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나 장애가 있는 피해자가 조사실에 앉으면 말이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서 물음과 대답을 옮겨 주는 사람이 진술조력인입니다. 법무부장관이 양성해 명부에 올려 두었다가 수사와 재판에 부르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는 아무나 앉지 못하고, 앉았더라도 내려오게 되는 경우가 따로 적혀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결격사유와 자격취소를 각각 조문으로 두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쪽에서 그 문장을 알아 두시면 조력이 어긋났을 때 무엇을 문제 삼을 수 있는지가 보입니다.
이 사람은 어떻게 뽑히는가
제35조 제1항이 출발점입니다. 의사소통과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피해자를 형사사법절차에서 돕기 위하여 법무부장관이 진술조력인을 양성하여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재량이 아니라 의무로 문장이 닫혀 있습니다.
자격의 바탕은 같은 조 제2항에 있습니다.
교육학이나 사회복지학, 심리학, 정신건강의학처럼 아이와 장애인의 마음과 소통을 다루는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쌓았거나 그 자리에서 오래 일해 온 사람이 대상입니다. 여기에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교육을 마쳐야 한다는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세부 기준은 법무부령에 맡겼습니다. 제3항은 양성한 사람들의 명부를 작성하도록 했으므로, 부르고 싶을 때 뽑아 쓸 명단이 미리 만들어져 있는 셈입니다.
처음부터 앉을 수 없는 사람
제35조의2가 결격사유를 여섯 개의 호로 늘어놓았습니다. 하나라도 걸리면 진술조력인이 될 수 없다는 형식입니다.
| 사유 | 풀리는 시점 |
|---|---|
| 피성년후견인 | 그 상태가 이어지는 동안 |
| 금고 이상 실형 | 집행 종료 또는 면제일부터 5년 |
|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 | 유예기간이 완료된 날부터 2년 |
| 금고 이상 형의 선고유예 | 그 유예기간 중 |
| 제5호 각 목의 범죄 | 집행이 끝나거나 유예ㆍ면제된 날부터 10년 |
| 자격이 취소된 경우 | 취소된 후 3년 |
표의 마지막 줄에는 괄호가 하나 달려 있습니다. 피성년후견인이 되어 자격이 취소된 사람은 그 3년에서 빠집니다. 후견이 풀리면 다시 길이 열리도록 해 둔 것입니다.
열 해가 따로 붙은 자리
제5호는 앞의 세 호를 밀어내고 더 긴 기간을 얹습니다. 어떤 죄를 지었느냐를 보고 기간을 다시 정하는 방식입니다.
- 이 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
-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4호의 아동학대범죄
- 장애인복지법 제86조, 제86조의2 및 제87조의 죄
이 네 갈래에 해당하는 죄로 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확정된 사람은 그 집행이 끝나거나 유예ㆍ면제된 날부터 10년이 지나야 합니다. 일반 실형의 5년보다 두 배입니다. 조력을 받을 사람이 누구인지를 생각하면 기간을 늘려 놓은 뜻이 읽힙니다.
자격이 취소되는 일곱 갈래
제35조의3 제1항이 취소 사유를 정했습니다. 본문은 취소할 수 있다로 열려 있지만, 단서가 제1호와 제2호에 대해서는 취소하여야 한다로 문장을 닫습니다.
-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자격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난 경우
- 제35조의2의 결격사유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 제38조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
-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업무 수행에 중대한 지장이 생긴 경우
- 업무와 관련해 부당한 금품을 받는 등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
- 정당한 사유 없이 법무부령이 정한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경우
- 그 밖에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세 번째 줄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걸립니다. 제38조의 의무가 무엇인지는 아래에서 따로 봅니다.
취소하기 전에 밟는 순서
한 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제2항은 자격을 취소하려는 경우 그 사람에게 취소 예정인 사실과 사유를 통보하도록 했습니다. 통보를 받은 사람은 법무부에 나가 소명하거나 소명 의견서를 낼 수 있고, 제3항은 그런 소명이 들어온 때에 취소 여부를 정하기 위하여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정이 나면 제4항에 따라 즉시 서면으로 취소 사실과 사유를 알려 주어야 합니다. 자격증 반납은 제5항이 법무부령에 맡겼습니다. 절차가 이렇게 짜여 있으므로, 문제를 제기한 쪽이 곧바로 결과를 통보받는 구조는 아닙니다.
