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만 가져다 붙인 영상이 퍼지면 뒤늦게 잡으러 다니는 일이 됩니다. 한 곳을 내리면 다른 곳에 다시 올라가 있고, 그사이 피해자는 같은 화면을 몇 번씩 마주하게 됩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2024년 12월 3일 신설된 제4조의2는 그 뒤쫓기를 앞에서 줄여 보려는 조문입니다. 처벌 조항이 아니라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적은 조문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이 시책과 별개로 움직이는 삭제 절차, 처벌 조항을 함께 놓고 보셔야 합니다.
새로 들어온 조문이 말하는 것
제4조의2 제1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수범자로 지목했습니다. 두 기관이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문장이 닫혀 있으므로 재량이 아닙니다.
무엇을 대상으로 삼는지도 조문이 그려 놓았습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어떤 사람의 얼굴이나 목소리, 몸을 담은 자료를 본인 뜻과 달리 편집하거나 합성하고 가공한 정보가 여기서 말하는 합성영상등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구 퍼져 생기는 성범죄와 명예훼손, 사기 피해를 미리 줄이는 것이 시책의 목적이라고 적었습니다. 성범죄만 떼어 놓지 않고 세 가지를 나란히 적은 점이 눈에 띕니다.
시책에 반드시 담겨야 하는 여섯 가지
제2항이 항목을 정해 두었습니다. 포함되어야 한다는 표현이므로 빠뜨릴 수 없는 목록입니다.
- 합성영상등으로 인한 피해 실태 파악
- 합성영상등의 유통 실태 파악
- 합성영상등 관련 국내외 기술 동향 파악
- 무분별한 유통 방지를 위한 기술 개발의 촉진
- 유통 방지와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ㆍ홍보
- 그 밖에 유통 방지와 피해 예방에 필요한 사항
앞의 세 항목이 모두 파악으로 끝난다는 점을 보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만들어지고 어디로 도는지를 먼저 세어 보라는 뜻입니다. 기술로 막는 일은 네 번째에 가서야 나옵니다.
시책이 놓여 있는 자리
제4조의2만 홀로 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법에는 권리를 해치는 정보가 도는 것을 줄이려는 장치가 여러 층으로 깔려 있고, 새 조문은 그 위에 한 층을 더 얹은 모양입니다.
바로 앞의 제44조가 바탕입니다.
제1항은 이용자에게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처럼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시키지 말라고 하고, 제2항은 사업자에게 그런 정보가 돌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를 지웁니다. 제3항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기술개발과 교육, 홍보에 관한 시책을 마련해 사업자에게 권고할 수 있게 했습니다.
사업자 쪽 자율도 한 줄 있습니다. 제44조의4 제2항은 사업자단체가 청소년유해정보와 제44조의7 제1항의 불법정보가 돌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포함한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정해 시행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처벌은 다른 축에서 움직인다
제4조의2는 기관에 숙제를 준 조문이지 사람을 벌하는 조문이 아닙니다. 형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따로 맡고 있습니다.
거기서는 손이 닿은 단계마다 무게가 달라집니다.
제14조의2는 만든 행위와 퍼뜨린 행위를 같은 자리에 놓았고, 만들 당시에는 본인이 반대하지 않았더라도 나중에 뜻에 반해 퍼뜨린 경우를 같은 항에 함께 적었습니다. 돈을 벌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올린 국면은 형이 한 칸 올라가고, 만들지도 올리지도 않은 채 가지고 있거나 보기만 한 경우도 같은 조 제4항이 따로 다룹니다. 버릇처럼 되풀이하면 제5항이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더하며, 제15조는 미수도 처벌 대상에 넣었습니다.
합성물이 요구의 지렛대로 쓰이면 조문이 바뀝니다. 제14조의3이 협박에 쓴 국면과 그 협박으로 무엇인가를 시킨 국면을 나누어 형을 다시 올려 두었고, 제15조의3은 제14조부터 제14조의3까지의 죄로 생긴 재산과 그 보수를 몰수 또는 추징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미 올라간 것을 내리는 절차
형사 절차와 별개로 게시물을 내리는 통로가 있습니다.
