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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4일조회 0

구속 심사장에 피해자 측 변호사가 서는 이유

신고하고 열흘쯤 지난 저녁, 담당 수사관이 가해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알려 옵니다. 곧이어 피해자 변호사에게서 문자가 옵니다. 내일 오후 심사에 출석해 의견을 내겠다는 내용입니다. 피해자는 되묻습니다. 그 자리는 판사와 피의자, 검사만 있는 곳 아니냐고요. 피의자 쪽 가족도 같은 소식에 당황합니다. 상대편 변호사가 왜 구속 여부를 정하는 자리에 들어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은 성폭력 사건에만 따로 마련된 규정에서 나옵니다.

구속 심사는 원래 누구의 자리였나

형사소송법이 정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은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불러 묻는 절차입니다. 판사는 심문 날짜와 장소를 검사, 피의자, 변호인에게 알리고, 검사와 변호인은 출석해 의견을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변호인은 피의자의 변호인을 말합니다.

피해자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그 틈을 메웠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와 법정대리인이 선임한 변호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문장에 증거보전절차, 공판준비기일, 공판절차가 나란히 들어 있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판결까지 피해자 쪽 목소리가 빠지는 구간이 없도록 한 설계입니다.

판사는 무엇을 보고 구속을 정하나

구속하려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없앨 염려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법은 판사가 함께 고려할 사정을 따로 적었습니다.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위험성, 그리고 피해자와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입니다.

마지막 항목이 피해자 변호사가 그 자리에 서는 이유입니다. 수사 기록에는 사건 당일의 일이 주로 담기지만, 신고 뒤에 벌어진 일은 피해자가 가장 잘 압니다.

판사가 살피는 사정피해자 쪽이 보탤 수 있는 자료
증거를 없앨 염려영상이나 메시지를 지워 달라거나 진술을 바꿔 달라는 요구가 담긴 기록
도망할 염려신고 뒤 연락을 끊고 거처를 옮겼다는 사정을 아는 경우 그 경위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집 앞이나 직장 근처에 나타난 일, 지인을 통한 압박, 반복된 연락 내역
재범의 위험성같은 방식의 접근이 다른 사람에게도 있었다는 정황

이런 사정은 피의자 쪽 변호인이 먼저 꺼낼 리 없고, 수사기관도 모두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따로 전달할 통로가 필요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변호사는 무엇을 하나

역할은 의견 진술입니다. 피의자를 직접 신문하거나 증거를 조사하는 권한이 아니라 구속이 필요한 이유를 피해자 입장에서 설명하는 일이며, 구체적인 진행 방식은 대법원규칙에 맡겨져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구두로 짧게 말하고 서면을 함께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사 시간이 넉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면에는 대개 다음 내용이 담깁니다.

  • 피의자와 피해자의 관계, 생활 반경이 겹치는 정도
  • 신고 이후 피의자 쪽에서 온 연락의 날짜와 내용
  • 피해자가 현재 겪는 불안과 일상의 변화
  • 석방될 경우 우려되는 구체적인 장면

피해자 본인이 심사장에 나가 가해자와 마주칠 필요는 없습니다. 조문이 출석과 진술의 주체로 적어 둔 사람은 변호사입니다. 대신 말해 줄 사람을 세워 두는 것이 이 제도의 요점입니다.

심사까지 시간은 얼마나 있나

생각보다 짧습니다.

체포된 피의자에 대해 영장이 청구되면 판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된 날의 다음 날까지 심문해야 합니다. 체포되지 않은 피의자라면 판사가 구인한 뒤 곧바로 심문합니다.

주의
형사소송법상 심문 날짜를 통지받는 사람은 검사, 피의자, 피의자의 변호인입니다. 피해자 변호사는 이 목록에 없습니다. 영장 신청 사실을 늦게 알면 출석할 권리가 있어도 쓰지 못합니다.

