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퇴근길에 모르는 남성에게 추행을 당해 바로 근처 지구대로 갔습니다. 경찰관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는데 너무 놀라 말이 잘 안 나오고, 어디를 어떻게 만졌는지까지 그 자리에서 다 말해야 하는지 망설여졌습니다. 첫 진술에서 모든 걸 자세히 밝히지 않으면 나중에 불리해지나요?
본인 사안은 신고 현장에서 받는 첫 확인과 성폭력범죄 전담 수사관의 피해자 조사가 어떻게 나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구대에서 모든 것을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법에 따라 전담 사법경찰관이 맡는 것이 원칙이고, 첫 자리에서는 수사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사실만 정확히 전하면 됩니다.
■ 법이 정해 둔 조사 담당자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제2항은 경찰청장이 각 경찰서장으로 하여금 성폭력범죄 전담 사법경찰관을 지정하게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 전담 수사관이 피해자를 조사하도록 정했습니다. 제3항은 국가가 이 전담 수사관에게 피해자 보호를 위한 수사 방법과 면담 기법을 교육하도록 했습니다. 지구대나 파출소 경찰관은 신고를 받고 현장을 확인하는 역할을 하고, 피해 경위를 자세히 묻는 조사는 보통 관할 경찰서의 담당 부서로 넘어갑니다. 그러니 지구대에서 말이 막히더라도 그것이 진술의 전부로 남지는 않습니다.
■ 첫 자리에서 꼭 전할 것
현장 경찰관이 바로 움직이는 데 필요한 정보는 따로 있습니다. ① 언제, 어디에서 일어났는지 ②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인상착의와 도주 방향 ③ 지금 사라질 수 있는 증거가 어디 있는지, 예를 들어 가게의 CCTV, 택시 번호, 대화방 기록 ④ 다친 곳이 있는지와 병원 진료가 필요한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처음에 분명히 말씀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피해 장면의 세부는 "자세한 내용은 담당 수사관에게 말하겠다"고 해도 됩니다.
■ 짐작으로 빈칸을 채우지 마십시오
첫 진술은 신고 기록이나 현장 보고서에 남습니다. 놀란 상태에서 시각이나 순서를 어림해서 말하면 뒤의 조사 내용과 어긋나 피의자 쪽이 진술의 일관성을 공격하는 재료가 되기 쉽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대략 몇 시쯤으로 생각한다"처럼 확실하지 않다는 점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합니다. 말을 줄이는 것과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것은 전혀 다르므로, 기억나는 사실을 숨기라는 뜻은 아닙니다.
■ 본 조사 때 요청할 수 있는 것
제29조 제2항은 수사기관이 피해자가 편안한 상태에서 진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조사 횟수를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하도록 정했습니다. 제34조 제2항에 따라 가족이나 친구처럼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조사에 함께 앉도록 신청할 수 있고, 제27조에 따라 선임한 변호사는 조사에 참여해 의견을 말할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없다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으니 담당 수사관에게 선정 절차를 물어보십시오.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에 이 요청을 해 두면 당일에 덜 당황하게 됩니다.
■ 지구대를 나온 뒤 할 일
현장 경찰관에게 사건 접수 번호나 담당 경찰서, 연락받을 부서를 확인해 두십시오. 입었던 옷은 세탁하지 말고 종이봉투에 따로 보관하고, 상대와 주고받은 메시지는 지우지 않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을 기억나는 대로 날짜와 함께 메모해 두면 전담 조사 때 순서를 떠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상대가 연락해 오더라도 답하지 말고 그 기록을 그대로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6조, 제27조, 제29조, 제3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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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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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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