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이백여 명이 모인 오픈채팅방의 방장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동네 중고 거래 정보를 나누던 방이었는데, 몇 달 전부터 몇몇 회원이 음란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방장은 귀찮아서 그냥 두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영상을 올린 회원들과 함께 방장에게도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내가 올린 것도 아닌데 왜 나까지냐는 물음은 자연스럽습니다. 방장의 책임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멈추는지 나누어 따져 봅니다.
조문이 막는 것은 누구의 어떤 행동인가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은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을 통해 불법정보를 유통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그 첫 번째 유형으로 음란한 부호ㆍ문언ㆍ음향ㆍ화상ㆍ영상을 배포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를 들었습니다. 벌칙 조항은 제74조 제1항 제2호이며, 징역형이라면 1년을 넘을 수 없고 벌금이라면 1천만원이 한도입니다.
문장의 주어는 그 정보를 유통한 사람입니다. 영상을 직접 올린 회원이 첫 번째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방장이라는 이름표만으로 같은 조문의 행위자가 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결국 방장이 실제로 무엇을 했느냐가 남습니다.
처벌 수위도 함께 기억해 둘 만합니다. 이 조항으로 처리되는 음란물 사건은 형의 상한이 높지 않은 편이지만, 영상의 성격이 달라지면 적용되는 법이 바뀌면서 무게가 몇 배로 커집니다. 방장 사건에서 영상의 내용부터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우지 않고 둔 것만으로 전시가 되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을 처벌하려면 형법 제18조의 부작위범 요건을 거쳐야 합니다. 위험 발생을 막을 의무가 있거나, 자기 행동으로 그 위험의 원인을 만든 사람이 막지 않았을 때 비로소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집니다.
정보통신망법에는 대화방 방장에게 회원의 게시물을 지울 일반적인 의무를 지운 조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보고도 두었다는 사정만으로 방장을 전시의 정범으로 묶기는 쉽지 않다는 쪽으로 읽힙니다.
다만 방을 처음부터 그런 영상을 나누려고 열었거나, 운영 방식 자체가 영상 유통을 불러들였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자기 행동으로 위험의 원인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방의 이름, 소개 문구, 초기 공지가 그래서 수사에서 먼저 확인됩니다.
방장의 어떤 행동이 책임을 키우나
방치와 가담 사이에는 꽤 넓은 띠가 있습니다. 방장이 한 행동을 놓고 보면 대략 이렇게 갈립니다.
| 방장이 한 일 | 문제 될 수 있는 책임 |
|---|---|
| 자기 손으로 영상을 올림 | 제44조의7 제1항 제1호 위반의 정범 |
| 영상을 올리면 등급ㆍ혜택을 주거나 입장 조건으로 요구 | 방조 또는 공동정범 여부가 다투어짐 |
| 공지로 공유를 부추기거나 인기 영상을 상단에 고정 | 전시에 가담했다는 평가 |
| 회원 항의에도 그대로 두며 방을 홍보 | 방조의 정황으로 거론 |
| 알게 된 즉시 내보내고 메시지를 가림 | 책임을 부정하는 자료 |
형법 제32조는 남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을 종범으로 처벌하고, 그 형은 정범보다 감경하도록 했습니다. 방조가 되려면 회원이 음란 영상을 올린다는 것을 알면서 그 일을 쉽게 만들어 주었어야 합니다. 알았는지와 도왔는지, 이 두 가지가 방장 사건의 쟁점입니다.
영상이 불법촬영물이나 아이 영상이라면
그때는 적용되는 법 자체가 바뀝니다. 몰래 찍힌 영상이라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아동ㆍ청소년이 나오는 영상이라면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가 앞에 섭니다.
무게도 다릅니다.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공연히 전시하는 행위는 제11조 제3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단순히 보기만 해도 제5항의 시청에 해당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정해져 있습니다. 정보통신망법의 음란물 조항과는 형의 단위가 전혀 다릅니다.
방장도 그 방의 한 사람으로서 영상을 열어 보거나 기기에 저장했다면, 방치 여부와 별개로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이 따로 생길 수 있습니다. 대화방 설정에 따라 사진과 영상이 자동으로 내려받아지는지도 이 단계에서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행정 명령이 오면 방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같은 조 제3항에 근거해, 심의를 마친 음란 정보를 두고 서비스 제공자나 게시판을 관리ㆍ운영하는 사람에게 그 정보의 취급을 거부하거나 멈추거나 제한하라고 명령할 수 있습니다. 명령을 무시한 사람에게는 제73조 제5호가 징역 2년, 벌금 2천만원을 상한으로 하는 형을 정해 두었습니다.
게시판의 뜻은 같은 법 제2조 제1항 제9호에 있습니다. 일반에게 공개할 목적으로 이용자가 정보를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장치를 말합니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공개 대화방의 방장이 여기서 말하는 관리ㆍ운영자에 해당하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습니다.
명령서를 받았다면 해석을 다투기 전에 먼저 이행하십시오.
지금 방장이 할 수 있는 일은
- 영상을 올린 회원을 내보내고,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능으로 해당 메시지를 가립니다.
- 공지에 음란물과 불법촬영물 게시 금지를 명시합니다.
- 언제 처음 알았고 언제 무엇을 했는지 날짜별로 적어 둡니다.
- 플랫폼 신고 기능으로 게시자를 신고하고 그 접수 화면을 보관합니다.
-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조사 전에 변호사와 함께 방의 운영 경위를 정리합니다.
주의
증거를 남기겠다고 영상을 내려받거나 화면을 녹화하지 마십시오. 특히 아이가 나오는 영상이라면 저장 자체가 소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기록은 올린 사람의 대화명과 시각, 방장이 취한 조치만으로 충분합니다.
정리
음란 영상 유통을 금지하는 정보통신망법 조문의 1차 대상은 영상을 올린 사람입니다. 방장은 지위만으로 처벌되지 않지만, 공유를 부추기거나 보상을 주는 등 유통을 돕는 운영을 했다면 방조나 정범 책임이 거론됩니다.
영상이 불법촬영물이나 아이 영상이면 적용 법과 형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알게 된 즉시 조치하고 그 경과를 기록해 두는 것이 방장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어입니다.
참조 조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4조의7, 제73조, 제74조 · 형법 제18조, 제32조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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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방장이 영상을 직접 올리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1호의 1차 대상은 영상을 올린 사람입니다. 방장은 공유를 부추기거나 보상을 주는 등 유통을 도운 사정이 있을 때 방조 등이 문제 됩니다.
회원이 올린 영상을 몰라서 못 지웠다면요?
방조는 정범의 범행을 알면서 도와야 성립합니다. 언제 알게 되었고 그 뒤 무엇을 했는지를 날짜별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상이 아이가 나오는 것이었다면 달라지나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가 적용되어 공연한 전시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시청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정해져 있습니다.
증거로 쓰려고 영상을 저장해 두어도 되나요?
저장하지 마십시오. 아이 영상이나 불법촬영물은 저장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화명, 시각, 조치 내역만 기록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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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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