그래서 피해자 쪽은 미리 움직여야 합니다. 조사 단계에서 담당 사법경찰관에게 영장 신청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청해 두고, 검사에게는 피의자의 구속ㆍ석방 같은 구금 사실을 통지해 달라고 신청해 둘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선임되어 있다면 이 연락 창구를 변호사 쪽으로 정해 두는 편이 빠릅니다.

아직 변호사가 없다면 검사에게 기대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해 권익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거나 장애로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하다면 국선변호사 선정은 의무입니다.

문제는 시점입니다. 영장 신청 소식을 듣고 그때 선정을 요청하면 심문 기일을 놓치기 쉽습니다. 고소하거나 첫 조사를 받는 날 선정 요청을 함께 해 두면, 이후 구속 심사든 증거보전이든 같은 변호사가 이어서 맡을 수 있습니다.

피의자 쪽에서 보면 무엇이 달라지나

심사장에 반대편 의견이 들어온다는 점을 전제로 준비해야 합니다. 신고 이후 피해자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나 지인을 통한 합의 제안은 위해 우려의 근거로 제출될 수 있고, 좋은 뜻이었다는 설명은 그 자리에서 잘 통하지 않습니다.

피의자 쪽이 챙길 것은 이렇습니다.

  1. 주거와 직장이 일정하다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2. 피해자와의 모든 연락을 멈추고, 합의 의사는 변호인을 통해서만 전합니다.
  3. 휴대전화 자료를 지우지 않고 수사에 응하겠다는 태도를 구체적으로 밝힙니다.

변호인이 없으면 판사가 직권으로 선정합니다. 다만 짧은 시간에 기록을 파악해야 하므로, 사선이든 국선이든 가능한 한 빨리 만나 사정을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속 여부가 정해진 뒤에도 역할이 남나

구속 여부가 정해져도 피해자 변호사의 일은 끝나지 않습니다.

피해자 변호사는 공판준비기일과 공판에도 출석해 의견을 낼 수 있고, 증거보전 뒤의 서류나 재판 중인 사건의 기록을 열람ㆍ등사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를 대리할 수 있는 소송행위 전반에 대해 포괄적인 대리권도 가집니다.

영장이 기각된 뒤에도 접근이 이어진다면 날짜와 내용을 기록해 두었다가 변호사를 통해 수사기관에 알려야 합니다.

정리

구속 심사는 본래 판사, 검사, 피의자 쪽이 서는 자리였습니다. 성폭력 사건에서는 법이 피해자 변호사에게 출석해 의견을 말할 권리를 주었고, 그 이유는 판사가 따져야 할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를 피해자 쪽이 가장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다만 심문은 청구 다음 날까지 열릴 만큼 빠르고, 기일 통지도 피해자 변호사에게 오지 않습니다. 피해자라면 변호사 선임과 연락 창구를 미리 정해 두시고, 피의자라면 반대편 의견이 들어온다는 점을 전제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 형사소송법 제70조, 제201조, 제201조의2, 제259조의2

관련 안내: 부산 성범죄변호사 · 성범죄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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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피해자 본인이 구속 심사에 직접 나가야 하나요?

법은 피해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도록 정했습니다. 피해자가 직접 나가 가해자와 마주칠 필요 없이 변호사를 통해 의견을 전할 수 있습니다.

심사 날짜는 피해자 쪽에도 통지되나요?

형사소송법상 심문 기일 통지 대상은 검사, 피의자, 피의자의 변호인입니다. 피해자 쪽은 담당 수사관에게 영장 신청 여부를 알려 달라고 요청하고, 검사에게 구금 사실 통지를 신청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요?

검사는 변호사가 없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고, 19세 미만이거나 장애로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피해자에게는 반드시 선정해야 합니다. 고소나 첫 조사 때 함께 요청해 두면 좋습니다.

피의자인데 피해자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습니다. 문제가 되나요?

신고 이후의 연락은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를 판단하는 자료로 제출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직접 연락하지 말고, 사과나 합의 의사는 변호인을 통해 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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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3

대표 변호사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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