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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30일조회 2

선서를 시키지 않고 듣는 증언

법정에서 증인이 자리에 서면 먼저 선서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 피해자가 증언하는 날에는 그 절차가 통째로 빠지기도 합니다. 재판을 지켜보던 보호자가 놀라 묻는 대목이 여기입니다. 선서를 시키지 않았으니 그 말이 가볍게 취급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입니다. 형사소송법은 선서를 원칙으로 세워 두면서 두 경우만 예외로 빼 두었고, 그 예외의 뜻은 진술의 무게를 낮추는 데 있지 않습니다. 조문을 따라가며 짚어 보겠습니다.

원칙은 어디에 적혀 있나

제156조 한 줄입니다. 증인에게는 신문 전에 선서하게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고, 뒤에 법률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순서가 정해져 있다는 점을 먼저 보십시오. 선서는 신문이 끝난 뒤가 아니라 신문 전에 이루어집니다. 말을 다 듣고 나서 그 말에 책임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책임의 무게를 먼저 얹어 놓고 묻는 구조입니다.

단서가 가리키는 다른 규정이 바로 뒤에 나옵니다.

선서는 어떤 모양으로 하나

제157조가 형식을 네 항으로 나누어 적었습니다. 형식이 이렇게 세밀한 조문은 많지 않습니다.

  1. 선서는 선서서에 따라 합니다.
  2. 선서서에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거짓말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한다는 문구가 적힙니다.
  3. 재판장은 증인에게 선서서를 낭독하고 기명날인하거나 서명하게 합니다.
  4. 낭독이나 서명을 하지 못하는 증인이면 참여한 법원사무관등이 대행합니다.

제4항은 자세까지 정했습니다. 선서는 일어서서 엄숙하게 하여야 한다는 문장입니다. 앞뒤로 제158조가 한 겹을 더 얹습니다. 재판장은 선서할 증인에게 선서 전에 위증의 벌을 경고해야 합니다.

절차가 이렇게 촘촘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이 의식을 거친 사람에게만 위증의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외는 몇 가지인가

둘입니다. 제159조의 제목이 선서 무능력이고, 두 개 호로 끝납니다.

첫째는 16세 미만의 자입니다. 둘째는 선서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입니다. 이 중 하나에 해당하면 선서하게 하지 아니하고 신문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문언의 술어를 보십시오. 할 수 있다가 아니라 하여야 한다입니다. 재판장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긴 규정이 아니라, 선서를 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열다섯 살 피해자에게 선서서를 읽게 했다면 그것이 오히려 절차에 어긋납니다.

선서 무능력
말할 능력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선서라는 약속의 의미와 그것을 어겼을 때 따르는 결과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법이 미리 정해 둔 상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증언을 못 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선서만 빼고 신문합니다. 증인적격 자체는 그대로 남습니다.

나이 말고 무엇을 보나

제2호가 실무에서 더 자주 쓰입니다. 나이로 잘리지 않는 사정을 담기 위한 호이기 때문입니다.

열여섯 살을 넘겼더라도 지적장애나 발달장애가 있어 선서의 의미를 붙잡기 어렵다면 이 호에 들어갑니다. 판단은 재판장이 그 자리에서 합니다. 통상 재판장이 몇 마디를 건네 이해도를 살핀 뒤 선서 없이 신문하기로 정하고, 그 경위가 공판조서에 남습니다.

나이를 따질 때 기준 시점은 증언하는 날입니다. 사건이 일어난 때가 아닙니다. 수사 단계에서 열넷이었던 피해자가 공판에 나오는 날 열일곱이 되어 있으면 제1호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선서가 빠지면 증언의 무게가 달라지나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 점이 가장 자주 오해되는 자리입니다.

제159조는 선서를 면제할 뿐 증언 자체를 제한하지 않습니다. 선서 없이 한 진술도 적법하게 조사된 증거이고, 법관은 다른 증거와 마찬가지로 그 내용을 자유롭게 판단합니다. 선서한 증언에 가중치를 주라고 적어 둔 조문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법정에서 나오는 선서를 하지 않았으니 믿을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은 조문의 근거를 갖지 못합니다. 다투어야 할 것은 선서의 유무가 아니라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 다른 증거와의 부합 여부입니다.

