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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분석/최신동향2026년 10월 10일조회 0

어른인 제 경찰 조사 녹화, 싫다고 해도 되나

조사실에 들어서자 벽 쪽 카메라를 가리키며 녹화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서른이 넘은 성인이고 피해를 입은 쪽인데, 그 장면이 어딘가에 남는다는 생각에 말문이 막혔다고 합니다. 싫다고 하면 조사가 불리해지는지, 피의자는 녹화를 거부할 수 없다던데 피해자도 같은지가 궁금해서 찾아오신 분이었습니다. 답은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1항의 둘째 문장에 있습니다. 피의자가 아닌 사람의 진술은 그의 동의를 받아 영상녹화할 수 있다는 문장입니다. 이 한 줄이 피의자 조사와 어떻게 다른지, 19세 미만 피해자에게는 왜 다른 규칙이 있는지, 동의할 때와 거부할 때 각각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짚어 보겠습니다.

참고인 조사의 녹화는 동의가 있어야 한다

제221조 제1항은 사법경찰관이 수사에 필요한 때에 피의자가 아닌 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하고, 이어서 이 경우 그의 동의를 받아 영상녹화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피해자는 피의자가 아니므로 이 조문에 들어갑니다.

동의를 받아라는 말은 동의가 없으면 못 한다는 뜻입니다. 조문이 조건으로 걸어 둔 것이지 권고가 아닙니다.

그래서 성인 피해자가 녹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사법경찰관은 녹화 없이 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거부가 조사 자체를 막지는 않습니다. 녹화만 빠지고 조서는 그대로 작성됩니다.

피의자 조사와 무엇이 다른가

피의자는 사정이 다릅니다. 제244조의2 제1항은 피의자의 진술을 영상녹화할 수 있다고 하면서 미리 녹화 사실을 알려 주어야 한다고만 정했습니다. 동의라는 말이 없습니다. 고지가 요건이지 승낙이 요건이 아닙니다.

그 대신 피의자 녹화에는 절차가 붙습니다. 조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녹화하여야 하고, 끝나면 피의자나 변호인 앞에서 원본을 봉인하고 서명하게 하여야 하며, 요구가 있으면 재생하여 보여 주어야 합니다.

구분성인 피해자ㆍ참고인피의자19세 미만ㆍ장애 피해자
근거형사소송법 제221조 제1항형사소송법 제244조의2성폭력처벌법 제30조
녹화 요건본인의 동의사전 고지원칙 녹화, 거부 시 중단
거부 가능가능조문상 없음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가능

19세 미만이나 장애가 있는 피해자는 왜 다른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 제1항은 19세미만피해자등의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을 영상녹화하고 보존하여야 한다고 정했습니다. 원칙이 뒤집혀 있습니다. 동의가 있어야 녹화하는 것이 아니라 녹화가 기본입니다.

이유는 반복 진술을 줄이려는 데 있습니다. 제30조의2는 그렇게 녹화된 영상물을 일정한 요건 아래 증거로 쓸 수 있게 하여, 아이가 법정에 다시 나와 같은 말을 하는 횟수를 줄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래도 거부권은 남겨 두었습니다. 제30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 또는 법정대리인이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녹화하지 못합니다. 성인은 동의해야 녹화, 19세 미만은 거부해야 중단이라는 방향의 차이가 있을 뿐 본인의 뜻이 기준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19세미만피해자등
성폭력처벌법 제26조 제4항이 붙인 이름으로, 19세 미만인 피해자와 신체적 또는 정신적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피해자를 함께 가리킵니다. 영상녹화의 원칙, 진술조력인, 국선변호사 필수 선정 같은 조문이 이 범위에 붙어 있습니다.

동의하면 그 영상은 어디에 쓰이나

성인 피해자가 동의하여 녹화한 영상물의 쓰임은 제한적입니다. 제318조의2 제2항은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담은 영상녹화물을 공판에서 그 사람이 진술할 때 기억이 명백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기억을 되살릴 필요가 있을 때에 한하여 재생하여 보게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하나는 제312조 제4항입니다.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참고인 진술조서는 조서가 진술한 내용과 같게 적혀 있음이 원진술자의 법정 진술이나 영상녹화물 또는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으로 증명되어야 증거가 됩니다. 녹화가 있으면 조서의 정확성을 증명하는 길이 하나 더 생기는 셈입니다.

