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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9월 23일조회 0

장애로 항거곤란한 상태를 이용했다는 판단

장애가 있는 사람이 피해자인 사건에서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그런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제6조 제4항을 따로 두어 그 말이 결론을 바꾸지 못하게 했습니다.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로 항거불능이나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한 간음과 추행을 앞의 세 항과 같은 형으로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형법의 준강간 조문에는 없는 항거곤란이라는 말이 여기에 들어 있고, 제7항은 시설의 장과 종사자에게 형을 더 얹습니다. 이 두 항이 어떤 자료를 놓고 판단되는지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제6조는 어떤 층으로 짜여 있나

일곱 개 항이 세 묶음으로 나뉩니다. 제1항부터 제3항까지는 폭행이나 협박이 있는 경우이고, 제4항은 장애로 인한 상태를 이용한 경우이며, 제5항과 제6항은 위계나 위력을 쓴 경우입니다. 제7항은 앞의 여섯 항 전부에 걸리는 가중 규정입니다.

행위의 수단이 다를 뿐 상대가 장애인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그래서 조사 단계에서 어느 항으로 갈지는 피해자가 어떤 상태에 있었고 행위자가 무엇을 했는지에 따라 정해집니다. 힘을 썼으면 제1항 쪽으로, 상태를 이용했으면 제4항 쪽으로, 속이거나 지위를 앞세웠으면 제5항 쪽으로 갑니다. 세 갈래가 한 사건에 겹쳐 검토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형법의 준강간과 무엇이 다른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 간음과 추행을 제297조 등의 예에 따라 처벌합니다. 두 가지 상태만 적혀 있습니다.

특례법 제6조 제4항은 다르게 적었습니다.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한 경우라고 하여, 항거곤란이라는 세 번째 상태를 넣었습니다. 전혀 저항할 수 없는 정도가 아니어도 저항이 어려운 정도면 이 항의 상태에 든다는 뜻입니다.

이 한 단어가 폭을 바꿉니다.

형법 조문으로는 항거불능에 못 미쳐 빠져나가던 사안이 특례법에서는 항거곤란으로 잡힙니다. 상태의 원인이 장애여야 한다는 점만 다를 뿐, 문턱은 형법보다 낮습니다.

항거곤란
저항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가 아니라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특례법 제6조 제4항에만 있는 표현으로, 형법 제299조의 항거불능보다 넓은 범위를 잡습니다.

항거곤란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

장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이 항이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조문이 장애로 인한 상태를 이용했을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 장애가 그 순간의 저항 능력에 어떻게 작용했는지가 자료로 드러나야 합니다.

  • 장애의 종류와 정도를 보여 주는 장애인등록증, 진단서, 복지카드의 등급
  • 피해자가 상황을 이해하고 거부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진술과 전문가 의견
  • 행위자가 피해자의 장애를 알고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관계와 접촉 경위
  • 장소와 시간,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었는지

피해자의 진술이 중심에 놓입니다. 그래서 특례법 제36조는 피해자가 19세 미만이거나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로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진술조력인이 조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제34조는 법정 신문에서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동석하도록 합니다. 두 조문은 항거곤란의 판단 자료를 온전히 남기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형은 어느 항을 따르나

제4항에는 숫자가 없습니다.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고만 적혀 있어, 행위의 결과에 따라 앞의 항에서 형을 빌려 옵니다.

행위의 결과빌려 오는 항법정형
간음제1항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징역
유사강간에 해당하는 행위제2항5년 이상 유기징역
추행제3항유기징역 3년 이상, 또는 벌금 3천만원부터 5천만원까지
시설의 장ㆍ종사자가 보호 대상 장애인에게 한 경우제7항해당 항의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사정은 형의 크기를 바꾸지 않습니다. 제4항이 제1항과 같은 형을 빌려 오기 때문입니다.

시설의 장이나 종사자라면 무엇이 더해지나

제7항은 장애인의 보호나 교육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의 장 또는 종사자가 보호ㆍ감독의 대상인 장애인에게 제1항부터 제6항까지의 죄를 범한 경우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합니다.