구분선서한 증인선서 없이 신문한 증인
증인으로 신문할 수 있는지가능가능
진술을 증거로 쓸 수 있는지가능가능
위증죄의 주체가 되는지된다되지 않는다
선서 거부에 따른 과태료문제될 수 있음해당 없음

위증의 책임은 어디에서 갈리나

형법 제152조 제1항의 주어에서 갈립니다.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라고 적혀 있습니다.

주어에 선서라는 조건이 달려 있으므로, 선서 없이 신문받은 증인이 사실과 다른 말을 했더라도 이 조문의 주체가 되지 못합니다. 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제153조는 그 사건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했습니다.

이 구조가 제159조의 취지를 거꾸로 비춰 줍니다.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는 형식만 밟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거부와 무능력은 어떻게 다른가

섞이기 쉬운 두 개념입니다. 결과가 정반대입니다.

제160조는 제148조와 제149조에 해당하는 증인에게 재판장이 신문 전에 증언을 거부할 수 있음을 설명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증인 본인이 선택하는 권리입니다. 반면 제161조 제1항은 정당한 이유 없이 선서나 증언을 거부한 증인에게 결정으로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게 했고, 제2항은 그 결정에 즉시항고를 열어 두었습니다.

선서 무능력은 이 둘 어디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거부한 것이 아니라 법이 애초에 선서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이므로, 과태료가 문제 될 여지가 없습니다.

확인할 것
· 증언하는 날을 기준으로 피해자가 열여섯 살이 되었는지
· 선서 없이 신문하기로 한 경위가 조서에 적혔는지
· 신뢰관계인 동석이나 중계장치 신문을 함께 신청했는지
· 진술조력인의 참여가 필요한 사정이 있는지
· 증언 전에 검사실과 질문의 흐름을 정리해 두었는지

정리

선서는 원칙이고, 제159조가 둘만 예외로 빼 두었습니다. 열여섯 살이 되지 않은 증인과 선서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증인입니다.

예외의 뜻은 진술을 가볍게 다루라는 데 있지 않습니다. 위증의 벌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에게 그 형식을 씌우지 말라는 것이고, 증언의 신빙성은 선서 여부가 아니라 내용으로 따집니다. 어린 피해자가 증인으로 나서는 사건이라면 선서보다 동석과 신문 방식을 어떻게 정할지가 실제 쟁점이 됩니다. 기일 전에 검사실과 변호사에게 사정을 미리 전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56조, 제157조, 제158조, 제159조, 제160조, 제161조 · 형법 제152조, 제15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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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열다섯 살인 아이가 선서 없이 증언했습니다. 판결에 불리하게 작용하나요?

선서를 면제하는 조문은 증언의 증거가치를 낮추는 규정이 아닙니다. 법관은 진술의 구체성과 일관성, 다른 증거와의 부합을 보고 판단하므로 선서가 없었다는 사정 자체가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선서를 하지 않았으니 거짓말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위증죄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을 주체로 삼으므로 그 죄로는 묻지 못합니다. 다만 수사기관에 허위 사실을 신고해 타인을 처벌받게 하려 한 경우처럼 다른 범죄가 문제 되는 상황은 별개로 남습니다.

아이가 열일곱 살인데 발달장애가 있습니다. 선서를 해야 하나요?

나이 기준에는 걸리지 않지만 선서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라는 두 번째 호가 있습니다. 재판장이 이해 정도를 확인해 선서 없이 신문하도록 정할 수 있으므로, 진단 자료를 미리 제출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선서 없이 신문한 사실은 어디에 남습니까?

공판조서에 기재됩니다. 선서를 시키지 않은 이유와 경위가 함께 적히므로, 뒤에 절차를 두고 다툼이 생겼을 때 그 기재가 확인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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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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