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질문 내용
서른두 살 언니는 지적 장애가 있습니다. 며칠 전 언니가 스물두 살 무렵 다니던 작업장 관리자에게 몹쓸 짓을 당했다고 처음 털어놨습니다. 벌써 십 년쯤 된 일이라 지금 고소해도 시효가 지나 소용없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본인 사안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 피해자일 때 공소시효를 없앤 특례가 언니 사건의 죄명까지 미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폭행이나 협박으로 당한 강간ㆍ강제추행이었다면 시효와 상관없이 지금 고소할 수 있고, 속임수나 지위를 이용한 간음이었다면 날짜 계산이 필요합니다.
■ 장애인 피해자에게 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 제3항입니다. 13세 미만이거나 신체적ㆍ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상대로 한 일정한 죄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공소시효 규정 자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했습니다. 대상이 되는 죄는 세 묶음입니다. ① 형법의 강간, 강제추행, 준강간ㆍ준강제추행, 강간등 상해ㆍ치상과 살인ㆍ치사, 미성년자 간음ㆍ추행 ② 특례법 제6조 제2항, 제7조 제2항과 제5항, 제8조, 제9조 ③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9조와 제10조입니다. 언니가 당한 일이 이 목록에 들면 십 년이든 이십 년이든 시효로 막히지 않습니다.
■ 목록에 없는 죄라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결혼하자는 거짓말로 속이거나 직장 상사라는 지위로 눌러 간음했다면 특례법 제6조 제5항의 위계ㆍ위력 간음이 문제 됩니다. 이 조항은 위 목록에 이름이 없습니다. 그러면 일반 규정으로 돌아가는데, 법정형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시효는 10년입니다. 추행이었다면 제6조 제6항이고 계산은 같습니다. 십 년 전 일이라는 말이 바로 이 경계에 걸리는 셈입니다. 다만 디엔에이 같은 과학적 증거가 남아 있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시효가 10년 늘어납니다.
■ 정확한 날짜를 먼저 맞춰 보십시오
시효는 범죄행위가 끝난 날부터 셉니다. 그래서 ① 언니가 기억하는 계절이나 행사 ② 그 무렵 다니던 학교, 복지관, 직장의 기록 ③ 휴대전화 사진의 촬영 날짜 ④ 가족 달력이나 병원 진료일을 모아 날짜를 좁혀야 합니다. 당시 언니가 19세 미만이었다면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성년이 된 날부터 시효가 진행되므로 여유가 더 생깁니다. 가해자가 처벌을 피하려고 외국에 나가 있던 기간도 시효가 멈춥니다. 사건 시점이 오래되었다면 그때 시행되던 규정과 경과 규정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오래된 일을 언니가 진술할 때 받을 수 있는 도움
장애 때문에 사물을 판단하거나 뜻을 정하는 힘이 약한 피해자라면, 법은 그 사람을 미성년 피해자와 나란히 놓고 보호합니다. 의사소통을 도와줄 진술조력인을 조사에 참여시켜 달라고 신청할 수 있고, 조사 과정은 녹화되어 남습니다. 동생분이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곁에 앉는 것도 가능합니다. 변호사가 없으면 검사가 국선변호사를 반드시 정해야 하니 첫 조사 전에 선정 여부를 확인하십시오. 십 년 전 일은 세부가 흐릿한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기억나는 것과 기억나지 않는 것을 구분해 말하도록 미리 이야기해 두시면 좋습니다.
■ 고소는 누구 이름으로 하나요
원칙은 언니 본인의 고소입니다. 언니에게 성년후견인이 정해져 있다면 그 후견인이 법정대리인으로서 독립해 고소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형사소송법 제234조는 누구든지 범죄가 있다고 생각하면 고발할 수 있게 했으므로 동생분 이름으로 수사를 시작하게 하는 길은 열려 있습니다. 다만 언니가 원하지 않는데 서두르면 진술 협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성폭력피해상담소와 먼저 상의해 언니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절차를 설명한 뒤 경찰서에 가시기를 권합니다.
참조 조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21조, 제26조, 제27조, 제34조, 제36조 · 형사소송법 제225조, 제234조, 제249조, 제252조, 제25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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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검토: 한병철 변호사 · 2026-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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