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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2일조회 0

신문사항을 미리 내고도 반대편에 감추는 이유

19세 미만 피해자가 증인으로 서는 재판에는 다른 사건에 없는 절차가 하나 끼어듭니다. 법원이 증인신문에 앞서 공판준비절차를 열고, 검사와 피고인 쪽에 무엇을 물을 것인지 적은 서면을 미리 받아 두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이 서면은 법원만 봅니다. 상대방은 증인신문이 시작될 때까지 열람도 복사도 하지 못합니다. 미리 내라고 하면서 보여 주지는 않는다는 이 구조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0조의2에 적혀 있습니다. 2023년 7월 11일에 신설된 조문입니다. 왜 이런 모양으로 설계되었는지, 여섯 개 항이 각각 무엇을 맡는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일반 공판준비절차와 무엇이 다른가

목적이 다릅니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5 제1항은 재판장이 효율적이고 집중적인 심리를 위하여 사건을 공판준비절차에 부칠 수 있다고 합니다. 쟁점 정리와 증거 채부가 중심이고, 제266조의9 제1항이 열두 가지 행위를 나열합니다. 반면 특례법 제40조의2 제1항은 법원이 19세미만피해자등을 증인으로 신문하려는 경우 피해자의 보호와 원활한 심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사건을 공판준비절차에 부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이름의 절차를 빌려 오되 용도를 한 사람의 증인신문에 맞춘 것입니다. 그래서 제2항은 이 경우 심리계획을 수립하기 위하여 공판준비기일을 지정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제1항의 술어는 부칠 수 있다이고 제2항의 술어는 지정하여야 한다입니다.

그 기일에는 누가 앉나

제3항과 제4항이 자리를 하나씩 더 놓습니다. 법원은 증인신문을 중개하거나 보조할 진술조력인을 출석하게 할 수 있고, 19세미만피해자등의 변호사는 그 기일에 출석할 수 있습니다.

진술조력인은 제37조 제1항에 따라 재판과정에서 증인신문을 중개하거나 보조하는 사람이고, 피해자의 변호사는 제27조 제3항에 따라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제6항은 그 자리에서 법원이 검사, 피고인, 변호인, 피해자의 변호사, 진술조력인에게 신문사항과 신문방법에 관한 의견을 구할 수 있다고 하여, 무엇을 물을지만이 아니라 어떻게 물을지가 함께 논의되도록 했습니다.

내용술어
제1항19세미만피해자등 증인신문을 위해 공판준비절차에 부침부칠 수 있다
제2항심리계획 수립을 위한 공판준비기일 지정지정하여야 한다
제3항ㆍ제4항진술조력인 출석, 피해자 변호사 출석하게 할 수 있다 / 출석할 수 있다
제5항신문사항 서면의 사전 제출, 증인신문 전 상대방 비공개제출하게 할 수 있다 / 공개하지 아니한다
제6항신문사항과 신문방법에 관한 의견 청취구할 수 있다

신문사항을 미리 받는 목적은 무엇인가

심리계획의 재료입니다. 제5항 본문은 법원이 공판준비절차에서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신문할 사항을 기재한 서면을 미리 제출하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2항의 심리계획과 붙여 읽으면 뜻이 드러납니다. 어떤 질문이 몇 개나 나올지를 법원이 알아야 신문 시간을 잡고, 중계장치를 쓸지, 진술조력인이 어느 대목에서 중개할지를 정할 수 있습니다. 제29조 제2항이 조사 및 심리ㆍ재판 횟수를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한 번의 신문에 필요한 질문이 다 들어가도록 미리 정리해 두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제6항이 신문방법에 관한 의견까지 구하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피해자의 나이와 상태에 맞지 않는 질문 방식을 신문이 시작되기 전에 걸러 낼 기회를 만드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왜 상대방에게는 보여 주지 않나

제5항 단서가 답인데, 제출한 신문사항은 증인신문을 하기 전까지열람ㆍ복사 등을 통하여 상대방에게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검사의 신문사항을 피고인 쪽이 미리 보면 피고인은 그 질문에 맞춘 답을 준비하고, 반대로 피고인 쪽 신문사항을 검사가 미리 보면 증인이 그 질문을 미리 듣게 될 위험이 생깁니다. 증인신문은 형사소송법 제161조의2가 정한 대로 신청한 쪽이 먼저 묻고 상대방이 다음에 묻는 구조인데, 질문지가 오가면 그 구조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조문은 서면이 법원의 심리계획에는 쓰이되 공방의 재료로는 새어 나가지 않도록 막았습니다. 공개하지 않는 기간도 증인신문을 하기 전까지로 한정되어 있어, 신문이 끝난 뒤에는 이 단서의 효력이 없습니다.

