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물이 인터넷에 올라간 사건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링크가 옮겨 다니고 계정이 사라지는 사이에 자료를 잡아 두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수사기관이 신분을 감추고 접근하는 방식을 허용하면서 그 앞에 승인이나 허가라는 순서를 세워 두었는데, 그 순서조차 기다릴 수 없는 때를 위해 예외를 하나 더 두었습니다. 제22조의4와 제22조의5가 정한 긴급한 개시입니다. 핵심은 이틀이라는 시간입니다. 그 안에 무엇이 갖추어져야 하고 갖추어지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기록을 보는 쪽의 눈으로 정리하겠습니다.
어떤 수사에 붙는 예외인가
대상이 좁습니다. 제22조의2 제1항은 제14조부터 제14조의3까지의 죄를 디지털 성범죄라고 이름 붙이고, 그 죄에 한하여 신분을 감춘 수사를 열어 두었습니다. 카메라를 이용한 촬영, 허위영상물의 반포,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과 강요가 여기에 듭니다.
방식은 둘입니다.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현장이나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접근해 자료를 모으는 신분비공개수사가 하나이고, 위장용 문서를 만들거나 위장 신분으로 거래까지 하는 신분위장수사가 다른 하나입니다.
그래서 앞단의 절차도 다릅니다. 제22조의3 제1항에 따라 신분비공개수사는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이 승인하고,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신분위장수사는 검사를 거쳐 법원의 허가를 받습니다. 긴급한 개시는 이 두 관문을 잠시 뒤로 미루는 장치입니다.
긴급이란 어떤 상황을 가리키나
조문은 긴급을 따로 풀이하지 않고, 절차를 거칠 수 없는 긴급을 요하는 때라는 표현으로 상황을 묶어 두었습니다.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자료가 사라지거나 피해가 번질 것이 뚜렷한 경우를 가리킨다고 읽힙니다.
위장수사 쪽은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제22조의5 제1항은 제22조의2 제2항의 요건을 갖출 것을 앞에 두었습니다. 범죄를 계획하거나 실행하고 있다고 의심할 충분한 이유, 다른 방법으로는 저지나 체포나 증거 수집이 어렵다는 사정, 그리고 수사 목적을 위해 부득이하다는 판단입니다. 긴급은 순서에 관한 사정이고 요건은 내용에 관한 사정이어서,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신하지 못합니다.
긴급한 개시
승인이나 허가를 받기 전에 먼저 수사를 시작하고, 시작한 뒤에 그 승인이나 허가를 채우는 방식입니다. 요건을 낮추는 제도가 아니라 순서를 바꾸는 제도이므로, 평시에 갖추어야 할 요건은 그대로 남습니다.
시작한 뒤 이틀 동안 무엇이 이루어지나
두 조문의 제2항이 시간표입니다. 순서로 풀면 이렇습니다.
- 사법경찰관리가 승인 또는 허가 없이 수사를 개시합니다.
- 개시 후 지체 없이 보고하거나 신청합니다. 비공개수사는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에게 보고하고, 위장수사는 검사에게 허가를 신청합니다.
- 개시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승인 또는 법원의 허가가 나와야 합니다.
- 그 시간 안에 승인이나 허가를 받지 못하면 즉시 수사를 중지합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단계를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보고나 신청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신청서가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이틀이 지나면 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중지 의무가 생깁니다. 조문의 술어가 중지하여야 한다이므로 재량이 없습니다.
두 긴급 절차는 어디가 다른가
구조는 닮았지만 상대방이 다릅니다. 비공개수사는 경찰 내부에서 절차가 끝나고, 위장수사는 검사와 법원이라는 바깥 기관을 거칩니다.
| 구분 | 긴급 신분비공개수사 | 긴급 신분위장수사 |
|---|---|---|
| 근거 | 제22조의4 | 제22조의5 |
| 평시에 거치는 관문 |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의 승인 | 검사 신청을 거친 법원의 허가 |
| 개시 뒤 곧바로 할 일 | 수사부서의 장에게 보고 | 검사에게 허가 신청 |
| 48시간 안에 받아야 하는 것 | 수사부서의 장의 승인 | 법원의 허가 |
| 내용 요건 | 디지털 성범죄일 것 | 제22조의2 제2항의 요건까지 구비 |
| 기간 | 3개월 이내 | 3개월 이내, 연장을 포함해 총 1년 이내 |
기간은 언제부터 어떻게 세나
긴급하게 시작했다고 기간이 따로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제22조의4 제3항은 비공개수사의 기간에 제22조의3 제1항 후단을 준용하고, 제22조의5 제3항은 위장수사의 기간에 같은 조 제7항과 제8항을 준용합니다. 결국 평시와 같은 3개월이라는 틀 안에서 움직입니다.