제44조의2 제1항이 그 창구입니다. 일반에 공개할 목적으로 올라간 정보 때문에 사생활이나 명예 같은 권리를 다친 사람은, 그 정보를 다룬 사업자를 상대로 어떤 침해가 있었는지를 소명해 지워 달라거나 반박하는 글을 실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처리 경과를 어떤 수단으로 통지받을지도 함께 정해 둘 수 있습니다.
요청을 받은 쪽은 지체 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제2항은 삭제나 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과 게재자에게 알리도록 했습니다.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다툼이 예상되면 제4항의 임시조치로 접근을 막아 둘 수 있는데, 그 기간은 30일 이내입니다. 제6항은 제공자가 필요한 조치를 하면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고 하여, 빨리 내리는 쪽에 유인을 붙여 두었습니다.
불법정보로 보아 막는 길
사업자가 움직이지 않을 때 쓰는 통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제44조의7 제1항은 정보통신망을 통한 불법정보의 유통을 금지하면서 아홉 개 남짓한 유형을 늘어놓았습니다. 음란한 화상이나 영상을 배포ㆍ전시하는 정보가 제1호이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 사실을 드러내어 명예를 훼손하는 정보가 제2호입니다.
그다음이 이 조문의 핵심입니다.
제3항을 보시기 바랍니다.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먼저 거친 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사업자나 게시판을 관리ㆍ운영하는 쪽을 상대로 해당 정보를 다루지 못하게 하거나 멈추게 하거나 범위를 좁히도록 명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다만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제2호와 제3호의 정보는 피해를 받은 사람이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그런 명령을 내릴 수 없습니다. 당사자의 뜻을 앞세운 구조입니다.
지금 하실 수 있는 것
순서가 중요합니다. 내리는 일과 남기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면을 지우기 전에 주소와 게시 시각, 계정명이 함께 보이도록 갈무리해 두십시오. 삭제가 이루어지면 그 화면은 다시 만들 수 없습니다. 상대에게 직접 연락해 내려 달라고 하는 방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제14조의3이 예정한 국면으로 들어가기 쉽기 때문입니다.
주의
게시물 주소와 화면을 갈무리하기 전에 신고부터 하면 증거가 함께 사라집니다. 보존과 삭제요청은 같은 날에 나란히 진행하시고, 갈무리 파일은 원본 그대로 별도의 저장장치에 옮겨 두십시오.
정리
세 갈래가 따로 돕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조의2는 국가가 실태를 세고 기술과 교육에 손을 대라는 조문이고,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와 제14조의3은 만든 사람과 퍼뜨린 사람, 협박에 쓴 사람을 나누어 벌합니다. 그리고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와 제44조의7이 이미 올라간 화면을 내리는 통로입니다. 피해자 쪽에서 당장 붙잡을 것은 세 번째 갈래와 증거 보존이며, 그 위에 형사 고소를 올리는 순서가 됩니다. 갈무리를 마친 뒤 변호사와 함께 삭제요청과 고소장을 같이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의2, 제44조의2, 제44조의7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 제14조의3, 제15조, 제15조의3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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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제 얼굴만 합성한 것인데도 처벌이 됩니까?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은 만드는 행위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얼굴이나 목소리, 몸 가운데 어느 하나만 가져다 쓴 경우에도 조문에 걸리므로, 몸이 다른 사람의 것이라는 사정은 빠져나갈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퍼뜨리지 않고 보기만 한 사람도 책임이 있습니까?
제14조의2 제4항이 그 경우를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편집물이나 복제물을 지니거나 사들이거나 저장하는 것, 들여다보는 것까지 같은 항에 함께 들어 있습니다.
사업자가 삭제 요청을 받고도 그냥 두면 어떻게 합니까?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2항은 지체 없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신청인에게 알리도록 정합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제44조의7 제3항에 따른 심의와 처리 제한 명령을 구하는 방향으로 넘어갑니다.
제4조의2를 근거로 제 게시물을 내려 달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 조문은 두 기관에 시책 마련 의무를 지운 규정이어서 개별 게시물을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삭제는 제44조의2의 요청 절차로, 처벌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로 각각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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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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