상대방
제40조의2 제5항 단서가 쓰는 말입니다. 검사가 낸 서면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변호인이,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낸 서면에 대해서는 검사가 상대방입니다. 법원과 피해자의 변호사, 진술조력인은 이 단서의 상대방이 아니어서 제6항에 따라 의견을 구하는 자리에서 내용을 다룰 수 있습니다.

피고인의 방어에는 어떤 뜻이 있나

질문할 권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제5항은 서면을 내게 할 수 있다고 했을 뿐 서면에 없는 질문을 금지한다고 적지 않았고, 신문 자체는 증인신문 기일에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달라지는 것은 준비의 순서입니다. 피고인 쪽은 상대의 질문을 모른 채 자기 신문사항을 먼저 정리해야 하고, 법원이 제6항에 따라 신문방법에 관한 의견을 구하면 그 자리에서 답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65조의2 제1항에 따라 중계시설을 통한 신문이 함께 결정되면 증인과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 상태로 신문이 진행됩니다.

이 절차에서 방어의 핵심은 질문의 양이 아니라 질문의 정확성이 되므로, 빠진 질문을 나중에 보태기보다 처음에 정리해서 내는 편이 낫습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움직이는 사람은 변호사와 진술조력인입니다.

  • 제27조 제6항 단서에 따라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하여야 하므로, 아직 없다면 검사실에 선정을 요청합니다.
  • 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은 신문 전에 피해자, 법정대리인, 변호사에게 진술조력인 신청이 가능함을 고지하여야 하므로, 고지를 받으면 신청 여부를 정합니다.
  • 제40조의2 제4항에 따라 변호사가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여 제6항의 의견 청취에 참여합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해자가 나가는 자리가 아니므로, 변호사를 통해 신문방법에 관한 의견이 전달되도록 미리 상의해 두시면 됩니다.

정리

제40조의2는 19세미만피해자등의 증인신문을 위해 공판준비절차를 빌려 오되, 그 용도를 심리계획 수립에 맞춘 조문입니다. 진술조력인과 피해자의 변호사가 기일에 들어오고, 법원은 신문사항과 신문방법에 관한 의견을 구합니다.

신문사항 서면을 미리 받는 것은 법원이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증인신문 전까지 상대방에게 감추는 것은 그 서면이 공방의 재료로 새어 나가 증인신문의 구조를 무너뜨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양쪽 모두 준비의 순서가 바뀌는 절차이므로, 기일 통지를 받으셨다면 서면에 무엇을 담을지를 변호사와 함께 먼저 정리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제29조, 제37조, 제40조의2, 제40조의3 · 형사소송법 제161조의2, 제165조의2, 제266조의5, 제266조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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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공판준비절차에 부치는 것은 법원이 반드시 해야 합니까?

제40조의2 제1항의 술어는 부칠 수 있다여서 재량입니다. 다만 부치기로 하면 제2항에 따라 심리계획을 세우기 위한 공판준비기일을 지정하여야 하고, 이 부분은 의무입니다.

피해자 변호사도 신문사항 서면을 볼 수 없습니까?

제5항 단서가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 대상은 상대방입니다. 피해자의 변호사는 제4항에 따라 기일에 출석하고 제6항에 따라 법원이 의견을 구하는 사람이므로, 그 자리에서 신문사항과 신문방법에 관해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서면에 적지 않은 질문은 증인신문에서 할 수 없습니까?

제5항은 서면을 미리 제출하게 할 수 있다고 정했을 뿐 서면 밖의 질문을 금지하는 문장을 두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서면이 심리계획의 틀이 되므로 신문 당일의 진행은 그 계획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증인신문이 끝난 뒤에는 상대방의 신문사항을 볼 수 있습니까?

단서가 비공개로 정한 기간은 증인신문을 하기 전까지입니다. 신문이 끝나면 그 단서는 더 이상 적용되지 않고, 열람ㆍ복사는 형사소송법의 일반 규정에 따라 처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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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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