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한 시가 넘어 딸의 방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났습니다. 문을 열자 아이는 휴대전화를 등 뒤로 숨겼고, 한참 만에 보여 준 화면에는 낯선 계정의 메시지가 줄지어 있었습니다. 내일까지 돈을 보내지 않으면 사진을 학교에 뿌리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부모의 손도 떨립니다. 이 밤에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그리고 상대의 행동이 법에서 어떤 무게를 갖는지를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상대가 한 일은 어떤 죄가 되나
아이의 몸이 성적으로 드러난 사진은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말하는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 사진을 쥐고 아이를 겁주는 행위를 따로 떼어 처벌하는 조문이 제11조의2입니다.
이 조문은 두 단계로 짜여 있습니다. 사진으로 협박만 해도 제1항이 적용되고, 그 협박에 눌려 아이가 돈을 보내거나 사진을 더 찍어 보내는 등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게 되면 제2항으로 넘어가 형이 올라갑니다. 끝까지 이루지 못한 미수도 처벌 대상입니다.
| 상대의 행동 | 근거 | 정해진 형 |
|---|---|---|
| 사진을 빌미로 겁을 줌 | 제11조의2 제1항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 겁을 주어 송금, 추가 촬영, 만남을 하게 함 | 제11조의2 제2항 | 5년 이상의 유기징역 |
| 같은 짓을 되풀이함 | 제11조의2 제4항 | 위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
| 실제로 사진을 퍼뜨림 | 제11조 제3항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
벌금으로 끝나는 칸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이에게는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왜 그런 사진을 보냈느냐는 질문은 오늘 밤에는 접어 두십시오. 아이가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상대보다 부모의 반응인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네 잘못이 아니라는 말을 분명히 해 주시고, 이제부터는 부모가 함께 처리하겠다고 알려 주십시오. 그리고 상대에게 더는 답장하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아이가 혼자 달래거나 사정하는 메시지를 보내면 상대는 그것을 압박이 통한다는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휴대전화를 빼앗듯 가져가는 것도 피하십시오. 아이의 동의를 얻어 함께 화면을 정리하는 편이 다음 단계에서 아이의 협조를 끌어내기 쉽습니다.
대화는 어떻게 남겨 두나
차단과 신고 버튼부터 누르고 싶어지지만 순서가 반대입니다. 차단하거나 대화방을 나가면 기록이 사라지는 메신저가 적지 않습니다.
- 대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이 보이게 화면을 저장합니다. 메신저에 대화 내보내기 기능이 있으면 함께 씁니다.
- 상대 계정의 아이디, 프로필 화면, 접속 주소를 따로 남깁니다.
- 돈을 보내라며 알려 준 계좌번호나 결제 수단을 기록합니다.
- 아이의 휴대전화는 초기화하거나 앱을 지우지 말고 그대로 둡니다.
사진 파일 자체는 부모의 휴대전화로 옮기거나 다른 가족에게 보내지 마십시오. 원본은 아이 기기에 그대로 둔 채 수사기관에 넘기는 것이 맞습니다.
돈을 보내면 끝나지 않을까
끝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 번 돈이 들어오면 상대는 이 가족이 겁을 먹었다고 판단하고 금액을 올리거나 다른 요구를 덧붙입니다. 사진을 지웠다는 말도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송금은 해결이 아니라 다음 요구의 출발점이 되기 쉽습니다.
이미 보냈다면 숨기지 마십시오. 송금 내역과 받는 계좌의 정보는 상대를 찾는 데 가장 빠른 단서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 상대에게 돈을 보내거나 기한을 늦춰 달라고 사정하기
· 부모가 아이인 척 상대와 대화를 이어 가기
· 아이의 사진을 지인에게 보여 주며 의견을 묻기
· 상대 계정을 찾아내 직접 경고하기
신고는 어디에 하고 무엇을 요청하나
제34조 제1항은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를 알게 된 사람은 누구든지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급하면 112, 시간이 있으면 가까운 경찰서 사이버수사 부서를 찾아가시면 됩니다.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된 형사소송법 제237조에 따라 고소장은 사법경찰관에게 냅니다.
사진이 이미 퍼졌다면 요청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제38조의2 제1항은 사법경찰관리가 성착취물이 정보통신망에서 유통되는 것을 확인하면 지체 없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나 접속차단을 요청하여야 한다고 정했고, 그 처리절차를 피해 아이와 보호자에게 알려 주도록 했습니다. 접수할 때 이 조치를 해 달라고 말해 두십시오.
유포 여부를 계속 살피는 일은 가족이 감당하기 벅찹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삭제 지원을 함께 신청해 두면 부담을 나눌 수 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아이는 어떻게 보호받나
제30조에 따라 피해 아이와 법정대리인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6항이 준용되어 19세 미만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합니다. 조사 일정 조율이나 진술 준비를 변호사가 맡으면 아이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부모가 아이 대신 상대 계정과 씨름하던 일도 변호사에게 넘길 수 있습니다.
상대가 아이의 주소나 학교를 알고 있어 다시 해를 입을 걱정이 크다면 제38조의2 제3항도 있습니다. 경찰이 아이의 동의를 얻어 보호시설이나 상담시설로 인도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집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떠올려 둘 만한 선택지입니다.
정리
몸 사진을 쥐고 아이를 협박하는 일은 그 자체로 3년 이상의 징역이 정해진 죄이고, 돈이나 추가 사진을 받아 내면 5년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법은 상대를 무겁게 보고 있습니다.
부모가 오늘 밤 할 일은 세 가지입니다. 아이를 탓하지 않고, 대화를 지우지 않고 남기고, 돈을 보내지 않는 것입니다. 그다음 신고와 삭제 요청을 함께 진행하십시오. 어느 기관에 무엇을 먼저 요청할지 막막하다면 피해자 변호사와 함께 순서를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조, 제11조의2, 제30조, 제34조, 제38조의2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 형사소송법 제23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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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상대가 해외 계정 같습니다. 그래도 신고할 의미가 있나요?
있습니다. 대화 기록과 송금 요구 계좌, 계정 정보는 수사의 단서가 되고, 유포가 확인되면 경찰이 제38조의2 제1항에 따라 삭제나 접속차단을 요청해야 합니다. 신고를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딸이 이미 30만원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더 보내지 말고 송금 내역을 그대로 보관한 채 신고하십시오. 협박에 눌려 돈을 보냈다면 제11조의2 제2항이 문제 되며, 받는 계좌는 상대를 특정하는 단서가 됩니다.
아이 휴대전화의 사진을 지워 버리면 안 되나요?
수사가 끝나기 전에는 지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원본과 대화 기록이 함께 있어야 협박의 내용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기기로 옮기거나 남에게 보내지는 마십시오.
변호사를 꼭 선임해야 하나요?
의무는 아닙니다. 다만 19세 미만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해야 하므로 선임하지 않아도 조력을 받을 길이 열려 있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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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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