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원서를 다 넣고 동네 고깃집에서 저녁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삼 주째였습니다. 마감 정리를 하던 밤, 스물아홉 살 매니저가 뒤에서 허리를 감싸 안았고 학생은 그대로 굳어 버렸습니다.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경찰서에 갔을 때 담당 수사관이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학생의 생년월일이었고, 학생은 만 17세였습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상대가 성인이었다면 적용될 조문과, 지금 적용될 조문의 형은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같은 추행인데 왜 형의 출발점이 다른가
성인을 폭행이나 협박으로 추행하면 형법의 강제추행죄가 적용됩니다. 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아래쪽 한도가 없습니다.
상대가 19세 미만이면 청소년성보호법이 먼저 적용됩니다. 이 법은 아동ㆍ청소년에게 강제추행죄를 범한 사람을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차이는 하한에 있습니다. 벌금을 고르더라도 1천만원 밑으로는 시작하지 않고, 징역을 고르면 2년이 출발점입니다. 법원이 정상을 참작해 형을 줄일 수는 있지만 줄이기 전의 기준선 자체가 높습니다.
고3이라는 말이 무겁게 들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고3이면 누구나 이 법의 보호 대상인가
기준은 학년이 아니라 행위 당시의 만 나이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19세 미만의 사람을 아동ㆍ청소년으로 정하고, 나이는 출생일을 넣어 만으로 셉니다.
그래서 같은 반 학생이라도 결과가 갈릴 수 있습니다. 생일이 지나 만 19세가 된 고3 학생에게는 이 조문이 아니라 형법이 적용됩니다. 반대로 대학 신입생이나 재수생이라도 생일 전이라 만 18세라면 청소년성보호법 대상입니다.
수사기관이 첫 조사에서 생년월일부터 확인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사건 날짜와 생일이 몇 주 차이라면 그 날짜 하나가 적용 법률을 바꿉니다.
때리거나 위협하지 않았어도 해당하나
청소년성보호법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는 경우도 따로 다룹니다. 위계나 위력으로 아동ㆍ청소년을 추행한 사람도 강제추행과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위력은 상대의 의사를 누를 만한 힘을 말하고, 지위나 관계에서 나오는 힘도 포함됩니다.
근무 시간표를 짜고 일을 계속할 수 있는지를 사실상 정하는 매니저와 삼 주 된 아르바이트생의 관계라면, 그 힘이 추행에 쓰였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성인끼리라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나란히 놓아 보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 상황 | 상대가 성인 | 상대가 19세 미만 |
|---|---|---|
| 폭행ㆍ협박으로 추행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 2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 |
| 업무ㆍ고용 관계의 위력으로 추행 |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 강제추행과 같은 형 |
| 만취 등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 | 강제추행의 예 | 19세 미만 강제추행의 예 |
| 공소시효가 흐르기 시작하는 때 | 범행이 끝난 때 |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 |
두 번째 줄의 차이가 가장 큽니다. 성인 직원이었다면 상한 3년의 죄였을 일이 하한 2년의 죄가 됩니다.
학생인 줄 몰랐다면 달라지나
형법에는 더 무거운 처벌의 근거가 되는 사정을 모르고 한 행위라면 무거운 조문으로 벌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습니다. 상대가 성인이라고 믿을 만했다면 청소년성보호법 대신 형법의 강제추행 여부만 남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 현장에서는 이 주장이 서기 어렵습니다. 사용자는 18세 미만을 고용할 때 나이를 증명하는 가족관계 서류와 친권자 동의서를 사업장에 갖춰 두어야 합니다. 이력서, 근로계약서, 근무표 옆에 적힌 학교 이름까지 매장 안에 있습니다.
함께 일한 매니저가 그 서류를 볼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면 몰랐다는 말은 오히려 신빙성을 깎습니다.
형 말고 무엇이 더 무거워지나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에는 형을 정하는 단계와 그 이후에 붙는 장치가 여럿 있습니다.
- 술이나 약물로 심신이 흐려진 상태였더라도 법원은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공소시효는 피해 학생이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하고, DNA처럼 죄를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10년 연장됩니다.
- 벌금형이라도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어 30일 안에 관할 경찰관서에 신상정보를 내야 합니다.
-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에는 500시간 범위의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이 원칙적으로 함께 붙습니다.
