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던 무렵이었습니다. 둘이 장난처럼 여자친구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노출 사진에 합성했고, 여자친구도 웃으며 해 보라고 했습니다. 헤어지고 반년이 지난 어느 술자리에서 그는 그 사진을 친구들 단체 대화방에 올렸고, 한 달 뒤 고소장이 접수되었습니다. 조사실에서 그는 그때 허락받고 만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이 해명이 법 앞에서 어디까지 힘을 갖는지, 조문의 구조부터 차례로 분석해 봅니다.
조문은 만들 때와 퍼뜨릴 때를 어떻게 나누나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는 얼굴ㆍ신체ㆍ음성을 대상으로 한 영상물을 성적으로 편집ㆍ합성ㆍ가공하는 행위를 다룹니다. 만드는 단계와 퍼뜨리는 단계, 갖고 있는 단계를 각각 따로 처벌합니다.
| 조항 | 처벌되는 행위 | 정해진 형 |
|---|---|---|
| 제1항 | 본인 뜻에 반해 성적으로 편집ㆍ합성ㆍ가공 | 징역은 7년까지, 벌금은 5천만원까지 |
| 제2항 앞부분 | 그렇게 만든 결과물이나 사본을 퍼뜨림 | 제1항과 같은 범위 |
| 제2항 뒷부분 | 만들 때는 동의가 있었으나 나중에 뜻에 반해 퍼뜨림 | 제1항과 같은 범위 |
| 제3항 | 돈을 벌 목적으로 온라인에서 제2항 행위 | 유기징역 3년부터, 벌금 없음 |
| 제4항 | 결과물을 갖고 있거나 사들이거나 저장ㆍ시청 | 징역은 3년까지, 벌금은 3천만원까지 |
이 사건의 열쇠는 셋째 줄입니다. 입법자는 함께 만들어 놓고 나중에 퍼뜨리는 경우를 미리 내다보고 제2항 뒷부분을 따로 넣어 두었습니다.
대가를 받고 넘겼다면 단계가 하나 더 올라갑니다. 제3항은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제2항의 죄를 저지르면 벌금 없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합니다. 이 사례처럼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보여 준 경우는 제2항 단계에 머무릅니다.
허락받고 만들었다는 해명은 왜 막히나
동의의 대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연인이 해 보라고 한 것은 사진을 만드는 일이었지, 그 사진을 남에게 보여 주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2항 뒷부분은 편집 당시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더라도 사후에 의사에 반하여 반포하면 처벌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래서 만들 때의 허락은 제1항, 즉 편집 자체의 죄를 막는 데까지만 쓰입니다. 퍼뜨린 행위에 대해서는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 해명은 사진을 본인이 만들었고 헤어진 뒤에도 계속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해 주는 말입니다. 조사에서 같은 말을 반복하기 전에 그 말이 기록에 어떻게 남을지부터 따져 보아야 합니다.
퍼뜨릴 때의 의사는 어떻게 가려지나
기준 시점은 반포한 그 순간입니다. 이별한 뒤 연락이 끊겼는지, 상대가 사진을 지워 달라고 한 적이 있는지, 고소에 이르렀는지가 모두 판단 자료입니다. 이런 사정이 하나라도 있으면 퍼뜨리는 데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적은 없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그러나 헤어진 상대가 자신의 합성 사진이 친구들 대화방에 오르는 것을 원했으리라고 볼 사정은 드뭅니다. 피의자 쪽에서 반포 당시의 동의를 다투려면 그것을 보여 주는 구체적인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단톡방에 한 번 올린 것도 반포인가
제14조의2의 반포등은 제14조 제2항의 정의를 그대로 씁니다. 반포, 판매, 임대, 제공, 그리고 공공연한 전시ㆍ상영입니다. 범위가 넓습니다.
- 여러 사람이 있는 대화방에 올리기: 반포로 다투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 친구 한 명에게 일대일로 보내기: 제공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SNS 게시물이나 프로필 사진으로 걸어 두기: 공공연한 전시가 문제 됩니다.
- 모임에서 휴대전화 화면을 돌려 보여 주기: 보여 준 사람의 수와 상황에 따라 전시 여부가 갈립니다.
한 번 올렸다가 바로 지웠다는 사정은 성립을 막지 못하고 양형에서 참작될 뿐입니다. 이미 누군가 내려받았다면 그 뒤의 확산까지 사건의 그림자로 따라옵니다.
어떤 합성이어야 이 조문이 적용되나
모든 합성이 대상은 아닙니다. 이 점은 피의자 쪽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입니다. 제1항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한 경우를 처벌하고, 제2항 뒷부분도 제1항의 편집등을 가리킵니다. 결과물이 그런 형태여야 이 조문의 문이 열립니다.
얼굴을 노출된 신체 사진에 붙였거나 성적인 장면에 끼워 넣었다면 요건을 채우기 쉽습니다. 반면 우스꽝스러운 그림에 얼굴을 붙인 정도라면 이 조문이 아니라 명예나 모욕에 관한 다른 법의 문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결국 사진의 구체적인 모양이 판단을 가릅니다.
고소된 뒤 피의자 쪽이 할 일과 하지 말 일
먼저 올린 곳과 받은 사람을 빠짐없이 정리합니다. 대화방이 몇 개였는지, 각 방에 몇 명이 있었는지, 누가 내려받았을 가능성이 있는지가 양형의 중심 자료입니다. 원본 파일은 지우지 말고 변호인과 상의한 뒤 처리합니다.
합의를 원한다면 그 뜻은 변호인을 거쳐서만 고소인 쪽에 전달되어야 하고, 직접 사과 메시지를 보내거나 공통의 지인을 통해 만나자고 하는 일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압박이 됩니다.
주의
화가 난 상태에서 고소를 취소하지 않으면 사진을 더 퍼뜨리겠다는 식의 말을 하면 사건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은 편집물등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한 경우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합니다.
정리
함께 만든 합성 사진이라도 사정은 같습니다. 헤어진 뒤 상대의 뜻에 반해 퍼뜨리면 제14조의2 제2항 뒷부분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합니다. 만들 때의 허락은 편집 자체의 책임만 덜어 줄 뿐, 반포의 책임까지 지워 주지 않습니다.
다툼은 반포 당시의 의사, 반포의 범위, 사진이 성적인 형태였는지로 좁혀집니다. 사건 초기에 변호사와 함께 이 세 가지를 기록으로 정리하고, 고소인 쪽과의 접촉은 변호인에게 맡기십시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4조의2, 제14조의3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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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만들 때 상대가 동의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무혐의가 되나요?
편집 자체의 죄는 피할 수 있지만, 퍼뜨린 행위는 제14조의2 제2항 뒷부분에 따라 따로 처벌됩니다. 반포 당시의 동의가 있었는지가 별도로 따져집니다.
친구 한 명에게만 보냈는데도 처벌되나요?
반포등에는 특정인에게 건네는 제공도 들어 있습니다. 한 명에게 보낸 것도 대상이 될 수 있고, 인원은 양형에서 참작됩니다.
올렸다가 바로 지웠으면 괜찮지 않나요?
올린 순간 반포가 이루어진 것으로 다투어집니다. 곧바로 지운 사정은 형을 정할 때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얼굴만 웃긴 그림에 붙인 것도 이 죄인가요?
제14조의2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의 편집을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 형태가 아니라면 다른 법의 문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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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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