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서른두 살 직장인입니다. 열네 살 때 이웃에 살던 어른에게 여러 번 몹쓸 일을 당했는데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같은 동네에서 자란 후배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라도 신고하고 싶은데, 이렇게 오래된 일도 처벌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본인 사안은 미성년자 때 입은 성범죄 피해의 공소시효를 어느 날부터, 어떤 길이로 계산하는지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런 사건의 시효는 범행한 날이 아니라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부터 흐르기 시작하므로, 죄명과 사건 당시의 법에 따라 서른이 넘은 지금도 처벌이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 시효 시계는 언제부터 도나요
형사소송법의 원칙은 범죄행위가 끝난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청소년성보호법과 성폭력처벌법은 미성년자가 입은 성범죄 피해에 대해 이 원칙을 바꿔, 피해자가 성년에 이른 날부터 시효가 흐르게 합니다. 성년은 19세입니다. 열네 살 때 겪은 일이라면 시계는 사건 날이 아니라 열아홉 번째 생일에 처음 움직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서른두 살인 지금은 그로부터 13년쯤 지난 셈입니다.
■ 죄명에 따라 남은 기간이 다릅니다
시효의 길이는 그 죄의 법정형으로 정해집니다. 지금 법을 기준으로 보면 ① 청소년에 대한 강제추행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해 시효가 10년이므로, 19세부터 세면 29세 무렵 끝납니다. ② 청소년에 대한 강간은 무기징역까지 가능한 죄여서 시효가 15년이고, 34세 무렵까지 남습니다. 같은 가해자에게 여러 번 피해를 입었다면 각각의 행위가 어느 죄에 해당하는지부터 나눠 봐야 합니다. 추행으로 알고 있던 일이 법적으로는 더 무거운 죄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기간과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는 경우
시효 자체를 적용하지 않거나 늘려 주는 규정도 있습니다. ① 피해 당시 13세 미만이었거나 신체적ㆍ정신적 장애가 있었다면 강간, 강제추행 같은 죄에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② 가해자가 4촌 이내의 혈족ㆍ인척이나 함께 살던 친족이었다면, 사실상의 친족 관계를 포함해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친족관계 강간ㆍ강제추행에도 시효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③ DNA처럼 죄를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청소년 대상 강간ㆍ강제추행의 시효가 10년 연장됩니다.
■ 사건 연도를 꼭 따져야 하는 이유
위의 특례들은 한꺼번에 생긴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 개정을 거치며 만들어졌습니다. 개정 전에 벌어진 일에 새 규정이 적용되는지는 각 개정 법률의 부칙이 정하고, 대체로 개정 당시 시효가 이미 끝났는지가 갈림길이 됩니다. 18년쯤 전의 일이라면 사건 연도, 당시 적용되던 조문, 그 뒤의 부칙을 차례로 맞춰 봐야 결론이 납니다. 인터넷에서 본 계산만으로 늦었다고 단정하지 마시고, 변호사와 함께 연도별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신고하기 전에 준비할 것
① 당시 나이와 장소를 특정할 자료를 모읍니다. 학적 기록, 이사 시기, 그 무렵 사진이면 됩니다. ② 그동안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메시지나 일기, 상담 기록이 있다면 보관합니다. ③ 후배의 피해는 시기가 달라 시효도 따로 계산됩니다. 본인 사건의 결론과 별개로, 같은 사람에게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진술은 후배 사건에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④ 고소는 서면이나 말로 경찰에 하면 되고, 피해자 변호사를 선임해 조사에 함께 들어가게 할 수 있습니다.
참조 조문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20조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5조, 제21조, 제27조 · 형사소송법 제237조, 제249조, 제252조 · 형법 제42조 · 민법 제4조
본 글이 사건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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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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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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