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출석을 요구하는 문자가 왔습니다. 몇 주 전 채팅 앱에서 만나 돈을 건넨 상대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는 것입니다. 남성은 상대가 분명히 스물한 살이라고 했고 화장한 얼굴도 성인처럼 보였다고 말합니다. 억울하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승부처는 상대가 거짓말을 했느냐가 아니라, 남성이 그때 무엇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느냐에 있습니다. 나이 인식이 어떻게 다투어지고 어떤 자료가 그 판단을 좌우하는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무엇을 알고 있어야 처벌되나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항은 아동ㆍ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징역이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이고, 벌금이면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입니다. 벌금에도 하한이 걸려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상대가 19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행위자가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형법 제13조가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인식의 정도입니다.
| 그때의 인식 | 문제 되는 조문 |
|---|---|
| 청소년이라는 것을 알았다 | 청소년성보호법 제13조 제1항 |
| 청소년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대로 진행했다 | 고의가 인정되어 같은 조문이 적용될 가능성이 큼 |
| 성인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사정이 있었다 | 청소년 조문은 어렵고, 성매매처벌법 위반이 남음 |
| 16세 미만이라는 것까지 알았다 | 제13조 제3항,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고의가 되나
둘째 줄이 이 사건들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상대가 어려 보인다고 느꼈지만 묻지 않았거나, 물었는데 답이 미심쩍었는데도 만남을 이어 간 경우입니다.
형법 이론은 확정적으로 안 경우뿐 아니라 그럴 가능성을 알면서 받아들인 경우도 고의로 봅니다. 흔히 미필적 인식이라고 부르는 영역입니다. 실무에서도 청소년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품고도 확인 없이 나아갔다면 고의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이를 속였다는 사실 하나로는 부족합니다. 상대가 스물하나라고 말했더라도 대화와 만남의 다른 사정이 그 말을 믿기 어렵게 만들었다면, 그 말을 믿었다는 주장은 힘을 잃습니다.
수사기관은 어떤 자료로 인식을 가리나
결국 남는 자료가 판단합니다. 인식은 머릿속의 일이라 직접 증명할 수 없고, 겉으로 드러난 사정을 모아 추론하게 됩니다.
- 채팅 중 학교, 시험, 수행평가, 교복, 학원 같은 말이 오갔는지
- 상대 프로필 사진과 소개 문구가 어떠했는지
- 만난 시간대가 하교 직후나 주말 낮처럼 학생 생활과 겹치는지
- 만남 장소에 성인 확인 절차가 있었는지
- 남성이 나이를 묻거나 신분증을 확인하려 한 흔적이 있는지
대화 기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남성 쪽에서 보면 불리한 대목과 유리한 대목이 한 화면 안에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대목이 먼저 읽히느냐에 따라 같은 대화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확인하려 한 노력은 어떻게 보여 주나
유리한 사정도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쓸 수 있습니다.
나이를 물었다는 기억만으로는 설득력이 약합니다. 상대가 답한 메시지 원본이 있어야 하고, 그 앞뒤 대화까지 함께 놓여야 맥락이 살아납니다.
상대에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했다거나 성인 인증을 거친 앱이었다는 사정은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주장의 바탕이 됩니다. 반대로 상대가 신분증을 보여 주지 않았는데도 그냥 넘어갔다면, 그 대목이 오히려 의심을 품고도 나아간 증거로 읽힐 수 있습니다.
변호인에게 가져갈 것
· 채팅 앱 대화 전체 (지우지 않은 원본 상태의 휴대전화)
· 상대 프로필 화면, 앱의 성인 인증 절차를 보여 주는 화면
· 만난 날짜, 시간, 장소와 이동 기록
· 송금이나 결제 내역
· 상대가 나이를 말한 메시지의 날짜와 앞뒤 대화
청소년인 줄 몰랐다면 아무 죄도 없나
그렇지 않습니다. 형법 제15조 제1항은 특별히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무거운 쪽에서 벗어날 뿐, 가벼운 쪽까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성인과의 성매매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처벌하기 때문입니다.
16세 미만이었다면 따져 볼 조문이 하나 더 있습니다. 형법 제305조 제2항은 19세 이상의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강간이나 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하며, 돈이 오갔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이 조문에서도 상대의 나이에 대한 인식이 같은 방식으로 다투어집니다.
혐의를 받는 쪽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억울함이 클수록 상대에게 직접 연락해 나이를 속인 사실을 확인받고 싶어집니다. 그것은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주의
청소년과 그 보호자에게 연락해 진술을 부탁하거나 합의를 재촉하면 증거를 흐리려 한 것으로 비칩니다. 폭행이나 협박으로 합의를 강요하면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합니다. 대화 기록을 지우는 것도 같은 결과를 낳고, 스스로 유리한 증거까지 없애게 됩니다.
합의를 원한다면 변호인이 법정대리인인 보호자와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피의자 본인이나 가족이 나설 자리가 아닙니다.
정리
나이를 속였다는 사실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3조의 책임을 가르는 것은 그때 청소년일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느냐이고, 그 판단은 대화와 만남의 정황 전체에서 나옵니다. 확인하려 한 노력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면 그것이 가장 강한 방어 자료가 됩니다.
인식이 부정되더라도 성인 성매매의 책임은 남을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연락하지 말고 기록을 지우지 말고, 대화 원본을 들고 변호사와 함께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3조, 제16조 · 형법 제13조, 제15조, 제305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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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상대가 스물한 살이라고 했으면 무죄가 아닌가요?
그 말 하나로 결론이 나지는 않습니다. 대화에 학교나 시험 이야기가 있었거나 외모와 만남 시간대가 학생 생활과 겹쳤다면 청소년일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생깁니다.
나이를 몰랐다는 것이 인정되면 처벌이 끝나나요?
형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청소년 조문으로는 벌하지 않지만, 성인 성매매에 대한 성매매처벌법 책임은 남을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나이를 속인 사실을 확인받으면 안 되나요?
직접 연락은 피하십시오. 진술을 부탁하거나 합의를 재촉하는 것은 증거를 흐리려는 행동으로 보이고, 폭행이나 협박이 섞이면 청소년성보호법 제16조의 죄가 됩니다. 필요한 확인은 변호인이 절차 안에서 합니다.
채팅 앱 대화를 지워 버렸습니다. 어떻게 하나요?
더 지우지 말고 휴대전화를 그대로 보관하십시오. 남은 기록과 앱 측 보관 자료를 확인하는 방법은 변호인과 상의해야 하며, 삭제 경위도 정직하게 설명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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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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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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