그러니 동의의 실익은 이렇습니다. 내 말이 조서에 제대로 적혔다는 점을 나중에 다투지 않아도 되고, 법정에서 기억이 흐려졌을 때 되살릴 자료가 남습니다.

거부하면 불리해지나

조문 어디에도 동의하지 않은 참고인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문장은 없습니다. 조사는 조서로 진행되고 그 조서는 제312조 제4항의 다른 방법으로도 증명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인 차이는 있습니다. 녹화가 없으면 조서의 정확성을 두고 다툼이 생겼을 때 본인이 법정에 나와 진술로 확인해 주어야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영상이 남는 부담과 법정에 나가는 부담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무거운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느 쪽이든 선택은 본인의 것입니다.

녹화 대신 요구할 수 있는 것

녹화를 거부하더라도 조사 환경을 바꾸어 달라고 요구할 근거는 여럿입니다.

  • 제221조 제3항이 준용하는 제163조의2 제1항에 따라 현저하게 불안 또는 긴장을 느낄 우려가 있으면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의 동석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선임한 변호사가 조사에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제6항에 따라 검사에게 국선변호사 선정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 성폭력처벌법 제26조에 따라 성폭력범죄 전담 사법경찰관이 조사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담당자가 전담인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 성폭력처벌법 제29조 제2항은 피해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조사 횟수를 최소한으로 하도록 정했습니다.

녹화 여부와 별개로 이 요구들은 그대로 할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
· 녹화 동의서에 서명했는지, 했다면 그 사본을 받았는지
· 조서를 읽어 보고 다른 부분을 고쳐 달라고 했는지
· 신뢰관계인 동석이나 변호사 참여를 신청했는지
· 담당 조사관이 성폭력범죄 전담인지
· 추가 조사가 잡힐 때 같은 요청을 다시 할 수 있는지

정리

성인 피해자의 조사 녹화는 제221조 제1항에 따라 본인의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싫다고 하면 녹화 없이 조사하며, 그 때문에 불이익을 준다는 조문은 없습니다.

동의하면 조서의 정확성을 증명할 자료와 기억을 되살릴 자료가 남고, 거부하면 법정에서 본인이 확인해야 할 몫이 조금 커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신뢰관계인 동석과 변호사 참여는 따로 요구할 수 있으니, 조사 전에 변호사와 함께 어떤 환경에서 말할지를 먼저 정해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221조, 제244조의2, 제312조, 제318조의2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제27조, 제29조, 제30조, 제30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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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녹화를 거부했는데 조사관이 그래도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1항은 피의자가 아닌 자의 영상녹화에 본인의 동의를 요건으로 두었습니다. 거부 의사를 조서에 남겨 달라고 요청하고, 변호사가 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참여하여 의견을 진술하게 하십시오.

피의자도 녹화를 거부할 수 있나요?

제244조의2 제1항은 피의자 진술의 녹화에 사전 고지만을 요구하고 동의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대신 전 과정 녹화, 봉인과 서명, 재생 시청 요구 같은 절차가 붙어 있습니다.

동의한 영상이 법정에서 그대로 재생되나요?

성인 참고인의 영상녹화물은 제318조의2 제2항에 따라 본인이 법정에서 진술할 때 기억이 명백하지 않은 사항을 되살릴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재생하여 보게 할 수 있습니다. 19세 미만 피해자의 영상물은 성폭력처벌법 제30조의2가 따로 정합니다.

녹화 말고 조사 때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있나요?

제163조의2를 준용하는 제221조 제3항에 따른 신뢰관계인 동석, 성폭력처벌법 제27조에 따른 변호사 참여, 제26조의 전담 사법경찰관 조사, 제29조 제2항의 조사 환경 조성과 횟수 최소화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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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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