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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7일조회 0

가림막을 세워 놓고 하는 신문

증언대에 서는 일 자체보다 누구와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하는지가 더 무거울 때가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는 그 부담을 덜어 내는 두 가지 방식을 한 조문에 담아 두었습니다. 다른 방에서 화면으로 연결해 신문하는 방식과, 같은 법정 안에 가림 시설을 세워 두고 신문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항마다 대상과 요건이 달라 어느 문장이 자기 사안에 걸리는지를 먼저 갈라 놓아야 합니다. 네 개 항을 차례로 읽어 보겠습니다.

한 문장에 두 가지 방식이 붙어 있습니다

제1항의 끝은 중계시설을 통하여 신문하거나 가림 시설 등을 설치하고 신문할 수 있다입니다. 하나를 고르는 구조이지 둘을 함께 요구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앞에 붙은 조건은 두 개입니다.

법원이 상당하다고 인정해야 하고, 그 전에 검사 쪽과 피고인 또는 변호인 쪽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듣는 절차이지 동의를 받는 절차가 아니라는 점이 문언에 드러나 있습니다. 반대 의견이 나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결정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대상을 정한 세 개의 호

제1항은 대상자를 세 갈래로 적었습니다.

  1. 아동복지법 제71조 제1항의 제1호와 제1호의2, 제2호, 제3호가 정한 죄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
  2.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와 제8조, 제11조부터 제15조까지, 제17조 제1항의 죄에서 대상이 된 아동ㆍ청소년 또는 그 피해자
  3. 범죄의 성질과 증인의 나이, 심신의 상태, 피고인과의 관계 따위를 볼 때 피고인 등과 마주하여 진술하면 심리적 부담으로 정신의 평온을 현저하게 잃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앞의 두 호는 죄명으로 걸러 냅니다. 사건의 죄명이 그 목록에 들어 있으면 나이나 상태를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대상에 듭니다.

제3호가 열어 둔 자리

실무에서 가장 넓게 쓰이는 것은 세 번째 호입니다. 죄명을 묻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언이 요구하는 것은 결과 쪽입니다. 마주 보고 말해야 할 때 마음의 평온을 크게 잃을 처지에 놓인다고 인정되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앞에 나열된 사정들은 그 판단을 돕는 재료일 뿐입니다.

성인 피해자도 여기로 들어옵니다.

피고인과 아는 사이였거나 같은 건물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관계라면 그 사정 자체가 제3호의 재료가 됩니다. 신청하실 때에는 우려가 있다는 결론만 적기보다, 어떤 관계였고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적어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진단서나 상담 기록이 있으면 함께 내는 쪽이 판단을 돕습니다.

가림 시설
증인과 피고인이 서로를 보지 못하도록 법정 안에 세우는 차폐물을 말합니다. 증인은 법정에 그대로 있으면서 시선만 차단되는 방식이라, 아예 다른 장소에서 화면으로 연결하는 중계 방식과는 구조가 다릅니다. 어느 쪽을 택할지는 제1항이 법원의 판단에 맡겨 두었습니다.

제2항은 다른 이유로 열려 있습니다

같은 조문인데 제2항은 사정이 완전히 다릅니다.

증인이 멀리 떨어진 곳이나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살고 있거나, 건강상태 등으로 법정에 직접 출석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때입니다. 심리적 부담과는 무관한 이유입니다.

결과물도 하나뿐입니다. 제2항은 중계시설을 통한 신문만 적어 두었고 가림 시설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자리에 있지 않은 사람에게 차폐물을 세워 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 항은 겹치지 않고 각자의 이유로 굴러갑니다.

법정에 나온 것으로 본다는 문장

제3항이 짧지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제1항과 제2항에 따른 증인신문은 증인이 법정에 출석하여 이루어진 증인신문으로 본다고 적혀 있습니다. 화면 너머에서 한 진술이라도 법정에서 한 진술과 같은 무게를 갖는다는 뜻입니다.

이 문장이 없으면 다툼거리가 생깁니다.

증인이 법정에 나오지 않았으니 조서를 읽은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제3항은 그 길을 미리 막아 두었습니다. 신문 방식에 관한 절차의 세부는 제4항이 대법원규칙으로 넘겼습니다.

성폭력 사건에서는 한 겹이 더 붙습니다

성폭력처벌법에도 같은 방식이 따로 적혀 있습니다. 제40조는 그 법 제2조 제1항 제3호부터 제5호까지의 범죄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을 증인으로 부를 때 중계를 통한 신문이 가능하다고 정합니다.

열아홉 살이 되지 않은 피해자에게는 한 단계가 더 있습니다.

제40조의3 제1항은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에 따른 중계 신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도록 하고, 제2항은 그 방식으로 할지와 어디서 증언할지에 관하여 법원에 의견을 진술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제3항은 중계시설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영상녹화가 이루어진 장소로 하되, 그곳이 수사기관의 시설이거나 피해자가 다른 장소를 원하면 법원이 따로 지정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고지가 먼저이고 선택이 그다음입니다.

가림막만으로 모자랄 때

같은 목적을 겨누는 조문이 형사소송법 안에 더 있습니다. 하나만 고르는 것이 아니라 겹쳐 쓸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
· 신뢰관계인 동석을 함께 신청해 두었는지
· 심리를 열지 않도록 구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
· 피고인을 잠시 내보내는 조치가 필요한 국면인지
· 신문 방식에 관한 의견을 어느 서면에 담아 냈는지

제163조의2 제1항은 증인이 현저하게 불안하거나 긴장을 느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 직권이나 신청으로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동석하게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제294조의3은 사생활의 비밀이나 신변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면 결정으로 심리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게 했고, 그 결정에는 이유를 붙이도록 했습니다.

제297조는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증인이 피고인 앞에서 할 말을 다 하지 못한다고 재판장이 보면 피고인을 잠시 내보낸 뒤 진술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제2항은 그 진술이 끝나면 피고인을 다시 들어오게 하여 요지를 알려 주도록 했습니다.

정리

제165조의2의 제1항과 제2항은 이유가 다릅니다.

제1항은 대면의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어서 중계와 가림 시설 두 가지가 모두 열려 있고, 제2항은 출석 자체가 어려운 사정을 위한 것이어서 중계만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제3항에 따라 법정에서 이루어진 신문으로 취급됩니다.

성폭력 사건이라면 특례법 제40조와 제40조의3이 겹쳐 적용되고, 열아홉 살 미만인 피해자에게는 고지와 의견 진술의 기회가 절차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신청은 증인신문기일이 잡히기 전에 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자리를 어떻게 만들지는 기일 전에 정해 두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근거로 어떤 방식을 구할지는 변호사와 함께 정리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165조의2, 제294조의3, 제297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0조, 제40조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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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가림 시설과 중계 가운데 고를 수 있습니까?

제165조의2 제1항은 어느 쪽으로 할지를 법원의 판단에 맡겨 두었습니다. 다만 열아홉 살이 되지 않은 피해자라면 성폭력처벌법 제40조의3 제2항을 근거로 방식과 장소에 관한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반대하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까?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의견 청취이지 동의가 아닙니다.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는 사정만으로 결정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화면으로 한 증언도 법정 증언과 같습니까?

제165조의2 제3항이 법정에 출석하여 이루어진 증인신문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서를 읽은 것과 같은 취급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이 항에서 나옵니다.

성인 피해자도 신청할 수 있습니까?

제1항 제3호는 죄명을 따지지 않습니다. 마주 보고 진술할 때 마음의 평온을 크게 잃을 처지에 놓인 사람이면 대상에 드니, 피고인과의 관계와 현재 상태를 구체적으로 소명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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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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