위장수사는 연장이 가능합니다. 요건이 계속 남아 있으면 소명자료를 붙여 3개월 범위에서 연장을 신청하고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는데, 총 기간은 1년을 넘지 못합니다. 목적이 달성되면 즉시 종료해야 한다는 제7항의 문언도 따라옵니다.
기산점은 개시일입니다. 승인 없이 시작한 날부터 시계가 돕니다.
이틀 안에 승인이 나지 않으면 자료는 어떻게 되나
조문은 중지하라고만 적었습니다.
먼저 제22조의6입니다. 제22조의2부터 제22조의5까지에 따라 수집한 자료는 정해진 네 가지 용도 밖에서는 쓸 수 없고, 긴급 절차로 모은 자료도 같은 제한을 받습니다.
다음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입니다.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조문입니다. 중지 의무가 생긴 뒤에도 접근을 이어 갔다면 그 이후에 모인 자료의 적법성이 이 조문 앞에 서게 됩니다. 반대로 이틀 안에 승인이 나왔다면 개시 시점의 절차 흠은 채워진 것으로 읽는 구조입니다.
주의
승인 전 개시와 승인 후 계속을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개시 시각, 보고 또는 신청 시각, 승인이나 허가서의 발부 시각이 기록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에 따라 어느 구간의 자료가 문제되는지가 달라집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무엇이 달라지나
이 제도는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유포가 번지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신고할 때 아래 정보를 함께 주시면 수사기관이 긴급한 사정을 소명하기 쉬워집니다.
- 촬영물이 올라간 주소와 게시 시각, 화면을 캡처한 시각
- 올린 계정의 이름과 그 계정이 활동하는 다른 공간
- 삭제 요청을 보낸 내역과 그에 대한 답변
- 같은 자료가 다른 곳으로 옮겨진 정황
피해자가 19세 미만이면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5조의4와 제25조의5가 같은 구조의 긴급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어느 법이 적용되든 수사에 관여한 공무원은 제22조의8에 따라 알게 된 내용을 밖으로 내지 못하므로, 신고한 사실이 새어 나갈까 하는 걱정은 이 조문으로 답하실 수 있습니다.
정리
긴급한 개시는 디지털 성범죄에 한하여, 승인이나 허가 없이 먼저 움직이고 48시간 안에 그 승인이나 허가를 채우는 제도입니다. 채우지 못하면 즉시 중지해야 하고, 기간은 개시일부터 평시와 같은 3개월로 셉니다.
위장수사는 긴급하더라도 제22조의2 제2항의 내용 요건을 그대로 갖추어야 합니다. 이틀의 경계를 넘긴 자료는 제22조의6의 사용제한과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판단 대상이 됩니다. 기록에 적힌 개시 시각과 승인 시각을 먼저 대조해 보시고, 피해를 입으신 분이라면 게시 주소와 시각을 남긴 상태로 신고하시기를 권합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2조의2, 제22조의3, 제22조의4, 제22조의5, 제22조의6, 제22조의8, 제27조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5조의4, 제25조의5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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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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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48시간은 어디에서부터 세는 것입니까?
수사를 개시한 때부터입니다. 보고나 신청을 한 시각이 아니라 실제로 접근을 시작한 시각이 기준이고, 그 시각은 수사기관의 기록에 남습니다.
신청서를 냈는데 법원이 아직 판단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됩니까?
제22조의5 제2항은 48시간 이내에 법원의 허가를 받지 못한 때에는 즉시 중지하도록 정합니다. 신청 중이라는 사정만으로는 계속할 수 없고, 허가가 실제로 나와야 합니다.
긴급하게 시작했으면 3개월보다 더 오래 할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두 조문의 제3항이 평시의 기간 규정을 그대로 준용합니다. 비공개수사는 3개월을 넘지 못하고, 위장수사는 연장을 포함해 총 1년을 넘지 못합니다.
피해자인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까?
수사의 내용 자체는 제22조의8에 따라 관여한 공무원이 밖으로 내지 못합니다. 대신 담당 수사관에게 진행 상황과 삭제 요청 결과를 문의하실 수 있고, 제27조에 따라 선임한 변호사를 통해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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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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