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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8일조회 0

녹화된 아이 진술이 판결 근거가 되는 관문

여덟 살 아이는 작년 봄 경찰의 진술 녹화실에서 인형을 안고 사십 분 동안 이야기했습니다. 그 영상은 봉인되어 수사기록에 붙었습니다. 해가 바뀌어 첫 공판이 열리자 피고인의 변호인은 녹화물을 증거로 쓰는 데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는 검사에게서 아이가 법정에서 다시 질문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영상이 있는데 왜 또 아이를 불러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녹화된 진술이 판결의 근거가 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관문을 순서대로 살펴봅니다.

녹화 영상만으로는 왜 증거가 되지 않나

성폭력처벌법은 19세 미만이거나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약한 피해자, 곧 19세미만피해자등의 진술과 조사 과정을 반드시 녹화하게 합니다. 아이가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하지 않도록 하려는 장치입니다.

문제는 녹화된 진술이 법정 밖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입니다. 피고인에게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사람에게 직접 물어볼 권리가 있습니다. 반대신문 없이도 녹화물을 증거로 쓸 수 있게 하던 예전 규정은 2021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았고, 2023년 7월 11일 개정으로 지금의 특례가 새로 생겼습니다.

새 규정은 두 이익 사이에 길을 냈습니다. 녹화물이 증거가 되는 길은 딱 두 갈래입니다.

관문확인하는 것통과하지 못하면
녹화 절차봉인, 서명, 진행 경과 기록이 법이 정한 방식대로인지특례를 쓸 수 없음
첫째 갈래: 신문 기회피고인 쪽이 아이를 신문할 수 있었는지둘째 갈래로 가거나 아이가 증언
둘째 갈래: 출석 불능사망, 외국 거주, 질병이나 장애, 소재불명 등과 특별한 신빙성증거로 쓸 수 없음
증명력 판단둘째 갈래로 들어온 녹화물을 유죄 증거로 삼을지증거능력은 있어도 유죄 근거가 되지 못함

녹화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나

두 갈래 어느 쪽이든 먼저 녹화 자체가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켰어야 합니다. 녹화가 끝나면 수사기관은 곧바로 영상을 봉인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는 피해자 본인이나 변호사가 입회하고 봉인에 피해자의 서명이나 기명날인이 남아야 합니다. 아이가 녹화 장소에 도착한 시각, 녹화를 시작하고 마친 시각 같은 진행 경과도 조서에 구체적으로 적어 수사기록에 붙여야 합니다.

조사에 앞서 수사관은 카메라가 돌아간다는 것, 그 영상이 재판에서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알려 주어야 합니다. 녹화를 거절할 길도 열려 있습니다. 아이나 부모가 싫다고 하면 카메라를 켤 수 없지만, 부모가 가해자 본인이거나 가해자와 부부 사이라면 그 부모의 거절은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피고인 쪽이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곳이 여기입니다. 기록된 시각과 영상 속 시각이 맞지 않거나, 녹화가 중간에 끊겼다가 다시 시작된 흔적이 있으면 그 경위를 묻게 됩니다.

피고인 쪽이 아이에게 물어볼 기회는 언제인가

첫째 갈래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녹화 내용에 대해 아이를 신문할 수 있었던 경우입니다. 그 자리는 증거보전기일, 공판준비기일, 공판기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실무에서 눈여겨볼 곳은 증거보전기일입니다.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검사에게 증거보전 청구를 요청할 수 있는데, 19세미만피해자등은 법정에 나와 증언하기 현저히 곤란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검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판사에게 증거보전을 청구해야 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한 번 신문을 마쳐 두면 아이가 재판이 열린 뒤 다시 불려 나올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증거보전기일의 신문은 법원이 피고인의 방어권이 보장된 상태에서 반대신문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때만 첫째 갈래로 인정됩니다. 기록을 보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몇 가지만 물었다면 이 요건을 두고 다툼이 생깁니다.

아이가 법정에 설 수 없다면 어떻게 되나

둘째 갈래는 아이가 공판에 나와 진술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법이 든 사유는 사망, 외국 거주, 신체적이거나 정신적인 질병이나 장애, 소재불명, 그리고 이에 준하는 경우입니다.

이 길은 더 좁습니다.

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녹화된 진술과 녹화 과정이 특별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질문이 답을 유도하지 않았는지, 아이가 자기 말로 이야기했는지, 조사 전에 누가 아이와 사건 이야기를 나눴는지가 모두 따져집니다.

