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이라고 소개한 상대와 몇 주 동안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만나자는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경찰이었다는 사건이 있습니다. 조사실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진짜 아이도 아니었는데 무슨 죄냐」입니다. 피해자가 없으니 범죄도 없다는 논리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은 2021년에 이런 수사를 허용하는 조문을 두면서 그 결과물을 어떻게 다룰지도 정해 두었습니다. 상대가 경찰이었다는 사실이 어디까지 방패가 되는지를 조문의 구조로 따져 보겠습니다.
경찰이 아이인 척하는 것이 허용되나
허용됩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25조의2 제1항은 사법경찰관리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하여 신분을 비공개하고 범죄현장이나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접근해 증거를 수집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정보통신망도 범죄현장에 포함됩니다. 이것이 신분비공개수사입니다.
대상은 세 갈래입니다.
제11조의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 제작과 배포, 제15조의2의 성착취 목적 대화와 유인 가운데 정보통신망을 통한 것, 그리고 아동ㆍ청소년에 대한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2항과 제3항의 촬영물 유포입니다. 채팅으로 아이에게 접근해 성적 대화를 이어 가는 행위는 둘째 갈래여서, 경찰이 아이의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어 대화 상대가 되는 것 자체는 조문이 예정한 방법입니다.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
신분비공개수사는 경찰 신분을 밝히지 않고 접근하는 것으로,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의 승인으로 할 수 있습니다. 신분위장수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위장 신분의 문서를 만들거나 위장 신분으로 거래하고, 성착취물을 소지하거나 광고하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이쪽은 검사를 거쳐 법원이 허가해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절차를 거쳐야 적법한 수사인가
제25조의3이 절차를 둘로 나눕니다. 신분비공개수사는 사전에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기간은 3개월을 넘지 못합니다. 신분위장수사는 검사에게 허가를 신청하고 검사가 법원에 청구하여 허가서를 받아야 합니다. 허가서에는 종류, 목적, 대상, 기간, 방법이 특정되어야 하고, 기간은 3개월 이내이며 연장을 거듭해도 총 1년을 넘지 못합니다.
긴급한 경우의 예외도 있습니다.
제25조의4와 제25조의5는 절차를 거칠 수 없는 긴급한 때에 승인이나 허가 없이 먼저 수사를 시작하되, 48시간이 지나도록 승인이나 허가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멈추도록 정합니다. 승인 없이 시작된 비공개수사, 법원 허가 없는 위장수사, 기간을 넘긴 접촉은 조문이 허용한 범위 밖입니다.
| 구분 | 신분비공개수사 | 신분위장수사 |
|---|---|---|
| 허용 행위 | 신분을 숨기고 접근하여 증거 수집 | 위장 신분 문서 작성, 위장 거래, 성착취물 소지ㆍ판매ㆍ광고 |
| 사전 요건 |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의 승인 | 검사 신청, 법원 허가서 |
| 추가 요건 | 디지털 성범죄 해당 | 의심할 충분한 이유 + 다른 방법으로는 어려울 것 + 부득이한 때 |
| 기간 | 3개월 이내 | 3개월 이내, 연장 포함 총 1년 이내 |
| 긴급 시 | 48시간 내 승인 없으면 중지 | 48시간 내 허가 없으면 중지 |
상대가 아이가 아니었으니 죄가 안 되나
여기가 핵심입니다. 제15조의2 제1항이 겨냥하는 것은 열아홉 살이 넘은 사람이 성적 착취를 노리고 아동ㆍ청소년과 수치심을 일으키는 대화를 되풀이하거나 성을 팔도록 꾀는 행위이고, 법정형은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천만원 이하입니다. 그리고 같은 조 제3항은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적었습니다.
상대가 성인 경찰관이면 아동ㆍ청소년을 상대로 한 기수는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미수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하되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상대를 열다섯으로 믿고 성적 대화를 이어 가며 만남을 유도한 사람에게 그 위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이가 아니었다」는 사정은 죄를 없애는 쪽보다 형을 줄이는 쪽에서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성을 사는 행위를 유인한 제13조 제2항에는 별도의 미수 규정이 없어, 어느 조문으로 의율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대화 내용이 두 조문 가운데 어디에 가까운지가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경찰이 먼저 꾀어낸 것이라면
조문은 수사의 출발점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제25조의2 제2항은 신분위장수사를 「디지털 성범죄를 계획 또는 실행하고 있거나 실행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다른 방법으로는 저지나 체포,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 한정합니다. 범의 없는 사람을 경찰이 만들어 내는 것은 요건 바깥입니다.
