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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6일조회 2

부부라도 몰래 찍은 영상이면 촬영죄일까

이혼 서류를 준비하던 무렵이었습니다. 남편이 함께 쓰던 노트북에 남겨 둔 폴더 하나를 열자 날짜가 붙은 영상 파일이 수십 개 나왔습니다. 잠든 모습, 씻고 나와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었고 그중 어느 것도 찍히는 줄 몰랐습니다. 따져 묻자 남편은 내 아내를 찍은 게 무슨 죄냐고 했습니다. 혼인 관계가 촬영죄의 성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남편이 내세울 법한 주장은 어디서 막히는지, 찍힌 배우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를 따라 분석해 보겠습니다.

조문은 찍은 사람과 찍힌 사람의 관계를 묻나

묻지 않습니다. 제14조 제1항이 요구하는 것은 장치, 대상, 의사 세 가지뿐입니다. 카메라나 그와 비슷한 기능의 기계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찍는 것입니다.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는 요건 어디에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찍었다고 해서 조문이 다르게 읽히지 않습니다.

법정형은 징역이면 7년, 벌금이면 5천만원이 상한입니다.

법이 배우자 사이의 촬영을 따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흔적도 있습니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는 가정구성원 사이의 가정폭력범죄 목록에 특례법 제14조와 그 미수를 넣어 두었습니다.

세 요건을 부부의 사례에 대어 보면

  1. 장치: 휴대전화, 노트북 카메라, 거실이나 침실의 홈캠 모두 해당합니다. 기계의 종류는 다툼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2. 대상: 노출 정도, 촬영 각도, 어느 부위를 화면 중심에 두었는지가 함께 고려됩니다.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나 잠든 사이 이불이 젖혀진 모습은 이 요건을 두고 다툴 여지가 크지 않습니다.
  3. 의사: 찍히는 줄 몰랐다면 그 사람이 승낙했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몰래 찍었다는 사실 자체를 의사에 반한 촬영의 강한 정황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요건 중 사건에서 가장 오래 다투는 것은 둘째입니다. 그래서 영상 전체의 맥락이 중요합니다. 같은 폴더의 파일이 모두 특정한 장면만 골라 담고 있다면 그 선택 자체가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부부니까 동의한 셈이라는 주장은 통하나

남편 쪽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입니다. 그러나 혼인이 상대의 몸을 기록할 포괄적인 허락까지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주의
성관계에 대한 동의와 그 장면을 찍는 데 대한 동의는 별개입니다. 촬영에 대한 동의도 한 번 받았다고 다음 촬영까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과거에 함께 찍은 영상이 있었다는 사정은 이번 촬영의 승낙을 보여 주지 못합니다.

동의를 주장하는 쪽이 그 동의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국면이 많습니다. 언제, 어떤 말로 허락을 받았는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 주장은 힘을 잃습니다.

남편이 찍는다고 미리 말했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무렵 오간 메시지부터 확인하십시오. 말로만 했다는 고지는 증명하기 어렵고, 들은 적이 있더라도 그 자리에서 싫다고 했다면 승낙이 아닙니다. 들은 기억조차 없다면 그 사실을 조사에서 분명히 말씀하시면 됩니다.

집 안 방범용 홈캠에 찍힌 경우는 어떻게 보나

여기서는 판단이 조금 섬세해집니다. 방범 목적의 카메라를 두는 것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습니다.

달라지는 지점은 설치를 알았는지, 카메라가 어디를 향했는지, 녹화된 영상을 어떻게 다루었는지입니다. 아내가 설치 사실을 몰랐거나 렌즈가 침실이나 욕실 앞을 향했다면 방범이라는 설명은 약해집니다. 녹화본 가운데 특정 장면만 따로 잘라 저장해 둔 기록이 있다면 처음부터 무엇을 찍으려 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설치 목적보다 실제 쓰임이 판단을 끌고 갑니다.

찍힌 쪽에서 이를 보여 주려면 앱의 저장 설정과 클라우드 보관 기간, 계정 접속 기록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자동 삭제 주기가 짧은 서비스도 있으니 수사기관에 기록 보전을 서둘러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찍은 뒤의 행동은 어떤 죄를 더하나

촬영으로 끝나지 않고 영상이 다른 데로 흘러가면 조문이 하나씩 늘어납니다. 아래는 같은 조와 바로 옆 조문의 구조입니다.

찍은 뒤 한 일근거형의 범위
다른 사람에게 보내거나 올림제14조 제2항징역 7년까지 또는 벌금 5천만원까지
돈을 받고 인터넷에 퍼뜨림제14조 제3항징역 3년부터
파일을 계속 갖고 있거나 다시 봄제14조 제4항징역 3년까지 또는 벌금 3천만원까지
영상을 내세워 이혼 조건을 강요함제14조의3협박은 징역 1년부터, 강요까지 가면 3년부터

마지막 줄이 이혼 과정에서 특히 문제 됩니다. 양육권이나 재산분할을 두고 영상을 공개하겠다는 말이 오갔다면 그 자체로 별도의 사건이 됩니다. 제15조는 촬영과 협박의 미수도 처벌 대상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찍힌 배우자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가장 먼저 할 일은 파일을 지우지 않는 것입니다. 화가 나서 삭제하면 촬영 날짜와 파일 생성 기록 같은 증거도 함께 사라집니다.

  • 노트북이나 휴대전화를 그대로 두고, 폴더 위치와 파일 목록만 사진으로 남깁니다.
  • 파일을 내 휴대전화로 옮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내지 않습니다.
  • 경찰에 고소하면서 해당 기기의 압수를 요청합니다.
  • 함께 사는 상태라 불안하다면 가정폭력처벌법의 임시조치를 요청합니다.

이혼 소송이 함께 진행된다면 형사 절차의 결과가 혼인 파탄의 책임을 따지는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두 절차의 순서와 증거 제출 시점은 따로 계획해 두셔야 합니다.

정리

촬영죄는 찍은 사람과 찍힌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묻지 않습니다. 배우자라도 몰래, 상대의 의사에 반해 신체를 찍었다면 제14조 제1항의 문제가 됩니다. 혼인이 촬영에 대한 포괄적 동의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사건 유형의 출발점입니다.

찍힌 쪽이라면 증거를 그대로 두고 수사기관이 확보하게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영상이 이혼 협상의 무기로 쓰이기 시작했다면 형사 고소와 가사 소송을 어떻게 엮을지 변호사와 함께 정하십시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4조의3, 제15조 ·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8조, 제2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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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남편이 찍은 영상인데 남편을 처벌할 수 있나요?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촬영자와 촬영대상자의 관계를 요건으로 두지 않습니다.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신체를 의사에 반해 찍었다면 배우자 사이에도 성립합니다.

예전에 함께 찍은 적이 있으면 동의한 것으로 보나요?

과거 촬영에 동의했다는 사정이 이번 촬영의 동의가 되지는 않습니다. 동의는 촬영마다 따로 보아야 하고, 찍히는 줄 몰랐다면 승낙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홈캠은 방범용으로 같이 설치한 것입니다.

설치에 함께 동의했더라도 카메라 방향, 저장 방식, 특정 장면만 골라 보관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쓰였는지가 중요합니다.

파일을 발견했는데 바로 지워도 되나요?

지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촬영 날짜와 생성 기록이 증거가 되므로 기기와 파일을 그대로 두고, 고소하면서 수사기관에 압수를 요청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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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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