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딸이 학원 차 안에서 겪은 일을 말한 다음 날, 어머니는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서 조사 일정을 잡았습니다. 담당 수사관이 전화로 진술조력인이라는 사람을 신청할 수 있다고 알려 주었는데, 그 사람이 조사 전에 아이를 따로 만나 본다는 말에 멈칫했습니다. 무엇을 보려는 것인지, 그 결과가 어디로 가는지, 아이가 낯선 사람을 한 명 더 만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궁금해집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6조가 조사 전 면담과 그 뒤에 나오는 의견을 어떻게 정해 두었는지 차례대로 짚었습니다.
수사관이 먼저 알려 주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조사 날짜가 잡히기 전에 수사기관 쪽에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36조 제2항에 따라 검사나 사법경찰관은 조사에 앞서 아이와 보호자, 변호사에게 진술조력인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고지는 의무입니다.
이 고지를 받는 쪽은 19세미만피해자등의 가족입니다. 열아홉 살이 되지 않은 피해자가 기본이고, 나이와 상관없이 장애 탓에 판단이나 의사 결정이 어려운 피해자도 같은 묶음에 들어갑니다. 어른이라도 장애가 있다면 같은 절차를 안내받습니다.
신청은 피해자 본인, 법정대리인, 변호사 가운데 누가 해도 되고, 신청이 없어도 수사기관이 직권으로 참여시킬 수 있습니다.
진술조력인
말로 뜻을 전하기 어려운 성폭력 피해자를 형사절차에서 돕도록 법무부장관이 양성하는 사람입니다. 아동과 장애인의 심리를 다루는 분야(정신건강의학ㆍ심리학ㆍ사회복지학ㆍ교육학 등)의 전문가이거나 그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법무부의 교육 과정을 마치면 명부에 오릅니다.
조사 전에 아이를 따로 만나는 이유는
신청이 들어오면 곧바로 조사실에 앉는 것이 아닙니다. 제36조 제3항이 그 사이에 한 단계를 두었습니다. 조사가 열리기 전에 진술조력인이 아이를 먼저 만나고, 도움이 필요한 정도를 평가해 그 결과를 수사기관에 낼 수 있게 한 것입니다.
면담에서 보는 것은 사건의 내용이 아닙니다.
아이가 질문을 어디까지 알아듣는지, 시간과 순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집중이 유지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이 결과에 따라 질문의 길이와 어휘, 쉬는 시간, 그림이나 인형 같은 보조 도구의 사용이 정해집니다.
조사 전에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 진술이 오염되었다는 공격을 뒤에 받을 수 있습니다. 보호자도 아이에게 그날 일을 되묻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면담 뒤 나오는 의견은 어디로 가나
조력 필요성 평가 의견은 수사기관에 제출됩니다. 수사기관은 이 의견을 참고해 진술조력인을 참여시킬지, 어떤 방식으로 보조하게 할지를 정합니다.
조사가 끝난 뒤에 나오는 의견은 성격이 다릅니다. 제36조 제4항에 따라 조사에 들어왔던 진술조력인은 아이가 말을 어떻게 알아듣고 어떻게 표현하는지, 어떤 특성이 있는지를 적은 의견을 수사기관뿐 아니라 법원에도 낼 수 있습니다. 아이가 왜 그렇게 대답했는지를 설명하는 자료입니다.
피고인 쪽이 아이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다고 다툴 때, 그 불일치가 기억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 방식의 특성에서 온 것임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 단계 | 근거 | 누가 무엇을 |
|---|---|---|
| 고지 | 제36조 제2항 | 수사기관이 조사 전에 신청 가능 사실을 피해자ㆍ법정대리인ㆍ변호사에게 알림 |
| 신청 또는 직권 | 제36조 제1항 | 피해자 쪽 신청이나 수사기관 직권으로 참여 결정, 피해자 쪽이 원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음 |
| 조사 전 면담 | 제36조 제3항 | 진술조력인이 피해자를 면담해 조력 필요성 평가 의견을 수사기관에 제출 |
| 조사 참여 | 제36조 제1항 | 조사과정에서 의사소통을 중개하거나 보조 |
| 조사 후 의견 | 제36조 제4항 | 의사소통ㆍ표현 능력과 특성에 관한 의견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출 |
| 검증ㆍ재판 | 제36조 제5항, 제37조 | 검증에도 같은 절차를 준용, 증인신문에는 법원 결정으로 참여 |
원하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나
있습니다. 제36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아이나 보호자가 싫다는 뜻을 밝히면 진술조력인은 들어오지 않습니다.