그래서 대화 기록의 시간 순서가 중요합니다.
- 성적인 화제를 누가 먼저 꺼냈는지
- 만남이나 금전 이야기를 어느 쪽이 제안했는지
- 거절하거나 대화를 끊으려 한 흔적이 있는지
- 경찰 계정이 접근하기 전에 이미 비슷한 대화를 한 기록이 있는지
본인이 주도한 대화라면 「유도당했다」는 주장은 힘을 얻기 어렵습니다. 경찰 쪽이 화제를 끌고 갔고 본인은 소극적으로 응했을 뿐이라면, 그 기록은 수사 요건과 위험성 판단 양쪽에서 쓰입니다.
경찰이 한 행위는 어떻게 되고, 증거는 어디까지 쓰이나
제25조의9는 사법경찰관리가 수사 중 부득이한 사유로 위법행위를 했더라도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징계와 손해배상 책임도 같은 조건에서 면제됩니다.
면책은 경찰 쪽 이야기이고, 증거에는 다른 제한이 걸립니다.
제25조의6에 따르면 이런 방식으로 모은 자료는 애초에 수사하려던 그 범죄와 거기에 딸린 범죄를 수사하고 기소하고 예방하는 데, 그로 인한 징계절차에, 대상자가 낸 손해배상소송에, 그리고 다른 법률이 정한 경우에만 쓸 수 있고 그 밖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수사 범위를 벗어난 증거가 끼어 있지 않은지도 살펴야 합니다.
주의
상대가 경찰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대화 기록이나 계정을 지우는 분들이 있습니다. 경찰은 이미 전체 기록을 갖고 있어 지워서 얻을 것이 없고, 삭제 행위 자체가 불리한 정황으로 남습니다. 본인 쪽 기록은 그대로 두고 변호인에게 먼저 보여 주십시오.
정리
경찰이 아이인 척 접근하는 수사는 제25조의2가 허용한 방법이지만, 승인이나 법원 허가, 기간, 48시간 규정이라는 절차의 울타리 안에서만 적법합니다. 그 울타리를 벗어난 수사인지가 첫 번째 쟁점입니다.
상대가 성인이었다는 사정은 기수를 막을 뿐 미수를 막지 못합니다. 제15조의2 제3항이 미수범을 처벌하고 형법 제27조가 대상의 착오에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한다고 정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형의 감경과 면제 여지가 있고, 적용 조문이 제13조 제2항이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록을 지우지 마시고, 누가 대화를 끌고 갔는지와 절차가 지켜졌는지를 성범죄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15조의2, 제25조의2, 제25조의3, 제25조의4, 제25조의5, 제25조의6, 제25조의9 · 형법 제27조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대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시기보다, 의문이 생기는 그 시점에 변호사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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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상대가 경찰이었으니 피해자가 없는데도 처벌되나요?
아동ㆍ청소년을 상대로 한 기수는 성립하기 어렵지만 제15조의2 제3항이 미수범을 처벌하고, 형법 제27조는 대상의 착오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도록 정합니다. 죄를 없애기보다 형을 줄이는 사정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경찰이 먼저 만나자고 했는데 함정수사 아닌가요?
제25조의2 제2항에 따르면 신분위장수사는 이미 범죄를 꾸미거나 저지르고 있다고 볼 충분한 근거가 있는 사람에게만 허용됩니다. 대화 기록에서 누가 성적 화제와 만남을 먼저 꺼냈는지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그 요건을 다투게 됩니다.
경찰이 법원 허가 없이 위장수사를 했다면요?
제25조의3 제3항은 신분위장수사에 법원의 허가를 요구하고, 긴급하게 먼저 시작했더라도 48시간 안에 허가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멈춰야 합니다. 허가서의 유무와 기간을 확인해 절차 위반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채팅에서 다른 이야기도 했는데 그것도 수사되나요?
제25조의6은 이런 수사로 모은 자료의 용도를 원래 수사하려던 범죄와 그에 딸린 범죄로 한정합니다. 무관한 내용이 다른 사건으로 번지는지 살펴 사용 제한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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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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