세 가지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시설이 장애인의 보호나 교육을 목적으로 할 것, 행위자가 그 시설의 장이나 종사자일 것, 피해자가 그 사람의 보호나 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을 것입니다. 종사자에는 정규직만이 아니라 시설에서 일하며 이용자를 돌보는 사람이 넓게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가중은 형법 제42조 단서에 따라 유기징역의 상한을 50년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위계와 위력의 항과는 어디에서 갈리나

제5항과 제6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 장애인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다룹니다. 간음이면 유기징역 5년 이상이고, 추행이면 유기징역 1년 이상이거나 벌금 1천만원부터 3천만원까지입니다. 제4항과의 차이는 행위자가 무엇을 했느냐에 있습니다.

제4항은 이미 있는 상태를 이용한 것이고, 제5항과 제6항은 속임수나 지위, 힘의 차이를 동원한 것입니다. 어느 항으로 정리되느냐에 따라 형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간음의 경우 제4항은 제1항을 빌려 무기 또는 7년 이상이고 제5항은 5년 이상입니다. 숫자의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시효와 판결 뒤의 절차는 어떻게 되나

장애가 있는 피해자에 대한 형법의 강간ㆍ강제추행ㆍ준강간과 제6조 제2항 등의 죄는 특례법 제21조 제3항에 따라 공소시효 없이 언제든 소추할 수 있습니다. 디엔에이 같은 과학적 증거가 남아 있으면 같은 조 제2항이 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죄에 시효를 10년 연장합니다.

판결 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상정보 등록은 제42조 제1항이, 500시간 범위의 이수명령은 제16조 제2항이 각각 붙이고, 술이나 약물에 취했다는 사정을 감경 사유로 쓰지 않을 수 있게 한 제20조도 이 죄에 적용됩니다.

확인할 것
· 조서의 죄명이 제6조 몇 항인지, 형법 제299조와 함께 적혔는지
· 장애의 종류와 정도를 보여 주는 서류가 기록에 들어갔는지
· 진술조력인 참여와 신뢰관계인 동석을 신청했는지
· 행위자가 시설 종사자라면 제7항의 관계가 조서에 적혔는지

정리

제6조 제4항은 장애로 저항이 어려운 상태를 이용한 행위를 폭행이나 협박이 있는 경우와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형법 제299조에 없는 항거곤란이 들어 있어 문턱이 낮고, 판단은 장애의 정도와 그 순간의 저항 능력을 보여 주는 자료로 이루어집니다.

제7항은 보호나 감독의 관계가 있는 시설 종사자에게 형의 2분의 1을 더 얹습니다. 조서에 적힌 항과 관계를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다음 진술을 남기는 절차에 조력을 신청하시기를 권합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16조, 제20조, 제21조, 제34조, 제36조, 제42조 · 형법 제42조, 제297조, 제29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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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장애인등록이 되어 있으면 바로 제4항이 적용됩니까?

등록 여부는 장애의 존재를 보여 주는 자료일 뿐입니다. 제4항은 그 장애로 인해 항거불능이나 항거곤란 상태에 있었고 행위자가 그 상태를 이용했을 것을 요구하므로, 그 순간의 저항 능력에 관한 진술과 의견이 함께 필요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제4항은 폭행이나 협박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장애로 인한 상태를 이용했는지가 문제이고, 인정되면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형을 그대로 빌려 오므로 형의 크기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조사에서 말을 잘 잇지 못합니다.

특례법 제36조에 따라 검사나 사법경찰관에게 진술조력인의 참여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조사 전에 이 제도를 고지하도록 되어 있으니, 안내를 받지 못했다면 담당 수사관에게 요청하십시오.

시설 직원이었는데 정규직이 아닙니다.

제7항은 시설의 장 또는 종사자라고만 적고 고용 형태를 가리지 않습니다. 시설에서 이용자를 돌보는 일을 했고 피해자가 그 보호나 감독을 받는 관계였는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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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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