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행위라도 피해자의 나이가 열세 살에 못 미치면 적용되는 조문이 형법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로 옮겨 갑니다. 조문이 바뀌면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이 형의 아래쪽 끝, 곧 법정형의 하한입니다. 형법이 3년에서 시작하는 죄를 특례법은 10년에서 시작하도록 적어 두었고, 벌금형이라는 선택지는 아예 두지 않았습니다. 제7조의 다섯 개 항이 각각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그 출발점이 판결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판결 뒤에 무엇이 따라오는지를 정리하겠습니다.
왜 나이 하나로 조문이 바뀌나
형법 제297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특례법 제7조 제1항은 같은 행위의 상대가 13세 미만이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합니다. 행위의 요건은 그대로 두고 나이만으로 형의 층을 통째로 올린 구조입니다.
나이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셉니다.
생일이 지나 열세 살이 된 뒤의 행위라면 이 조문이 아니라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로 갑니다. 그래서 수사 초기에 피해 아동의 생년월일과 행위 일자를 나란히 놓고 확인하는 일이 먼저 이루어집니다.
다섯 개 항은 각각 어디에서 출발하나
제7조는 제1항부터 제3항까지 행위의 모양에 따라 형을 따로 적고, 제4항과 제5항은 앞의 세 항을 끌어다 씁니다.
| 항 | 행위 | 특례법 제7조의 형 | 형법의 형 |
|---|---|---|---|
| 제1항 | 강간 |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 | 3년 이상 유기징역 (제297조) |
| 제2항 | 폭행ㆍ협박으로 신체 내부에 성기나 손가락, 도구를 넣는 행위 | 7년 이상 유기징역 | 2년 이상 유기징역 (제297조의2) |
| 제3항 | 강제추행 | 5년 이상 유기징역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제298조) |
| 제4항 | 심신상실ㆍ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간음ㆍ추행 |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름 | 제297조 등의 예에 따름 (제299조) |
| 제5항 | 위계ㆍ위력으로 한 간음ㆍ추행 |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름 | 5년 이하 징역 (제302조) |
제3항의 줄을 보시면 벌금형이 사라진 것이 보입니다. 형법에서는 추행이 벌금으로 끝날 수 있지만 특례법에서는 징역형만 남습니다. 제5항의 줄은 폭이 더 커서, 형법이 5년 이하로 적은 죄가 하한이 있는 형으로 바뀝니다.
준강간과 위계는 왜 따로 형이 없나
제4항과 제5항에는 숫자가 없습니다.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는 말만 있습니다. 행위의 결과가 간음이면 제1항의 형을, 신체 내부에 넣는 행위면 제2항의 형을, 추행이면 제3항의 형을 그대로 가져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열세 살 미만에게는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는지가 형의 크기를 가르지 않습니다.
잠든 상태를 이용했든, 속이거나 지위를 앞세웠든, 힘으로 눌렀든 결과가 같으면 출발점이 같습니다. 형법이 위계와 위력을 5년 이하로 따로 낮게 적어 둔 것과 가장 크게 갈리는 대목입니다.
예에 따라 처벌한다
다른 항의 법정형을 그대로 빌려 쓴다는 뜻입니다. 죄명은 제4항이나 제5항으로 적히지만, 선고할 수 있는 형의 범위는 빌려 온 항의 것과 같습니다.
열아홉 살 미만과는 어떻게 다른가
청소년성보호법 제7조는 아동ㆍ청소년, 곧 19세 미만을 상대로 한 같은 행위를 다룹니다. 강간은 무기 또는 5년 이상, 유사강간은 5년 이상, 강제추행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두 조문을 겹쳐 보면 계단이 보입니다. 강간의 하한이 형법, 청소년성보호법, 특례법 순으로 3년, 5년, 10년이 되는 식입니다. 추행에서 차이가 가장 선명한데, 청소년성보호법에는 벌금형이 남아 있고 특례법에는 없습니다.
하한이 있는 형은 판결에서 어떻게 움직이나
법정형의 하한은 선고형의 하한과 같지 않습니다. 형법 총칙의 감경 규정이 사이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법률상 감경을 하면 유기징역의 형기는 2분의 1이 됩니다. 10년 이상은 5년 이상으로 내려옵니다.
