1. 접촉 당시 상대가 실제로 잠들어 있었는가
  2. 행위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3. 그 접촉이 추행에 해당하는 성격이었는가

평소에 괜찮았다는 말은 어디까지 통하나

대부분의 경우 생각보다 멀리 가지 못합니다. 동의는 그 행위가 일어나는 순간에 그 행위에 대해 있어야 의미를 가집니다. 잠든 사람은 그 순간 동의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 어제 깨어 있을 때 허락했다는 사실이 오늘 잠든 상태의 접촉을 허락했다는 뜻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관계가 길었다는 사정도 같습니다. 2년의 동거는 두 사람이 친밀했다는 배경일 뿐, 특정한 새벽의 접촉에 대한 승낙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 주장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수사나 재판에서 연인이었으니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하면, 상대가 원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남깁니다. 양형에서 반성의 정도를 볼 때 이 인상은 그대로 반영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다툴 지점은 어디인가

관계의 성격보다 그날의 사실관계입니다. 위의 세 가지 확인 사항이 곧 다툼의 지점이 됩니다.

상대가 이미 깨어 있었고 접촉에 반응했다면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했다는 구조가 흔들립니다. 접촉 부위나 경위가 고소 내용과 다르다면 추행의 성격 자체가 다투어집니다. 이런 주장은 막연한 기억이 아니라 그날의 시간대, 방의 구조, 그 직후 두 사람이 나눈 말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 직후의 대화가 특히 중요합니다. 다음 날 보낸 사과 메시지는 고소인 쪽에서 가장 먼저 내놓는 자료입니다.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 상대가 무엇을 문제 삼았는지가 그 안에 들어 있어서, 메시지의 앞뒤 전체를 함께 보아야 의미가 정확해집니다. 휴대전화의 대화를 지우는 것은 금물입니다. 불리한 내용을 없앤 것처럼 보이고, 유리한 맥락까지 함께 사라집니다.

유죄가 되면 형벌 말고 무엇이 따라오나

준강제추행은 성폭력처벌법 제2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성폭력범죄입니다. 그래서 형과 별도로 몇 가지 제도가 함께 움직입니다.

제도근거내용
신상정보 등록성폭력처벌법 제42조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 확정 시 등록대상자. 벌금형 제외 단서의 대상 죄가 아님
등록기간같은 법 제45조선고형에 따라 10년부터 30년까지
취업제한청소년성보호법 제56조성인대상 성범죄도 포함, 아동ㆍ청소년 관련기관등 취업 제한 명령

벌금형으로 끝나더라도 등록은 남는다는 점을 처음부터 알고 사건을 보셔야 합니다. 약식명령 단계에서 끝낼지, 정식으로 다툴지를 고를 때 이 차이가 크게 작용합니다. 취업제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원은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등에는 명령을 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그 사정을 뒷받침할 자료를 양형 자료와 함께 준비하는 것도 변론의 일부입니다.

고소를 알게 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헤어진 연인 사이의 사건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직접 연락입니다. 오해를 풀고 싶어서, 혹은 남은 짐을 정리하자는 핑계로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내용이든 고소인에게는 압박으로 읽히고 수사 기록에 그대로 남습니다.

첫 조사 전에 할 일
· 고소인에게 전화, 메시지, SNS 언급을 모두 멈춥니다
· 공동 지인을 통해 뜻을 전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습니다
· 휴대전화의 대화 기록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둡니다
· 그날의 시간대와 상황을 기억나는 대로 혼자 적어 둡니다
· 사과나 합의의 뜻은 변호인을 통해서만 전달합니다

조사에서는 기억나는 것과 기억나지 않는 것을 구분해 말해야 합니다. 추측으로 빈칸을 채운 진술은 나중에 다른 증거와 어긋날 때 신빙성 전체를 무너뜨립니다.

정리

형법 제299조는 관계를 묻지 않습니다. 잠든 상대를 만졌다면 연인 사이라도 심신상실 상태를 이용한 추행이 문제 되고, 평소의 친밀함은 그 순간의 동의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다툴 여지는 관계가 아니라 그날의 사실관계에 있습니다. 상대가 실제로 잠들어 있었는지, 접촉의 경위와 성격이 어떠했는지를 직후의 대화와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고소인과의 모든 소통은 끊고, 진술 방향과 합의 문제는 변호인과 상의해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법 제298조, 제299조, 제300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42조, 제45조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관련 안내: 부산 성범죄변호사 · 성범죄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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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사귀는 사이였는데도 준강제추행으로 처벌되나요?

형법 제299조는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요건으로 두지 않습니다. 잠든 상태를 이용해 추행했다면 연인 사이에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 허락했던 스킨십이라면 동의가 있었던 것 아닌가요?

동의는 그 행위 당시에 있어야 의미를 가집니다. 잠든 사람은 그 순간 동의를 표시할 수 없으므로 과거의 허락만으로 동의가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상대가 깨서 바로 멈췄는데도 문제가 되나요?

형법 제300조는 제299조의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실제로 추행에 이르렀는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다투어집니다.

벌금형이 나오면 신상정보 등록은 없나요?

준강제추행은 성폭력처벌법 제42조의 등록대상 성범죄이고 벌금형 제외 단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벌금형이 확정되어도 등록대상자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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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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