다만 거절하기 전에 따져 볼 것이 있습니다.
제27조의 변호사는 피해자 쪽의 권익을 지키는 사람이고, 신뢰관계인은 아이 곁에서 안정을 주는 사람입니다. 진술조력인은 질문과 답이 왜곡 없이 닿도록 돕는 사람이어서, 아이가 말이 느리거나 장애가 있다면 이 사람의 유무가 진술의 질을 바꿉니다.
면담 자체가 부담스럽다면 수사관에게 그 사정을 말씀하시면 됩니다. 면담 장소와 시간은 조정이 가능합니다.
조사실에서는 무엇이 함께 돌아가나
진술조력인 절차는 혼자 작동하지 않습니다. 19세미만피해자등의 조사에는 몇 가지가 한꺼번에 붙습니다.
- 제26조에 따라 성폭력범죄 전담 수사관이 맡고, 아이의 나이와 발달 수준, 마음 상태, 장애의 정도를 두루 살펴 조사해야 합니다
- 제27조 제6항에 따라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반드시 선정합니다
- 제30조에 따라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이 영상으로 녹화되고, 녹화 사실과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조사 전에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 제29조 제3항에 따라 진술 절차가 타당한 이유 없이 지연되지 않도록, 아동 친화적으로 설계된 장소에서, 피의자와 마주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조사 전 면담은 이 장치들이 돌아가도록 설계도를 미리 그리는 일입니다.
보호자가 챙겨 둘 것은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지만 분명합니다.
확인할 것
· 진술조력인 신청 가능 사실을 고지받았는지, 받았다면 언제 누구에게서인지
· 아이의 장애 등록이나 발달 평가 자료가 있다면 면담 전에 수사관에게 전달했는지
· 변호사가 선정되었는지, 없다면 국선변호사 선정을 요청했는지
· 면담 날짜와 조사 날짜 사이에 아이에게 사건을 되묻지 않았는지
· 조사 후 제출되는 의견서의 존재를 변호사가 알고 있는지
진술조력인은 제38조에 따라 아이의 인적사항과 사생활에 관한 비밀을 누설할 수 없습니다.
정리
성폭력처벌법 제36조는 19세미만피해자등의 조사에 진술조력인을 두는 조문이고, 그 안에 조사 전 면담이라는 단계를 따로 두었습니다. 신청할 수 있다는 안내는 수사기관의 의무이고, 면담 뒤 조력이 필요한 정도를 평가한 결과는 수사기관으로 갑니다.
면담은 사건 내용이 아니라 의사소통 방식을 보는 자리이며, 조사 뒤에는 표현 능력과 특성에 관한 의견이 수사기관과 법원으로 갑니다. 원하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
고지를 받았는지부터 확인하시고, 아이에게 사건을 되묻지 않은 채, 피해자 변호를 다루는 변호사와 함께 조사 일정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제27조, 제29조, 제30조, 제35조, 제36조, 제37조, 제3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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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진술조력인이 조사 전에 아이를 만난다는데, 사건 이야기를 또 시키는 건가요?
아닙니다. 제36조 제3항의 면담은 도움이 필요한 정도를 가늠하는 자리여서 아이가 질문을 어디까지 이해하고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봅니다. 사건 내용을 조사 전에 반복하면 진술 오염 공격을 받을 수 있어 그 부분은 다루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수사관이 진술조력인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습니다.
제36조 제2항에 따라 수사기관은 조사에 앞서 아이와 보호자, 변호사에게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합니다. 안내가 없었다면 조사 날짜 전에 수사관에게 신청 의사를 밝히시고, 변호사가 있다면 변호사를 통해 신청하십시오.
면담 뒤에 나온 의견서를 부모가 볼 수 있나요?
조력 필요성 평가 의견은 수사기관에 제출되는 자료입니다. 열람은 제27조에 따른 피해자 변호사가 소송 기록의 열람ㆍ등사 권한으로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변호사를 통해 확인을 요청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법정에서도 진술조력인이 함께하나요?
제37조에 따라 법원은 스스로 또는 신청을 받아 결정으로 진술조력인을 증인신문에 들어오게 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검사와 아이 쪽 모두 할 수 있고, 법원도 신문 전에 그 점을 안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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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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