- 형법 제53조의 정상참작감경은 참작할 사유가 있을 때 형을 감경할 수 있게 합니다.
- 가중과 감경이 겹치면 형법 제56조의 순서를 따릅니다. 각칙의 가중이 먼저이고 정상참작감경이 맨 뒤입니다.
집행유예는 형법 제62조 제1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는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출발점이 10년인 죄에서는 여러 단계의 감경이 겹쳐야 그 범위에 닿습니다.
특례법 제20조도 있습니다.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를 범한 때 형법 제10조 제1항ㆍ제2항과 제11조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조문입니다. 술에 취했다는 사정이 감경의 자리를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미수와 예비는 어디까지 처벌하나
제15조는 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하므로 제7조의 미수도 처벌 대상이고, 형법 제25조 제2항의 문언은 감경한다가 아니라 감경할 수 있다입니다.
실행에 옮기기 전 단계도 비어 있지 않습니다.
제15조의2는 제3조부터 제7조까지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열세 살 미만을 겨냥한 준비 행위는 실행 전이라도 이 조문에 걸립니다.
판결 뒤에 무엇이 따라오나
세 가지가 이어집니다.
첫째, 제21조 제3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한 형법 제297조부터 제299조까지의 죄와 제7조 제2항ㆍ제5항의 죄에 형사소송법의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1항은 미성년자 피해 사건의 시효를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세도록 합니다.
둘째, 제42조 제1항에 따라 제3조부터 제15조까지의 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고, 제45조 제1항은 10년을 초과하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의 등록기간을 30년으로 정합니다. 셋째, 제16조 제2항에 따라 500시간 범위의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이 병과됩니다.
확인할 것
· 행위 일자와 피해 아동의 생년월일을 대조했는지
· 조서의 죄명이 형법인지, 청소년성보호법인지, 특례법 제7조인지
· 제4항ㆍ제5항이 적용되었다면 어느 항의 예에 따르는지
· 특례법 제27조 제6항에 따른 국선변호사 선정을 검사에게 요청했는지
정리
특례법 제7조는 열세 살 미만을 상대로 한 행위의 형을 형법보다 두 단 위에서 출발시킵니다. 강간은 10년, 유사강간은 7년, 추행은 5년이 아래쪽 끝이고 벌금형은 없습니다. 준강간과 위계ㆍ위력은 앞의 세 항의 형을 그대로 빌려 씁니다.
이 출발점은 형법 총칙의 감경을 거쳐 선고형으로 내려오지만, 집행유예에 닿으려면 3년 이하까지 내려와야 하므로 거리가 멉니다.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고 등록기간이 30년까지 늘어나는 점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보호자시라면 죄명이 어느 법 어느 조로 적혔는지부터 확인하시기를 권합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 제15조, 제15조의2, 제16조, 제20조, 제21조, 제27조, 제42조, 제45조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 형법 제10조, 제25조, 제53조, 제55조, 제56조, 제62조,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299조, 제30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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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열세 살 생일 전날의 일인데 조사 과정에서 열세 살로 적혔습니다.
나이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하므로 생일 전날이면 13세 미만입니다. 적용 조문이 바뀌면 하한이 달라지니, 담당 수사관에게 생년월일과 행위 일자를 다시 대조해 달라고 요청하십시오.
벌금형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까?
특례법 제7조에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제3항의 추행도 5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정하고 있어서, 어느 항이 적용되든 벌금으로 끝나는 구조가 아닙니다.
오래전 일인데 지금 신고해도 됩니까?
제21조 제3항이 13세 미만에 대한 형법 제297조부터 제299조까지의 죄와 제7조 제2항ㆍ제5항의 죄에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정하고, 그 밖의 경우도 제1항에 따라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시효를 셉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고 하면 형이 내려갑니까?
열세 살 미만에게는 제4항과 제5항이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합니다. 잠든 상태를 이용했거나 위계나 위력을 썼더라도 결과가 같으면 형의 출발점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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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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