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 지는 의무
제38조가 두 가지를 지웁니다. 제1항은 중립적인 지위에서 양쪽의 진술이 왜곡 없이 전달되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합니다. 어느 편을 들어 말을 보태거나 덜어 내면 여기에 걸립니다.
제2항은 비밀입니다.
사는 곳과 이름은 물론 나이와 직업, 다니는 학교, 생김새까지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항목이 대상입니다. 사진과 사생활의 비밀도 나란히 들어 있습니다.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이것들을 밖에 드러내거나 남에게 흘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조문의 문장입니다. 이 의무를 어기면 제50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제39조는 형법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의 벌칙을 적용할 때 진술조력인을 공무원으로 본다고 하였으므로, 금품이 오간 경우에는 수뢰 쪽 조문도 함께 움직입니다.
피해자 쪽에서 할 수 있는 일
먼저 참여를 부르는 단계입니다. 제36조 제1항은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직권으로, 또는 피해자와 법정대리인, 변호사의 신청에 따라 조사과정에 진술조력인을 참여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제2항은 조사에 앞서 그런 신청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지하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고지를 받지 못한 채 조사가 진행되었다면 그 사실부터 기록에 남기시는 편이 낫습니다.
재판 단계는 제37조가 맡습니다.
법원이 직권이나 신청에 따른 결정으로 증인신문에 참여하게 할 수 있고, 제2항은 신문 전에 신청 가능성을 알려 주도록 했습니다. 제36조 제3항에 따라 조력인이 조사 전에 피해자를 면담하고 필요성 평가 의견을 수사기관에 낼 수 있으므로, 이 의견서가 남아 있는지도 확인해 보실 만합니다.
확인할 것
· 조사나 신문 전에 진술조력인 신청이 가능하다는 고지를 받았는지
· 참여한 사람이 법무부 명부에 올라 있는 사람인지
· 조사 전 면담과 필요성 평가 의견서가 기록에 있는지
· 중립 의무나 비밀 의무가 지켜졌는지
정리
진술조력인은 편을 드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건네주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35조의2는 앉기 전에 걸러 내고, 제35조의3은 앉은 뒤에도 내려오게 합니다. 성범죄와 아동학대 쪽 전력에 10년이라는 긴 기간을 붙여 둔 것도, 제38조가 중립과 비밀을 나란히 적어 둔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조력이 어긋났다고 느끼셨다면 어느 조문에 걸리는 상황인지부터 짚어 보시고, 조사와 신문 과정에서 남은 기록을 모아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5조, 제35조의2, 제35조의3, 제36조, 제37조, 제38조, 제39조, 제50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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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진술조력인을 바꿔 달라고 할 수 있습니까?
조문에 교체 절차가 따로 적혀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35조의3 제1항 제3호와 제4호가 의무 위반과 중대한 지장을 취소 사유로 두었습니다. 그 사정을 수사기관이나 재판부에 서면으로 알리는 방법을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참여를 원하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
제36조 제1항 단서가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표시한 경우에는 참여시키지 않는다고 적어 두었으므로, 그 의사를 밝히시면 됩니다.
조력인이 사건 이야기를 밖에서 했다면 어떤 조문이 걸립니까?
제38조 제2항의 비밀 의무 위반입니다. 제50조 제2항 제1호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고, 자격취소 사유에도 함께 해당합니다.
결격사유에 걸리는 사람이 이미 참여했다면 절차가 무효가 됩니까?
조문은 그 경우의 효력을 따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제35조의3 제1항 제2호에 따라 자격이 취소될 사유일 뿐입니다. 따라서 절차를 되돌리기보다 그 조력을 거쳐 나온 진술의 신빙성을 다투는 방향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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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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