증거가 된 뒤에도 법원이 따로 따지는 것은

둘째 갈래로 증거능력을 얻은 녹화물은 한 번 더 걸러집니다. 유죄 판단의 근거로 쓸지 정하면서 법원이 살필 요소는 법에 적혀 있습니다. 아이와 피고인이 어떤 사이인지, 범행이 어떤 내용인지, 아이의 연령과 심신은 어떤지, 법정에 서면 어떤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는지, 영상 속 아이가 무엇을 어떤 태도로 말했는지입니다.

전문가 의견은 선택이 아닙니다
법원은 이 판단에 앞서 전문심리위원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나 심리학자 등 전문가에게 반드시 의견을 구해야 합니다. 조문이 '들을 수 있다'가 아니라 '들어야 한다'로 적혀 있습니다.

반대신문이 없었던 진술인 만큼 내용이 일관되는지, 나이에 비추어 자연스러운 표현인지를 전문가의 눈으로 다시 보는 절차입니다.

보호자와 피고인 쪽은 각각 무엇을 준비하나

보호자라면 아이가 법정에 가지 않고 끝날 수 있는 길부터 챙기는 것이 순서입니다.

  1. 수사 단계에서 피해자 변호사를 통해 검사에게 증거보전 청구를 요청합니다. 19세미만피해자등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는 국선변호사를 선정해야 합니다.
  2. 증거보전기일이나 공판에서 아이를 신문하게 되면 진술조력인 참여와 신뢰관계인 동석을 신청합니다. 19세 미만 피해자는 신청하면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동석이 허가됩니다.
  3. 중계시설을 통해 신문받을지, 아이가 어디로 출석할지에 관해 법원에 의견을 냅니다. 법원은 미리 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어야 합니다.
  4. 조사 이후 아이에게 사건을 되묻거나 기억을 정리해 주지 않습니다.

피고인 쪽이라면 할 일이 다릅니다. 녹화 절차가 규정대로였는지 조서와 영상을 대조하고, 증거보전기일이 잡히면 그 자리가 사실상 유일한 반대신문 기회일 수 있다는 전제로 준비해야 합니다. 법원은 공판준비절차에서 신문사항을 서면으로 미리 내게 할 수 있고, 그 서면은 신문 전까지 상대방에게 공개되지 않습니다.

정리

녹화된 아이의 진술은 절차대로 녹화되었을 것, 그리고 피고인 쪽의 신문 기회가 있었거나 아이가 출석할 수 없는 사정과 특별한 신빙성이 증명될 것이라는 관문을 지나야 증거가 됩니다.

핵심은 반대신문입니다.

보호자는 증거보전 요청으로 신문을 한 번에 끝내는 길을 먼저 검토하시고, 피고인 쪽은 녹화 절차와 증거보전기일의 신문을 가장 중요한 방어 지점으로 삼으시면 됩니다. 어느 쪽이든 절차가 복잡한 만큼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 제30조, 제30조의2, 제33조, 제34조, 제37조, 제40조의2, 제40조의3, 제41조 · 형사소송법 제18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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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녹화할 때 부모가 함께 있었는데 그걸로 증거가 되지 않나요?

현행 규정에는 동석했던 사람의 진술로 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길이 없습니다. 피고인 쪽의 신문 기회가 있었거나, 아이가 출석할 수 없는 사유와 특별한 신빙성이 증명되어야 증거가 됩니다.

증거보전기일에 한 번 증언하면 공판에는 나가지 않아도 되나요?

법원이 그 자리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이 보장된 상태로 반대신문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인정하면 녹화물을 증거로 쓸 수 있어 다시 출석할 필요가 줄어듭니다. 인정되지 않으면 공판에서 신문이 다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녹화를 싫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아이 본인이나 부모가 거부 의사를 표시하면 수사기관은 녹화 없이 조사해야 합니다. 부모가 가해자이거나 가해자의 배우자일 때만 그 부모의 거부에 효과가 없습니다.

피고인 쪽에서 녹화물 증거 사용을 막을 방법이 있나요?

영상 봉인 과정이나 조사 시각 기록에 흠이 있으면 특례의 전제가 무너졌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증거보전기일의 신문이 형식적이었다면 반대신문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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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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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정식 상담을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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