- 학원, 학교, 청소년시설 같은 곳에 일정 기간 취업하지 못하게 하는 명령이 함께 선고될 수 있습니다.
성인 대상 사건이라면 벌금으로 정리될 수 있는 일도, 여기서는 등록과 취업제한이 뒤따르는 사건이 됩니다.
학생과 보호자는 무엇부터 챙기면 되나
- 매니저와 같은 시간에 근무하지 않도록 가게에 분리를 요청하고, 어려우면 출근을 멈춥니다.
- 그날의 근무표, 퇴근 시각, 사건 뒤 매니저나 동료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존합니다.
-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면 검사는 19세 미만 피해자에게 국선변호사를 반드시 선정해야 합니다. 첫 조사 전에 선정 여부를 물어보십시오.
- 조사는 원칙적으로 영상으로 녹화됩니다. 학생이나 보호자가 원하지 않으면 녹화하지 않으니, 미리 뜻을 정해 둡니다.
- 조사실에 부모나 믿을 만한 사람을 옆에 앉혀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학생의 이름이나 학교가 가게 안팎에 퍼지는 상황이라면, 누구든 피해 학생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 두십시오.
혐의를 받은 성인은 무엇을 해야 하나
첫 조사 전에 확인할 것
· 사건 당일 상대의 정확한 만 나이와, 내가 그 나이를 알 수 있었던 경로
· 당시 근무 관계에서 내가 가진 권한의 범위
· 매장 CCTV 보존 기간과 보관 주체
· 사건 뒤 학생에게 보낸 메시지 전부
학생에게 직접 연락해 사정을 설명하거나, 동료를 통해 말을 전하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같은 가게에서 계속 일하는 관계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사실관계를 다툴지, 인정하고 피해 회복에 나설지는 변호인과 기록을 본 뒤 정하십시오.
정리
상대가 19세 미만이면 추행 사건은 형법이 아니라 청소년성보호법으로 다뤄지고, 형의 하한이 생깁니다. 기준은 학년이 아니라 행위 당시의 만 나이이며, 폭행 없이 지위의 힘으로 한 추행도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벌금으로 끝나도 등록은 남습니다.
피해 학생 쪽은 근무 분리와 국선변호사 선정부터 확인하시고, 혐의를 받은 쪽은 연락을 끊은 채 나이 인식과 근무 관계를 기록으로 정리해 변호인과 대응 방향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7조, 제19조, 제20조, 제21조, 제26조, 제28조, 제30조, 제31조, 제56조 · 형법 제15조, 제53조, 제298조, 제299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 제27조, 제42조, 제43조 · 민법 제158조 · 근로기준법 제66조
본 글이 일반적 안내였다면, 본인 사안은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져도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슷한 상황으로 고민 중이시라면 정식 상담을 권합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13년차)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부산 해운대 사무소 · 영남권/제주 중심, 서울·경기·충청·호남·강원 의뢰 대응
상담 신청하시면 담당자가 연락드려 상담료를 안내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고3이지만 생일이 지나 만 19세입니다. 그래도 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되나요?
적용되지 않습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의 아동ㆍ청소년은 19세 미만의 사람이고 나이는 만으로 셉니다. 행위 당시 만 19세였다면 형법의 강제추행죄 등이 적용됩니다.
벌금형이 나와도 신상정보 등록이 되나요?
됩니다.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은 등록대상 성범죄여서 벌금형이 확정되어도 등록대상자가 되고, 확정일부터 30일 안에 관할 경찰관서에 신상정보를 제출해야 합니다.
만지기만 했고 힘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위계나 위력으로 아동ㆍ청소년을 추행하면 강제추행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근무 관계에서 나오는 영향력이 추행에 쓰였는지가 판단됩니다.
피해 학생이 성인이 된 뒤에 고소해도 되나요?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의 공소시효는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합니다. 성인이 된 뒤에도 고소할 수 있지만, 기억과 자료가 흐려지기 전에 증거를 보존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 해운대 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부동산전문변호사
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6
대표 변호사 한병철
전화: 1533-7377 | 이메일: hanbyungchul@naver.com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초안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고, 담당 변호사가 검토·수정한 뒤 게시합니다.
성범죄 분야 전문변호사와 직접 상담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전문변호사가 직접 상담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